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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쓰나미,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사람

溝井浩(미조이 유타카)

본고에서는 현재까지 인터넷 등에서 일반에게 공개된 정보를 기초로 제1장에서는 동북지방태평양해안지진(동일본대지진)에 대한 개략을 정리하고, 제2장에서는 지진에 의하여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대해 분석한다. 제3장에서는 이번 사고로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게 된 원자력발전소와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논의한다.

제1장 동북지방태평양해안지진(동일본대지진)에 대해서


1. 지진의 개요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경, 오지카(牡鹿)반도 동남동 약 130㎞ 부근, 깊이 약 24㎞를 진원지로 하는 진도 9.0의 거대지진이 발생했다. 미야기(宮城)현 쿠리하라(栗原)시 등에서 진도 7이 관측되었고, 동북지방을 중심으로 홋카이도에서 큐슈지방에 이르기까지 진도 6강에서 1을 관측한 일본열도의 대부분을 흔들리게 한 거대지진이었다.

그러나 이 지진에서는 흔들림에 의한 피해보다도 그 후의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커서, 진원지에 가까운 동북지방 태평양 연안부의 넓은 범위에서 10m이상의 큰 쓰나미가 관측된 것을 비롯해,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沖縄)에 걸쳐 태평양 연안이 높은 쓰나미가 밀려왔다. 동해연안, 오오츠크해연안, 동지나해의 일부에서도 쓰나미가 관측되었다. 그 후에도 강한 여진이 이와테(岩手)현 해안에서 이바라키(茨城)현 해안의 길이 약 500㎞, 폭 200㎞의 넓은 범위에서 발생했고, 그 여진에 의한 쓰나미도 발생하여 쓰나미 주의보가 모두 해제된 것은 3월 13일 17시 58분이었다.
이번 지진은 과거의 사례와 비교해볼 때, 여진활동이 상당히 활발하다. 최근 일본 근해에서 일어난

 진도 8이상의 거대지진에서는 여진의 적산회수가 최대 100회 정도였음에 비교하면, 이번 지진으로는 본고 집필시점인 3월 18일에 이미 적산회수가 250회를 넘고 있다.

일본열도에서 일어난 진도 8이상의 지진기록은 6세기경부터 세어서 25회 정도인데, 진도 9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지진의 가장 큰 특징은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파괴 등에 의하여 사상자도 나오고 있지만, 지진 그 자체에 의한 피해보다도 지진 후에 발생한 쓰나미에 의한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2. 쓰나미에 의한 피해

기상청은 이번 지진발생 직후부터 오호츠크해연안,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시코쿠지방의 태평양연안에 대쓰나미 경보(쓰나미의 높이 3m-10m이상)을 발령, 그 외의 태평양 연안과 동지나해의 일부에 쓰나미 경보(쓰나미의 높이 1m 이상)을 발령, 동해 등 다른 지역에도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일본 각지에서는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실제로 쓰나미는 일본열도의 연안부 모든 곳에서 관측되었고, 하와이에서도 2-3m의 쓰나미가 관측되었다.

쓰나미에 의한 피해는 일본열도 각지에 미치고 있는데, 홋카이도에서 치바(千葉)현에 걸친 연안부에는 대쓰나미가 밀어닥쳤다. 특히, 이와테(岩手)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서는 연안마을이 연안부에서 수㎞에 이르기까지 쓰나미에 떠밀려서 수몰되었다. 이와테현 미야코(宮古)시 타로우(田老)지구에서는 과거의 쓰나미에 의한 피해의 교훈으로부터 높이 10m, 폭 2800m의 방조제를 정비하였지만, 이번 쓰나미는 그것을 넘어 미야코시를 수몰시켰다.

