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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

2015년 영국 총선 분석 - ‘망상의 정치’를 넘어서 -

 

 

배경

2015년 영국 총선 분석

 - ‘망상의 정치’를 넘어서 -

배경

 

 

 

목   차


1. 2015년 5.7 영국 총선 결과와 민심 ···················· 5


2. 노동당의 자기성찰 ············································· 12

 

3. 노동당의 혁신 방향 ············································ 22

 

 

 

 

 

Ⅰ. 2015년 5.7 영국 총선 결과와 민심

 

 ‘제3의 길’ 이전으로 퇴보

- 올해 5.7 영국 총선 결과와 민심을 보면 노동당은 1997년 블레어의 ‘제3의 길’ 현대화 이전의 수권능력   없는 구태 정당, 즉 선의는 있지만 무능한 정당으로 퇴보했음

- 이번 총선은 1992년 총선처럼 여론조사가 현저하게 틀렸지만 노동당의 예상 밖 완패라는 것은 동일.     여론조사에 의하면 누구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박빙의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넘어선 것이     기에 충격적인 결과

   

  ❍ 총선 여론조사의 오류[1]

- 1992년 총선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어느 당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헝의회(hung parliament)를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보수     당 과반 승리, 여론조사의 대참사

- 여론조사 오류의 원인으로 지지정당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부끄러워하는 보수당 지지자(Shy Tories)’ 또는 지지정당을 밝히지만   투표하지 않는 ‘게으른 노동당 지지자(Lazy Labour)’라는 유권자 특성이나 여론조사 기법의 문제 등을 제시함

- 여기서 주목할 것은 1992년 총선에서 막판 노동당에 대한 ‘세금폭탄(tax bombshell)’ 네거티브로 보수당이 역전승한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도 무능한 노동당이 좌익 스코틀랜드 민족당(Scottish National Party)과 야합, 영국 경제를 파탄 낼 것이라는 ‘카오스 연   립정부(coalition of chaos)’ 네거티브를 집중적으로 제기, 잉글랜드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공포의 전략’으로 경합 선거구에서 승     리, 역전승함

- 이는 막판 보수당 지지를 결심한 막판 부동층(very late swing)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사실. 투표 전날 지지정당 결심층이 13%,   투표일 당일 결심층이 17%에 달함

- 스코틀랜드에서 여론조사는 정확했지만 잉글랜드에서 엄청난 오차가 난 것은 노동당 지지자로 응답한 유권자, 특히 경제에 대해   우려하는 중산층이 보수당으로 막판 이탈했다는 가정

 

 

(1) 총선 결과[2]

 

 


 

 


 보수당 

- 캐머런(David Cameron)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2010년 총선에서 1당이 되었지만 과반수에 미달, 자     유민주당과 연정

- 이번 총선에서는 36.8%의 득표율로 지난 총선 대비 24석을 더 얻어 총의석 650석 중 과반수가 넘는       330석을 획득, 단독정부 구성

- 보수당은 1992년 총선 승리 이후 19년만에 처음으로 단독정부 구성. 보수당 정부는 단임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총선에서 오히려 의석수를 늘린다는 현대 영국 정치의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


 노동당 

- 밀리밴드(Ed Miliband)가 이끄는 노동당은 20.4%의 득표율로 지난 총선 대비 26석이 적은 232석만을     얻음. 이는 1987년 총선 이후 최악의 결과이자 2차 대전이후 세 번째 최악의 패배로 ‘제3의 길’ 이전으     로 퇴보

-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노동당의 탄생지이자 소외지역으로서 전통적 지지 기반인 스코틀랜드에서 1석     만을 얻는 대참패

- 예비내각 재경부장관 볼스(Ed Balls), 외무부장관 알렉산더(Douglas Alexander),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     표 머피(Jim Murphy) 등 당의 간판이 줄줄이 낙선. 밀리밴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임


 스코틀랜드 민족당

-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스코틀랜드 민족당은 작년 9월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이후 극대화된 소외지     역의 ‘한’, 정서적 소용돌이에 편승,

