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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2017년 보건복지예산(안)의 숨겨진 비밀

배경

2017년 보건복지예산(안)의 숨겨진 비밀

배경

  

  2017년 정부예산안이 발표되면서 또 다시 과도한 복지비용에 관한 논의들이 제기됨. 복지예산이 증가

한 것은 사실이나 세부 예산항목들을 분석해 보면 복지예산은 크게 확대되지 않음. 구체적으로 사회보험

재정의 자연증가분이 늘어나고, 일반예산으로 해결해야 하는 취약계층 지원이나 사회서비스 분야의 복

지예산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남. 

규모의 증가를 가지고 복지예산을 과도하게 부풀려 우려하는 것은 복지예산에 대한 오해를 낳고 있음. 

 지난 10년간 위기로 강조되었던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사회구조의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인 전망을 가진 예산 배분이 필요하나, 복지재정의 부담만 강조함으로써 중요한 문제는 땜질식 대응으

로 처리됨. 오히려 정부는 필요한 부분에 적정한 예산을 배분하기 위한 노력보다 복지비용을 통합적으로

통제 하고, 축소하려는 기획을 하고 있음. 정부는 필요한 복지비의 증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균형

예산을 유지하기 위한 세입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임.

  

 

Ⅰ. 논의의 배경

 

□  2016.8.30. 정부의 ‘2017년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복지예산 확대에 대한 우려가 또 다시 제기됨

 

  정부예산안에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32.4%(전체 400조 7천억 중 130조)로 가장 비중이 크며, 긴축재

    정에도 불구하고 전년도 대비 5.3%의 예산이 증가함 

  - 정부예산안 발표는 복지예산에 대한 민감하고 불안한 시선을 반영함. 이는 대선을 앞둔 복지 포퓰리

    즘[1] 논의까지 확장되고 있음


□  2017 정부 예산안 - 과중한 복지비?


  이런 우려는 2가지 방향으로 나뉨.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전체 예산 중 복지비가 차지하는 절대적

    인 비중으로 복지예산이 과중하다는 비판[2]과 다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예산증가율

    (2016년 대비 5.3%, 6조 6000억원 증가)이 복합적으로 작용함

  - 2014년부터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은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해 왔으며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음

    ( 참조). 따라서 2017년 예산이 크게 확대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복지수요증가에 따른 자연스

    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음




[1] “연 1조 이상 필요한 법안만 벌써 17건.. 돈은 누가 내나”에서는 기초연금 인상 등 대선용 법안에 대한 우려를 발견할 수 있

    음. (한국경제, 2016.8.31) 

[2] “97조(2013년)→130조(2017년) 치솟는 복지예산... 경기 살릴 실탄은 점점 빠듯” (조선일보, 2016.8.31) 

 Ⅱ. 복지예산의 세부 내용 분석[3]

  

□ 복지예산이 과도한 비중인지, 그리고 복지예산의 확대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세부배분 내역을 

    통해 살펴보고자 함

 

   복지예산은 크게 1차 안전망에 속하는 사회보험(8대 보험)과 공공부조(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회서

    비스 분야로 나뉨. 2017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의 재정배분은 1차 안전망인 공적연금이 45조 규모로 가

    장 큰 비중을 차지하여 복지재정 총액 대비 34.9%임 

  - 그런데 이 예산안에는 [보건·복지·노동]이 하나로 묶임에 따라 주거, 보훈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음. 이는 

    국제비교를 위해 필요한 분류이지만,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복지’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음

 


 

 

  또한 2017년 복지예산 130조 중 66%는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과 국민기초생활보장의 확대에 따

    른 의무지출이 차지함 

  - 결국 증가된 복지 예산 중 자연증가분이 3조 6713억원으로[4]이며 실제 일반예산으로 증가한 부분은 

    약 3조원에 불과함.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험료의 자연증가분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보험지출

    의 증가가 크게 보이는 것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른 가시적 효과일 뿐임 

  - 약 70조에 이르는 1차 사회안전망 지출(공적연금, 보건, 노동 중 구직급여, 노인·청소년 중 기초연금)과 

    약 60조 규모의 2, 3차 안전망 지출에서 주택과 보훈 부분(47조 3614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사회복지비

    용으로 지출되는 일반예산의 규모는 약 23조임. 국가의 지원이 필요한 국민 일반을 위한 공공부조 및 사

    회서비스 재원이 사회보장재정 중 17.7% 정도에 불과함

 

사회서비스 분야의 일반예산 투입이 정체됨으로써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 등의 집단과 저출