항만공항기술연구소의 현지조사에 의하면, 이와테현 오오후나토(大船渡)시 산리쿠쵸(三陸町)에서는 23m의 쓰나미가 밀려온 것이 확인되었다. 미야기현에서는 쓰나미가 나토리(名取)천을 역류하여 연안부의 민가와 논밭을 집어 삼키면서 센다이(仙台)시까지 도달했다. 센다이 공항도 이 때문에 수몰되었다. 항공자위대 마츠시마(松島)기지도 F2 전투기 18기를 포함하여 계28기의 항공기가 쓰나미에 밀려 해수에 잠기는 등 괴멸적인 피해를 입어 일본의 방공체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는 연안의 시가지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소도 집어삼켰다. 국토지리원에 의하면 쓰나미에 의한 침수면적은 399평방㎞로 이것은 도쿄의 야마노테(山手)선 안에 포함된 면적의 6.3배에 상당한다.

3월 18일 현재 판명된 피해상황은 경시청과 소방청의 집계에 의하면, 지진과 쓰나미에 의하여 피해를 본 건물은 전파 7,700동, 반파 혹은 일부파손이 12만동에 이르고 있다. 또한 사망이 확인된 사람은 6,911명, 행방불명으로 접수된 사람을 포함하면 1만 7천명을 넘는다. 또한 자택에 돌아가지 못하고 피난소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의 수는 28만 명을 넘고 있다. 지진으로부터 1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도 쓰나미로 인해 도로가 분단되어 고립된 피해지가 많이 남아있어, 1만 6천명이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고립된 피해지뿐 아니라 피난소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나 의약품, 연료가 부족하여 이재민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이번 지진이 일본에 있어서 전후 최악의 자연재해라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3. 2차적 피해

이번 지진에 의해 피해지역뿐 아니라 일본전국, 혹은 해외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이나 피해가 파급되고 있다.피해지역에서는 항만공항설비나 발전소 등의 인프라가 파괴되었고, 지역의 주요산업인 어업과 농업, 제조업 등도 커다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본전체의 생산능력이 저하되고 있다. 이것이 불안감을 조장하여 일본 각지에서 생활필수품과 의약품, 연료 등의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 더욱 더 필수품이 부족하게 되어 피해지역의 구호물자 수송에도 영향을 주는 사태에 이르렀다.

특히 피해지역은 동일본 에너지 수요를 공급하는 주요한 발전소가 있는데, 지진과 쓰나미에 의하여 조업을 정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수요를 충당할 수 없게 되었다. 도쿄전력과 도호쿠(東北)전력은 계획적으로 지역과 시간대를 정하여 정전시키는 이른바 계획정전(윤번정전)을 계획하고, 도쿄전력은 3월 14일부터 이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동지방에서는 전차나 지하철의 운휴가 잇따르고 있으며, 조업을 정지하는 공장도 많다. 또한 교통신호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일본으로부터 부품을 조달받지 못해 조업을 정지하고 있는 해외공장도 생겨나는 등 해외에서의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진 당일인 3월 11일 금요일의 닛케이 평균종가가 1만 254엔 43전이었던데 대하여, 다음 월요일인 14일부터 15일에 걸쳐 큰 폭으로 하락하여 15일에는 연초 이래 가장 낮은 8,227엔 63전을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도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져 세계 동시주가하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외환시장도 피해를 본 설비의 복구나 보험금의 지불 등으로 일본의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해외의 자산을 매각하여 일본으로 송환하는 리파트리에이션(Repatriation)이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일본시간 3월 17일 아침 일찍부터 급격하게 엔고가 진행하여 전후 최고치를 16년 만에 경신하는 1달러에 76엔 25전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태에 직면하여 3월 18일 외환시장에서는 G7 각국이 10년 반 만에 협조개입을 하고 있다. 주식과 외환은 일단 원래상태로 회복되고 있지만, 재해복구의 방도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을 읽을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될 것이다.