- 독립에 반대했던 ‘스코틀랜드의 정당’, 스코틀랜드를 싹쓸이해왔던 노동당을 ‘잉글랜드의 정당’, 보수당   과 똑같은 세력으로 낙인찍는데 성공

- 스코틀랜드 전체 의석 59석 중 56석을 싹쓸이, 원내 3당으로 도약


❍ 자유민주당

- 자유민주당은 20세기 이후 보수당 vs 노동당 양당 구도에서 제3당 지위 가진 리버럴 정당. 그러나 클렉   그(Nick Clegg) 부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은 보수당과 연정, 극단적 긴축정책을 추진, 자신의 공약을   뒤집음으로써 지지층 대거 이탈

- 득표율이 15.1%나 하락, 49석을 잃어 8석에 불과, 사실상 정당 존폐 위기


❍ 영국독립당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불황 여파, 反유럽연합 정서를 등에 업고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성   향의 영국독립당(United Kingdom Independence Party)은 작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변을 일으켜 전체   73석 중 24석을 차지, 1당이 되었음

- 이번 총선에서는 그 표가 노동당 집권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수당으로 이동, 비록 12.9%로 득표율에서     는 3위였지만 단순다수대표제로 인해 대표까지 낙선하는 등, 1석만을 건졌음



(2) 지역․인구 특성별 선거결과[3]


❍ 지역

- 중산층 밀집지역인 런던 주변 수도권, 남부 잉글랜드는 전체 의석의 30.3%인 197석을 차지. 이중 보수   당은 181석을 싹쓸이

- 런던 주위 수도권에서 선전하지 못하면 노동당은 집권불가능. 노동당이 승리했던 2005년 총선과 비교   하면 33석이나 잃었음. 이는 자유민주당이 차지했던 경합 지역구를 보수당에게 빼앗겼기 때문

- 특히, 노동당의 전통적 표밭이었던 산업지대, 북서부 잉글랜드에서 2005년 총선과 비교, 득표율은 차이   가 없었지만 무력 10석이나 상실. 런던에서도 4.8%나 득표율을 올렸지만 불과 1석만 증가

- 이는 노동당 절대 우세지역에서는 쓸모없는 자유민주당 지지자의 표를 얻었지만 경합 지역에서는 보수   당이 영국독립당 지지 부동층의 표를 얻었기 때문

- 노동당은 우세한 곳에서 더 이기고 약간의 표 이동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합지역에서 진 것이 득표율로   보면 노동당이 오히려 보수당보다 더 많이 증가했음에도 참패한 원인. 보수당이 전체 득표율에서 0.7%   밖에 더 올리지 못했음에도 과반수를 차지한 원인

- 노동당의 탄생지이자 전통적 지지기반, ‘영국의 호남’, 스코틀랜드에서 전체 의석 59석 중 노동당은 1석   만을 차지, 궤멸당함


❍ 인구 특성

- 2010년 보수당 지지자가 노동당 지지자로 이동한 비율은 0.35%에 불과. 보수당과 노동당은 서로 자신   의 지지기반을 강화

- 보수당이나 노동당이 우세, 이미 승패가 결정된 지역구에서는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표가 이동했지만   이전 선거에서 보수당이 약간의 차이로 승리한 경합 지역구에서는 보수당으로 지지 이동이 있었음

- 노동당이 득표율을 최고로 올린 지역은 자유민주당 강세 지역. 특히, 노동당 정부가 이라크전 참전을     결정함으로써 노동당에서 자유민주당으로 이탈했던 무슬림 밀집 지역이었음

- 노동당이 이전 선거 대비 득표율이 가장 크게 떨어진 지역은 스코틀랜드였음. 잉글랜드에서는 경합지     역. 특히 수도권에서 영국독립당이 노동당 표를 잠식한 지역이었음