    산, 건강증진, 질병예방 등의 복지사업이 지속적으로 무시되는 결과를 초래함


  2015년~2017년까지 일반 예산사업에 포함되는 아동, 청소년, 장애인, 저출산 대응 영역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정체상태임 

  - 보육·가족·여성으로 묶인 예산항목은 영유아보육료와 어린이집, 가정양육수당지원이 포함되어 아동과 

    여성을 위한 예산배정은 거의 없으며, 노인과 청소년도 하나의 영역으로 예산이 묶여있지만 대부분은 

    노인일자리, 장기요양시설확충, 양로시설 운영 등 노인예산이 차지함. 일례로 2016년 노인·청소년 예산

    에서 청소년에게 배분된 비용은 ‘아동청소년 참여 및 인권증진’과 ‘아동청소년정책연구 및 통계’ 명목으

    로 1조 5518억 원의 10%에도 못 미치는 지출이 이루어짐[5]



 

□ 복지지출 규모만을 가지고 복지비용의 과도함을 강조함에 따라 정부 예산이 최소한 기본적인 욕구를 충

    족시켜야 하는 복지수요는 간과되는 한계를 드러냄

 

   사회보험중심의 사회보장지출 구조가 확대되는 것은 서구유럽의 복지국가 발달과정에서도 나타난 자
    연스러운 현상인데 이 부분의 지출이 과장됨 
  - 우리나라 공적 사회지출은 GDP 대비 10.4%(2014년 기준)로 OECD 국가들의 평균 21.6%에 비해 1/3 수
    준이며, 복지부문의 일반예산은 GDP 대비 5.86%로 OECD 평균 16.6%에 비해 10%나 낮음[6]. 그런데도 
    사회복지예산은 재정수지의 적자폭과 사회보장비의 지출 증가를 비교함으로써 과도한 복지비용인 것처
    럼 호도되고 있음 
  - 더욱이 사회보험은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정부가 당장 일반예산을 확대해서 충당해야 
    할 정도로 직접적인 재정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님. 사회보험 지출 중 정부의 일반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관리운용비임[7]
  - 국민의 입장에서는 일반예산과 사회보험료 모두 징수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며 증세에 대한 부담을 들
    어 복지예산의 확대를 우려하나 공적연금을 포함한 사회보험료는 기금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
    이 중요함 
  - 기획재정부는 선진국이 고령화 관련 연금보험 지출이 사회보장기여금 수입을 초과하여 부족재원을 조
    세를 통해 조달한다고 경고하나8) 이는 정부가 사회구성원들에게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신뢰를 바
    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부양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풀어나가야 할 문제임



더욱 심각한 문제는 총지출의 증가에 못 미치는 낮은 국세수입 증가율에 있음

  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세수 증가율 때문임. 2007~2015년간 재정수입과 재정
    지출 간 증가속도를 비교해보면, 총수입증가율(연평균 5.3%)이 총지출 증가율(추경 포함 연평균 6.2%)에
    미치지 못함 
  - 정부가 낙관적 성장률에 기대어 세수목표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최근 3년간 세수결손이 17조 2000억 
    규모에 달함[9]. 세수 결손은 다시 추경을 통해 보완해야 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음



  최근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화법」을 입법예고하고, 재정건전성 강화를 명분으로 재정 지출을 엄격하
    게 통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음(기획재정부 공고 제2016-135호)[10] 
  - 법률안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재정전략위원회를 두고 재정준칙 준수, 장기재정전망, 사회보험 재정건
    전화를 심의·의결하며, 각 부처 장관이 재정지출이 수반하는 법을 입안하는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
    의하고, 재정건전화계획을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제출하게 하는 등 기획재 정부 장관이 모든 부처, 지자
    체, 공공기관의 재정을 통제하도록 함[11] 
  - 복지비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보험기금의 안정적 운영은 중요하지만, 부과방식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기금을 수익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계획은 정부의 예산관리 의도와는 맞지 않으
    며,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에게 모든 재정관련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각 부처가 해야 할 일을 예산을 이
    유로 통제받아야 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임

[3] 복지예산의 분석은 고제이 외, 2015, 『사회보장재정 재구조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와

    2017년 예산안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음

[4] 자연증가분에는 공적연금지출액 45조 3998억원(올해 대비 +2조 6936억), 실업급여증가분(5385억원), 기초연금대상자 확대

    에 따른 기초연금 증가분(2269억원), 그리고 2014년 국기법 개정 당시 2017년까지 생계급여 기준을 단계적으로 중위소득의

    30%까지 인상시키기로 했던 부칙에 따른 증가분(2123억)이 포함됨 

[5] 기획재정부 재정통계(www.openfiscaldata.go.kr)에서 필자가 직접 계산

[6] OECD, Public social spending % of GDP, 2014. data.oecd.org 2016.9.7. 방문

[7] 2017년 총지출 대비 예산 대 기금의 비율은 273.4조(68%) : 127.3조(32%)임. 고제이 외(2015)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5