제2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분석


1. 각 발전소의 피해사항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의 설비가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서는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도쿄전력설비의 상황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1) 지진발생 직후의 상황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수력발전소의 3월 11일 지진 직후 상황은 다음과 같다.


o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 1-3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 4-6호기, 정기검사를 위해 정지 중
o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
 - 1-4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카시와사키카리와 원자력발전소
 - 1호기, 5-7호기, 통상운전 중
 - 2-4호기, 정기검사를 위해 정지 중


o 히로노 화력발전소
 - 2, 4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히타치나카 화력발전소
 - 1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카시마 화력발전소
 - 2, 3, 5, 6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치바 화력발전소
 -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요코하마 화력발전소
 - 8호 4축,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오오이 화력발전소
 - 2, 3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고이 화력발전소
 - 4호기, 지진에 의하여 정지


o 후쿠시마 현내 15개 발전소, 토치기 현내 3개 발전소, 야마나시 현내 3개 발전소, 군마     현내 1개 발전소가 지진에 의하여 정지


2) 1주일 후의 상황

지진으로부터 1주일 후인 3월 18일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o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 1-6호기, 모두 정지 중
 *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반경 20㎞권내의 주민은 피난지시 및 반경 20-30㎞권내      주민은 옥내대피지시가 각각 내려졌다.
o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
 - 1-4호기, 모두 정지 중
 *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의 반경 10㎞이내의 주민에 대하여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o 카시와사키카리와 원자력발전소
 - 1호기, 5-7호기, 통상운전 중
 - 2-4호기, 정기검사 중


o 히로노 화력발전소
 - 2, 4호기, 정지 중
o 히타치나카 화력발전소
 - 1호기, 정지 중
o 카시마 화력발전소
 - 2, 3, 5, 6호기, 정지 중
o 히가시오오기시마 화력발전소
 - 1호기, 정지 중


o 모두 복구 완료


3) 1주일 동안의 상황변화에 대하여

지진으로부터 1주일 동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와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에서는 커다란 사고가 계속되었기 때문에 복구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피난지시가 내려지기에 이르렀다. 또한 주요한 화력발전소 몇 군데도 재가동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도쿄전력의 전력공급능력은 3,350만㎾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이것은 지금 계절의 최대전력수요의 약 80%밖에 공급할 수 없는 위기적 상황으로 관동지방에서는 계획적인 정전이 실시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지진 후 1주일간 발생한 사고를 시계열로 정리한 표를 참고자료로 실었다. 이것을 보면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중대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정부와 도쿄전력이 뒷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대하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는 중대한 폭발사고 및 방사능 유출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는 1-6호기까지 6기의 원자로를 가진 대지면적 약 350만 평방m의 거대한 플랜트다. 6기의 원자로 중 지진 당시에 가동하고 있던 것은 1-3호기였고, 4-6호기는 점검을 위해 정지 중이었다. 지진 후 1주일 동안에 1, 3호기에서는 원자로 압력용기내의 방사능을 포함한 가스의 방출과 원자로를 덮은 건물의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2호기에서는 압력억제실이라고 불리는 원자로압력용기의 부속시설 일부가 폭발했다. 또한 3, 4호기에서는 원자로로부터 뜯어내어 보관하고 있던 사용된 연료가 원인이 된 화재가 발생하였다. 이하 사고의 원인을 고찰한다.

1) 원자로의 안전을 확보하는 3원칙

원자로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3가지 원칙으로는 ‘멈춘다’, ‘식힌다’, ‘가둔다’가 알려져 있다.

(1) 멈춘다
원자로 가동 시, 원자로 안에는 핵연료물질이 중성자를 매개로하여 연쇄적인 핵분열을 일으킨다. 원자로 용기는 물로 가득 차있어서 핵분열로 발생한 열에너지가 물을 따뜻하게 한다. 이 물을 순환시켜 발전터빈을 돌림으로써 전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상시에는 연쇄적인 핵분열을 멈추기 위하여 원자로 안을 날아다니는 중성자를 포획하여 제어봉을 연료사이에 삽입하여 핵분열에 의한 열의 발생을 정지시킨다.

(2) 식힌다
연쇄적인 핵분열이 정지한 직후에도 원자로 안에는 막대한 열이 남아있기 때문에 물을 순환시켜서 이 열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핵연료가 되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게다가 핵분열에 의하여 생긴 2차적인 방사성 동위원소가 내뿜는 방사선에 의한 발열도 크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로 안의 물을 순환시켜 냉각하지 않으면, 원자로 안의 물이 끓어서 고압의 수증기가 되어 원자로를 안쪽으로부터 파괴해 버릴 위험이 있다. 또한 원자로 밖에서의 연료보관 시에도 같은 냉각이 필요하다.