- 세대간 투표 성향 심화. 노동당은 투표율이 43%밖에 안 되는 18~24세의 청년층에서 7.5% 증가. 그러     나 투표율이 78%에 달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보수당이 5.5% 더 얻음. 특히 노년 연금수령자 집   단에서 노동당은 영국독립당에도 뒤지는 3위로 추락

- 계층 투표 성향 심화. 노동당은 투표율이 높지 않은 비정규직, 실업자 집단과 숙련 노동계층에서 이전     총선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지만 투표율이 높은 중산층에서는 보수당이 더 많이 표를 얻음

- 노동당은 중산층의 핵심을 구성하는 하층 중산층 집단에서 15% 격차로 보수당에 뒤지고 숙련 노동자     집단에서는 동률

- 노동당은 주택 임차인 집단에서 더 많이 득표해지만 주택소유자 집단에서는 보수당이 득표율을 올려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앞섬



(3) 영국의 민심


❍ 부동층 심층조사[4]


➀ 정치 불신

- 노동당이 승리하는데 필수적인 부동층, 특히 지난 총선에서 노동당에 투표하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     서는 투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유권자(Labour considerer)의 정서는 한마디로 ‘정치 불신’. “정치는   진짜 내 삶과 무관하다.”

- 부동층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증폭시키는 정치에 환멸. “정치인은 해법을 갖고 있지 않다. 그렇     지 않으면 어떻게 그들 모두가 이렇게 격렬하게 서로 반대만 하는가? 그들은 애들처럼 싸우고 있다.”     “정치는 그들만을 위한 논쟁이다. 그들은 서로 반대하기 위해 정치한다. 그들은 국민의 문제를 해결하     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정치는 엉망일 뿐이다.”

- 정치실패에 대한 분노 표출. 정치하면 연상되는 말은 ‘부패’, ‘거짓말’, ‘소통 두절’, ‘스캔들’. “정치는 탐     욕, 위선,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 정치인 중에 내 생활을 진짜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명이라도 알   려줘라. 경제 때문에 우리가족은 힘들지만 그들은 나라가 어떻게 되든 힘들지 않다.”

- 정치 불신은 정치 외면이라는 악순환 야기. 정치인의 의도와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인   이 약속하면 표를 얻기 위한 정직하지 못한 술책으로 간주. “정치인이 텔레비전에 나와 약속하는 것을     보면 말만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약속이 쉬웠다면 지금까지 왜 실행되지 않았겠는가?”


➁ 정당 인식

- 노동당은 마음은 따뜻하지만 국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우둔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보   수당은 음흉하지만 똑똑하다고 생각

- 노동당은 표를 얻기 위해 즉흥적이고 인기에 영합하는 결정을 한다고 생각. “노동당은 유약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준다. 노동당은 돈을 너무 많이 쓴다.”

- 반면, 보수당은 국익을 위해 터프하고 인기 없는 정책을 실천하는 용감한 정당으로 생각. “보수당은 인   기가 있든 없든 필요한 것을 한다.”



 

 ❍ 부동층이 노동당 대표에게 바라는 점

- “노동당이 인기 없는 결정을 지속적으로 취할 수 있고 이를 신중하게 집행한다는 확신을 나에게 줄 수 있다면 나는 노동당에 투   표할 것이다.”

- “내 표를 결정하는 핵심은 당신이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나를 믿게 하는 것이다. 국가에 거짓 희망을 주지마라. 당신이 할 수 있   는 것을 말하고 그런 다음 이를 실천하라. 그렇지 않으면 말은 의미 없다.”

- “국민들에게 들어라. 그런 다음 결정하라. 그런 다음 약속을 지켜라. 단순하게 하라. 과도하게 약속해서 못 지키지 말라.”

- “강력한 정체성을 가져라. 열정적이고 솔직하라. 당신은 인기 없는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아이디어는 종종 옳지만 집행   에서는 언제나 신중하지 못했다.”