    년 8대 사회보험제도 운영을 위한 국가예산보조비용은 14조 6,425억원으로 당시 국민 일반을 위한 공공부조 또는 사회서비

    스 지출(약 32조원)의 절반임. 국가예산지원 부분에는 공무원연금(3조 5,420억원)과 군인연금(2조 3,327억원)의 정부분담금

    과 국민건강보험의 국고지원(6조 5,962억원)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함 

[8] 기획재정부, 『중장기조세정책운용계획』,  2016.8.30. 

[9] ‘장밋빛 성장률에 세수 목표 상항’.. 해마다 세수펑크 악순환, (파이낸셜 뉴스, 2016.9.5.)

[10]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화법안을 제출하기 전에 연초에 사회보험재정건전화를 위한 협의회를 개최함. 기획재정부, 2015, 

      “기획재정부, 2060년 국가채무비율 40% 이내로 관리, 지속적인 세출구조조정 없을 경우 60%까지 상승 가능: 공적연금 및

      사회보험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개혁 긴요”, 2015.12.4. 보도자료; 기획재정부, 2016, “7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속도 

      낸다: 제 1회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 개최”, 2016.3.29 보도자료. 

[11]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재정건전화법」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 2016.8.30, 

Ⅲ. 정부와 언론의 ‘반복지’ 논리에 외면 받는 사회복지재정


□ 정부예산안이 발표될 때마다 복지비용이 제도의 모든 측면을 압도하는 것처럼 호도하는것은 복지 포퓰

    리즘을 넘어 복지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반복지’ 논리임


  사회보장재정을 세분화해서 살펴본 결과 사회보험 부분의 자연증가에 비해 기본적인 욕구 충족을 위

    한 사회보장비는 오히려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음 

  - 복지비용을 사회보험과 일반예산으로 구분하지 않고 복지예산의 증가만을 강조함에 따라 과도한 복지

    비의 착각을 불러일으킴. 또한 예산항목에 여러 계층들이 포함됨에 따라 예산 배분에서 소외되는 계층

    이 발생하고 이들의 문제가 간과되는 현상이 지속됨


□ 복지예산의 증가만을 강조하고 과장하는 것은 현 정부가 복지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착각을 유도하거

    나, 복지비용을 통한 ‘복지공포증’ 혹은 ‘복지피로증’을 유발하는 것임

 

  ‘복지비=증세’가 박근혜정부의 주된 담론이었고, ‘증세 없는 복지’라는 구호로 국민들의 삶을 외면한 것

    이 이 정부의 기조였음 

  - 그 결과 맞춤형 복지는 세대 간, 계층 간 쪼개진 복지급여를 받기 위해 불신과 경쟁을 강화시킨 맞춤형 

    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음. 당장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통해 또 다시 복지정책이 재정 압박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설명함 

  - 더욱이 복지비지출로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오보는 사회복지가 결국 성장을 발목 잡는다는 식

    의 보수정부의 논리를 공고화시킬 것임


  과도한 복지예산으로 부풀리기보다 합리적인 예산 배분의 논의가 필요함 

  - 지난 8월 말 발표된 저출산 대책에서도 생색내기용 재원 분배가 여전히 나타나고, 저출산 대책을 내세

    우면서도 막상 필요한 정부의 일반회계 전입금은 삭감[12]하는 등 조삼모사의 행태를 보임 

  - 이번 보건복지 관련 예산에서 ‘만 5세 미만 어린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실시’(296억),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강화’(640억), ‘노인일자리 확대’(4,400억)와 같이 시급히 확대되어야 할 부분이 포함되었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강화, 읍면동 복지허브화 확대로 인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확충은 주목할 만함 

  - 그러나 학대아동 발생 예방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 바이오헬스 신산업 육성의 명목으로 보건 의료 빅데

    이터 플랫폼 구축, 의료기관과 환자의 정보를 담은 전산시스템 구축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것

    은 우려되는 부분임. 늘어난 예산만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합리적 재정 배분을 모색해야 함

  

[12] 정부는 산전후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 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일반회계 전입

      금을 동결시킴. 한겨레신문, ‘정부 모성보호 ’쥐꼬리‘지원에 고용보험만 골병’, 2016.9.5.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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