(3) 가둔다
핵연료물질이나 방사성 동위원소가 대량으로 방출되어 버리면, 주변지역뿐 아니라 대기나 바닷물의 순환에 의하여 넓은 범위에 방사능 오염이 퍼져 버린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자로 용기나 연료의 보관장소, 또한 그것들과 연결되는 물의 순환계통을 파괴되지 않는 구조로 만들 필요가 있다.

2) 3원칙은 지켜졌는가?

지진 발생 전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던 1-3호기는 지진 시에 긴급 정지하는 ‘멈춘다’의 제1원칙을 지켰다. 그러나 지진에 의하여 외부의 전원이 차단됨으로써 통상적인 냉각장치가 작동하지 않게 되었다. 지진 후의 쓰나미에 의하여 비상용 전원설비 등이 파괴되어 버려서, 비상용노심냉각장치(ECSS)조차 동작불능상태에 떨어져 제2원칙인 ‘식힌다’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때문에 1-3호기는 원자로압력용기 안의 물이 증발함으로써 용기내의 압력이 위험한 수준까지 상승해 버렸다. 용기내의 압력을 내리기 위하여 내부에 있는 가스를 방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내부의 가스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내부의 가스를 방출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방사능을 방출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단, 원자로압력용기가 파손된 경우에 비교하면 오염정도는 낮게 억제할 수 있다.

핵연료는 지르콘으로 덮여있는데 지르콘은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방출된 가스에는 다량의 수소가 포함되어 있다. 1, 3호기의 건물 안에는 누출된 수소가 다량으로 남아있어 그것이 산소와 반응함으로써 수소폭발을 일으켰다고 생각된다. 2호기에는 원자로압력용기에 연결된 압력억제실이라고 불리는 설비가 파손되어버렸기 때문에, 제3원칙인 '가둔다'가 어렵게 된 가능성이 있다. 1, 3호기는 원자로압력용기는 파손되지 않았다고 추측되고 있다.

1-3호기의 원자로압력용기는 냉각수가 없는 상태에서 열이 가해진 상태로 추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핵연료 자체의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 융점에 도달하여 용해되어버릴 염려가 있다. 핵연료를 덮고 있는 지르콘이 녹아버리면 핵연료물질이나 방사성동위원소가 용이하게 밖으로 누출되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 현재는 원자로압력용기 안에는 해수가 주입되어 냉각되고 있지만, 앞으로 물이 없는 이러한 상태가 몇 번이고 계속된다면 제3원칙의 '가둔다'는 기능이 크게 저하될 것이다.

3호기는 원자로 안과는 별도로 같은 건물 안에 이미 사용된 핵연료도 보관하고 있다. 또한 4-6호기는 정기점검을 위하여 연료를 일시적으로 원자로로부터 꺼내어 보관용 풀에 보관하고 있다. 이미 사용된 핵연료는 열을 제거하기 위하여 또한 방사선을 차단하기 위하여 물이 대량으로 들어 있는 풀에 보관하고 있다. 통상은 풀의 물도 냉각장치로 온도가 관리되고 있지만, 지진과 쓰나미에 의하여 보관용 풀의 냉각장치도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보관용 풀의 물이 감소하여 연료가 그대로 드러남으로써 용융의 가능성이 있다. 발생한 수소로 인하여 3, 4호기의 건물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이 크게 파손되었다. 보관용 풀을 덮은 건물이 파괴됨으로써 가두는 기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실제, 이러한 사고에 의하여 원자력발전소로부터 200㎞ 이상 떨어진 수도권에서도 정상치의 10-100배라고 하는 시간당 1-10마이크로시버트 정도의 방사선량이 관측되고 있다. 현재로는 건강에 영향이 없는 수준의 방사선량이지만 수도권까지 방사선이 도달했다는 사실로 이번 사고에서 원자력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3가지 원칙이 기능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관용 풀의 사고로 인하여 발전소 안에서는 인체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시간당 수백밀리시버트의 높은 수준의 방사선량이 관측되고 있다. 법률로 정해진 피폭량의 상한이 100밀리시버트이기 때문에 방사선량이 이렇게 높은 환경에서는 장시간 작업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하여 개별 작업원의 피폭선량을 관리하면서 현장대응을 하고 있다. 또한 후생노동성은 이번 사고에 한하여 긴급시의 피폭한도량을 100밀리시버트에서 250밀리시버트로 올렸다.