 

 

❍ 노동당 패인 규명 여론조사[5]

- 영국 노총(Trade Union Congress)이 노동당의 총선 패인을 규명하기 위해 의뢰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노동당은 국가재정에서 무책임하고, 범죄와 이민 문제에서 너무 유약하고, 너무 무능하게 보였음

- 노동당에 투표하지 않은 상위 세 요인은 첫째, 노동당이 경제에서 신뢰받지 못하고, 둘째, 지출을 너무   많이 하고 복지 시스템에서 너무 관대하고, 셋째, 스코틀랜드 민족당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할 것으로 보   였기 때문

- 보수당에 투표한 상위 세 요인은 첫째, 보수당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고, 둘째,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고, 셋째, 캐머런이 밀리밴드보다 더 좋은 총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었음




- 이번 총선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은 노동당이 보통사람의 편이지만 무능하고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 즉,   선의는 있지만 실력은 없고 아첨하는 정당으로 간주

- 국가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강화가 핵심 선거 이슈였고 이를 전면에 내걸었음에도 불구     하고 노동당은 일을 못한다는 인식 탓에 유권자의 신뢰를 얻지 못함

- 일하게 하고 근로를 보상하는 사전분배(pre-distribution)정책에 대한 지지 의견이 최상층에 증세하고     복지를 확대하는 재분배(re-distribution)정책보다 42%나 높았음

 

 

 ❍ 유능한 정당

- “노동당 대표 경선은 능력에 대한 노동당의 명성을 다시 확립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번 노동당 패인에 대한 여론조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이 인식하는 노동당의 기록을 중시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재정지출과 이민문제에 대한 노동당의     접근방식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유권자는 두 배 이상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

 

 ❍ 사전분배를 통한 포용적 번영[6]

- 기업이 단순한 비용경쟁에 매달리는 바닥을 향한 경쟁(race to the bottom)이 아니라 최고를 향한 경쟁(race to the top)만이 포   용적 번영(inclusive prosperity)으로 가는 유일한 길임을 확인

- 포용적 번영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임금 인상의 수요측면과 함께 모두를 위한 교육의 기회, 혁신 및 지역 클러스터 지원, 장기관     점주의(long-termism), 국제협력의 공급측면 경제전략 제시

- 여기서 ‘소득’이 아니라 ‘임금’ 인상임을 주목해야. 심각한 재정적자로 인해 복지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분배 정책이 아니라     근로에 대한 보상(make work pay)과 완전고용이 결합한, 자활을 지원하는 사전분배 정책으로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것(more     with less)을 해야 함을 시사

- 포용적 번영 보고서는 특별히 총수요 어젠다와 함께 노동력의 생산성, 공공재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 혁신환경 조성을 포함한 진   보적 공급측면 어젠다(progressive supply-side agenda)의 필요성 강조

-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와 혁신 없이는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기 때문

 

 

 

[1] Wikipedia. “UK General Election, 2015.” Alberto Nardelli. 2015. “Election Polls Made Three Key Errors.” The Guardian. 5.       10.

[2] Wikipedia. “UK General Election, 2015.” House of Commons Library. 2015. “General Election, 2015.” Briefing Paper. 5. 18.

[3] Luke Akehurst. 2015. “An Anatomy of Labour’s Defeat.” The Labour List. 5. 26. House of Commons Library. 2015.               “General Election, 2015”. Briefing Paper. 5. 18.

[4] Deborah Mattinson and Zoe Tyndall. 2013. “Meet the Swing Voters.” The Progress. December.

[5] The Labour List. “Untrusted on Economy and Competence : TUC Polling Sheds Light on why Labour Lost the Election.”       (5. 21.) James Morris. 2015. “Why did the Voters Reject Labour?” The New Statesman. 5. 21. Greenberg Quinlan Rosner       Research. “TUC – Post Election.”