일본정부는 자위대, 경시청, 소방청을 동원하여 연료보관 풀에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물을 뿌리거나 방수차, 소방차를 이용하여 물을 뿌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일정한 효과를 내어 소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력회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외부로부터의 전력공급을 부활시켜 통상적인 냉각기능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원자력안전․보안원의 잠정평가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은 1-3호기는 레벨 5, 4호기는 레벨 3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구성


3.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하여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는 1, 2, 4호기의 압력억제기능이 상실됨으로써 3월 12일 오전 7시 45분에 동 원자력발전소로부터 반경 3㎞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에 대하여 피난지시가 내려졌고, 반경 10㎞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에 대해서는 옥내 대피하도록 지시가 내려졌다. 이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상태악화를 고려하여 동일 오후 5시 39분에는 반경 10㎞이내의 주민에 대하여 피난지시가 내려졌다.

그 후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의 각 원자로는 복구 작업이 성공하여 큰 사고나 방사성 물질의 방출 없이 3월 18일 시점에 제어기능을 회복하여 수온이 100℃ 이하인 안정된 "냉온정지"라는 상태에 들어갔다.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보안원이 INES 평가 레벨 3이라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 구성


4. 일본정부의 대응

신문보도에 의하면 간 나오토(管直人) 수상은 처음부터 원자로에 바닷물을 주입하여 냉각할 것을 도쿄전력에 제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 측은 바닷물을 주입하면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것이 어렵게 되어 난색을 표시했기 때문에 수상도 더 이상 강하게 주장하지 않음으로써, 처음 사고대응은 도쿄전력 측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사고에 화가 난 수상은 3월 15일 새벽 연료보관 풀의 물이 완전 말라버린 사태를 접하고 관저주도의 대책체제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간 나오토 수상은 "나는 원자력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수상은 도쿄공업대학 이학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사고대책통합본부를 설치하고, 카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산업상을 도쿄전력에 상주시켰다. 그 후 자위대 화학방호대 투입, 경시청, 소방청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하여 원자력발전소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음은 간 나오토 수상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다. 메시지 내용은 원자력발전소의 사고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것을 보면, 정부의 의식이 지진이나 쓰나미로 인한 피해의 대응보다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한 대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간 나오토 수상의 움직임 

3월 11일 16:54, 간 나오토 총리대신 기자발표
3월 12일 00:15,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회담
         07:00, 지진피해지의 상황파악
         20:30, 간 내각총리대신 메시지 발표
3월 13일 19:49, 간 총리로부터 국민여러분에게 메시지 발표
3월 15일 11:00, 간 총리로부터 국민여러분에게 메시지 발표
3월 17일 10:22,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회담
3월 18일 20:13, 간 총리로부터 국민여러분에게 메시지 발표

 


5. 전력회사, 제조회사의 대응

도쿄전력은 위기대응이 우왕좌왕했다. 3월 14일 3호기 건물의 폭발사고 발생이 텔레비전에 방영되고 있는 시점에도 수상관저에 보고되지 않는 등 늑장대응이 눈에 띄었다. 3월 15일 간 나오토 수상이 도쿄전력을 방문했을 때, 도쿄전력은 간 수상에게 현지사원 모두를 철수시키겠다는 의향을 전달하였지만, 수상은 “당신들 밖에 없지 않느냐! 철수는 있을 수 없다. 각오해라! 철수한다면 도쿄전력은 100% 망한다”라며 배수의 진을 칠 것을 요구했다.