[6] Lawrence Summers and Ed Balls. 2015. Report of the Commission on Inclusive Prosperity. Jan

 

 

Ⅱ. 노동당의 자기성찰

 

(1) ‘사람이 먼저다’

 

❍ ‘영국판 강남좌파’의 득세

- 2010년 총선에서 재집권에 실패한 이후 노동당은 현실을 체계적으로 부정하면서 자기혁신을 거부하는   ‘망상의 정치(politics of delusion)’에 사로잡혀있다는 자기성찰

- 망상의 기저에는 처절한 자기혁신을 통해 1980년대 이후 구좌파의 그릇된 고정관념, 시끄러운 소수의   적대적 공생의 정치를 타파함으로써 노동당 역사에서 최초로 세 번 연속 집권한 ‘제3의 길’ 현대화의 원   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믿음

- 1980년대 노동당을 망쳤던 ‘영광스런 패배의 정치(politics of glorious defeat)’는 극성 고정관념에 사로   잡힌 시끄러운 소수의 ‘전투적 경향(militant tendency)’이 문제였다면

- 오늘날 ‘망상의 정치’는 보통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학적인 ‘영국판 강남좌파(Hampstead         Heath political elite)’가 득세했기 때문

 

 

 ❍ 영국판 강남좌파[7]

- “노동당은 모든 주류정당에 영향을 미치는, 유권자를 소외시키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 노동당은 협소하고 특권적인 사회계     층에서 지도자들을 충원하고 있다. 이들은 좋은 거주환경에 살고 자녀들을 고급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는 영국판 강남좌파들이     다. 이 정치계급의 득세는 일하는 사람을 대변한다는 정당에게는 특별한 취약점이다.”

- “영국판 강남좌파처럼 밀리밴드가 가진 문제점은 유권자가 이해하는 언어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본능적 경향은 대중적   으로 어필할 수 없는 아카데믹한 담론이다. 밀리밴드는 자신의 정치관과 보통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간에 격차가 있다는 것을 거   의 깨닫지 못했다.”

- “노동당 선배 세대는 그 단점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현실감각이 있었다. 이들이 밀리밴드의 이너서클처럼 피케티의 21세   기 자본론을 들먹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노동당의 선배들은 즉각 21세기 자본론이 가진 결점을 일갈할 것이다. ‘이 책은 진   단만 있고 이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행동은 없다.’”

 

 

- 1980년대 구좌파가 ‘유권자와 타협은 없다’고 선언, 노동당을 절망의 시대로 이끌었다면 2010년 이후 득세한 영국판 강남좌파는 ‘현실과 타협은 없다’는 망상에 빠짐

 

 

(1) ‘망상의 정치’ 비판[8]

 

❍ ‘보수당은 끝났어’

 

- 보수당이 다시는 다수당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망상. ‘꼴통’ 전통주의, 토리즘(Toryism)이 종말을 맞아     보수당이 존재론적 위협에 직면했다는 상대를 경시하는 태도

- 극우 영국독립당의 득세로 보수진영 분열, 보수당은 북부 잉글랜드에서 전멸, 단독 과반수를 차지할 수   없다는 속편한 진단

- 따라서 중산층 밀집지역인 수도권, 남부 잉글랜드에서 보수당이 싹쓸이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   ‘중산층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그러나 현실에서는 노동당을 지지해왔던 서민층 일부가 영국독립당을 지지함에 따라 보수당보다 노동   당에 더 큰 타격을 줌. 이로 인해 보수당은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수도권을 싹쓸이했을 뿐만 아니라 북   부 잉글랜드에서도 선전


❍ ‘보수당 지지자를 설득할 필요 없어’

- 블레어정부 시기 노동당을 지지했다가 지난 총선에서 보수당을 지지했던 부동층 유권자, 보수당 지지     부동층이 어느 당을 선택하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망상

- 보수당과 연정을 맺은 자유민주당의 ‘배신’에 분노해 자유민주당 지지자가 이탈, 노동당을 지지할 것으   로 예상. 노동당이 손쉽게 ‘우리 진영’을 통일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당 지지 부동층 없이도 이길 수 있   다는 속편한 진단