제조회사인 토시바(東芝)와 히타치(日立), 그리고 관련자회사도 건설과 운전에 관련 있는 기술자를 현지대책본부에 보내어 복구 작업에 임하고 있다. 구미의 미디어에서는 “fukushima 50”라고 불리며 칭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3월 14일 시점에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는 도쿄전력과 관련회사의 800명의 기술자가 있었지만, 폭발사고 이후 필요최소한의 50명이 현지에 남았다. 이 50명은 선량계(線量計)를 차고 피폭선량의 상한치와 시간을 정하여 교대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제3장 원자력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문제

이번 사고를 접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다. 이번과 같은 사고가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지, 이번 사고로부터 어떤 것을 배울 것인지를 검증해 보겠다.

1. 기술적 문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와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의 거리는 10㎞정도에 인접하여 두 곳 모두 같은 진도의 영향을 받았고, 십 수 미터의 쓰나미가 덥쳤다. 두 곳 모두 똑 같이 비상설비 등이 피해를 입었는데, 그 후 사태의 추이는 제1발전소에 비하여 제2발전소는 그렇게 심각한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원자력 안전․보안원의 자료를 보면 원자력발전소의 지진에 의한 흔들림에 대해서는 상당히 연구가 진척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쓰나미에 대해서는 5m 정도를 상정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도 그다지 연구가 되어 있지 않다.

이렇듯 쓰나미에 대한 대책이 두 원자력발전소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 두 곳의 다른 점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는 1971년에 1호기가 운전을 시작하여 서서히 기수를 늘려 1979년 6호기가 운전을 시작했다. 한편,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소는 1호기가 1982년 운전을 시작하였고 4호기는 1987년에 운전을 시작하였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10년 오래되었기 때문에 원자로 자체는 물론 부수설비의 노후화가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10년간의 기술적인 진보에 의하여 설계가 다른 점이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상세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로의 수명은 30-4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나 동 시기 혹은 그 이전에 건설된 타국의 원자로는 지금 그 수명을 맞이하고 있는 시기라 하겠다. 이에 일본을 비롯한 오래된 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있는 각국 정부는 안전성과 경제성이 담보되는 조건으로 60년 정도까지 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연명책이라고 불러도 좋을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오래된 원자로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큰 문제가 있다. 사용된 핵연료의 재처리 및 폐기방법이 세계 어느 나라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이다. 또한 원자로나 건물을 해체한 후에 발생하는 막대한 방사성폐기물의 처리에 관한 문제도 미해결인 채로 남아 있다.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사용된 핵연료의 재처리나 보관을 할 수 있는 기술이나 시설도 없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발전소 안에 보관용 풀을 설치하여 그곳에 보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동연수가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일수록 사용된 핵연료를 많이 보관하게 되어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원자로보다 보관 풀에서 큰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한 원자로는 물론 그 주변의 기기도 오랜 피폭에 의하여 노화되고, 방사성 물질이 축적되는 염려도 있다.

독일에서는 오래된 원자로의 수명연장을 작년에 결정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1980년 이전에 건설된 오래된 원자력발전소의 일시정지와 점검을 결정했다. 원자력과 같은 극한 상태에서 이용하는 시설은 상정외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예상할 수 없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해한 결과일 것이다.

지진과 쓰나미뿐 아니라 어떤 원인에 의하여 전력이 끊긴 원자력발전소는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동 중인 모든 원자력발전소, 혹은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모든 시설에서 해결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인 것이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 고갈문제에 직면한 세계 각국정부는 핵폐기물처리 문제를 애써 외면하면서 원자력발전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가까운 장래에 인류는 핵폐기물에 의한 오염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 인위적 문제

본래 원자력발전소는 사고가 일어나도 2중 3중의 비상용 설비에 의하여 지켜지도록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 당연한데, 이번 사고에서는 그 기능이 모두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나 전력회사에는 그러한 사태발생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이 작성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번에는 전혀 기능하지 못했다. 그 원인은 이러한 매뉴얼이 원자력발전소 안의 1기의 원자로에 한하여 그러한 극단적인 사고가 일어날 것을 상정하였고, 주위는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을 가정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경우 1기에 대해서만 모든 능력을 집중하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대처능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상정 외인 진도 9.0이라고 하는 거대한 지진에 의하여 일어난 것이었다.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넓은 지역을 덮친 쓰나미의 높이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게다가 복수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복수의 원자로가 제어불능에 빠져 버렸다.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 위기, 그 확률이 너무나도 낮기 때문에 공학이나 위기관리학에서는 통상적으로는 고려하지 않는 위기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흔히 일어나지 않는 위기가 일어났을 경우의 피해는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해진다.

정부는 지진, 쓰나미의 피해와 원자로의 위기를 동시에 대응해야했다. 전력회사는 지진, 쓰나미에 의한 파괴로 모든 대처수단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원자로에 대한 대처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거대지진이 상정된 지역에 모두 10기의 원자로가 존재한다고 하는 조건이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 위기의 발생확률을 현저하게 높여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하여도 검토조건이 너무 낙관적이지는 않았던가?

이러한 특이한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정부는 도쿄전력에 대하여 통상적인 사고와 동등한 대응을 하였다. 또한 도쿄전력도 정부에 대한 특별한 지원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것은 서로 간에 불신감과 같은 것이 존재했기 때문일 것이다. 원자력발전은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종래에는 사고나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는 전력회사 측에 일방적으로 비난을 퍼붓고 대처를 요구하였다. 정부는 감독자로서의 입장이었고, 책임은 전력회사가 지도록 했다. 이러한 오래된 관계가 이번 사고에 있어 양자 간 의사소통을 저해하고 뒤늦은 판단을 하는 등의 인재를 초래했다고 추측된다.

또한 이보다 더한 것이 원자력행정에 관여하는 기관의 복잡함, 관저주도의 정치스타일 등이 정확한 정보전달을 저해하고 의사결정을 늦게 하였다고 생각된다. 본래라면 원자력안전․보안원이 도쿄전력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면서 현장에 나가 적극적으로 정보수집을 하고, 동시에 독립행정법인 원자력안전기반기구 등과 협력하여 방책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러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도쿄전력의 보고를 정부에 전달만 하는 정도로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원자력안전기반기구는 원자력안전․보안원을 통하여 초기 단계에서 보관용 풀의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관저주도의 대책본부는 냉각기능을 잃은 원자로압력용기의 대응에만 열중하여, 보관용 풀의 위험성을 인식한 것은 화재가 발생한 이후였다.

원자로와 보관용 풀의 위기는 현재까지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는 관계기관이 의사소통을 적극적으로 도모하여 정확한 정보와 적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문제에 대처해가기를 기대한다.

3. 앞으로의 에너지 개발

원자로 건설비용은 100만㎾급 1기당 4,000억엔 정도로, 건설기간은 5년 정도이다. 한편 폐기비용은 여러 가지 시산이 있지만, 건설비용과 거의 같은 금액이 든다는 것이 보수적인 시산이다. 또한 해체에 걸리는 기간은 20-30년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부터 폐기까지의 비용과 시간, 사고가 일어난 경우의 손실을 고려하면 원자력발전의 비용은 상당한 금액으로 팽창된다. 이 비용과 시간을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원자력발전을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서 핵융합발전과 우주태양광발전이 제안되고 있다. 핵융합발전의 기초연구는 꽤 진척되어서, 현재는 일본, EU, 러시아, 미국, 한국, 중국, 인도가 공동으로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를 건설하고 있다. ITER 건설비용은 27.5억 달러, 20년간 운전비용은 37.6억 달러, 폐기비용은 3.35억 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ITER의 핵융합발전 실효성이 증명되면 에너지문제 해결에 커다란 진보가 된다.

우주태양광발전은 위성궤도상에 거대한 태양전지 패널을 부양시켜 발전시킨 전력을 마이크로파나 레저파로 지상에 보내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도 기초연구는 거의 완성되었으며 실증연구가 대기 중이다. 비용견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100억 달러 정도가 될 것이다.

어떠한 기술도 세계 각국이 공동으로 추진한다면 가능한 금액이다. 이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를 교훈으로 신기술의 실용화가 빨라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