- 이는 누구도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첫 번째 망상과 결합되어 고정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   한 높이고 자유민주당 이탈자들만 얻으면 된다는 중도 이탈 ‘연합전략’

- 그러나 자유민주당 핵심 지지자는 결코 노동당을 지지하지 않음. 블레어 시기 노동당을 지지했다가 지   난 총선에서 자유민주당으로 이탈한 부동층은 중요하지만 이들을 모두 얻는다고 해도 경합지역에서 패   배

- 결국 보수당 지지 부동층의 신뢰를 다시 얻지 못한다면 필패. 잉글랜드 경합지역에서 보수당에 패배함   으로써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거의 전멸, 잉글랜드 전체에서 단지 1석만을 추가한 것이 이번 총선의 핵   심 패인

- 노동당이 수도권에서 선전하지 못한다면 1석밖에 얻지 못한 스코틀랜드에서 지난 선거에서 얻은 모든   의석을 다 사수할지라도 여전히 집권할 수 없음. 합쳐도 집권에 실패한 1992년보다 1석만이 많을 뿐

- 노동당은 전통적 지지기반인 스코틀랜드, 웨일즈에서 우세를 강화함과 동시에 잉글랜드, 특히 수도권     에서 보수당 지지 부동층을 뺏어 와야 승리할 수 있음


❍ ‘중도는 없어’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치적 중도가 진보로 이동, 더 이상 중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망상. 따라서 제   3의 길의 ‘소심함’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

- 물론 유권자들이 금융가에 분노하고 불평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은 경제가 호황이었던 노동당 집권 기   간에는 없었던 국민정서

- 그러나 전반적인 여론이 진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믿음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부질없는 소망. 역사적   으로 보면 현재의 정치적 중도의 위치는 대략 제3의 길, 신노동당 집권 시절인 2006년과 유사

 

 

  ❍ 복지, 지출, 세제에 대한 영국의 민심

- 공공지출에 대한 여론을 보면 증세해야 한다는 의견이 37%로 약간 증가했지만

- 정부가 복지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은 30%에 불과. 노동당 지지자의 44%만이 더 많은 복지지출을 지지

- 거의 3/4의 국민은 정부가 복지급여에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지지

 

 

 

❍ ‘공격이 최선의 방어야’

- 노동당은 껄끄러운 이슈를 피하고 유리한 이슈에서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망상. 이는 약점을 해결하는   자기혁신을 말로만 하고 적대적 진영논리에 안주하는 관성의 정치 야기

- 유권자의 불신을 초래하는 노동당의 약점, 특히 경제운영능력과 리더십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회피. 노   동당이 편한 국립보건서비스 강화, 최저임금 인상, 호출형 근로계약(zero-hours contracts) 등을 핵심 공   약으로 제시하거나 보수당의 인기 없는 임대주택 침실세(bedroom tax) 공격 등에 집중

- 그러나 경제운영능력과 리더십 이슈에서 모두 지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정치에서 철의 법칙.     유능한 경제정당과 신뢰받는 리더십은 선거 승패의 바로미터

- 극단적 긴축정책 추진으로 작년 말까지 노동당에 지지율이 뒤쳐졌음에도 보수당이 역전승할 수 있었던   근본 토대는 여전히 경제운영능력에서 노동당 대비 크게 앞서고, 캐머런이 밀리밴드보다 더 좋은 총리   가 될 것이라는 리더십 우세 때문이었음

- 노동당은 뒤늦게 핵심적 경제 이슈인 재정건전성 복원을 노동당 매니페스토의 선결 공약으로 제시했지   만 너무 늦었고 당의 핵심 메시지와 연계하지 못해 설득력이 약했음

- 노동당이 껄끄러워 하는 또 다른 약점인 이민 이슈에서 밀리밴드는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잘못을   시인하는 등 자기혁신을 취했지만 여전히 노동당이 불편한 문제, 가령 복지 개혁, 공공서비스 개혁 등     과 연계하지 못하고 불법 이주노동자 착취 금지 등을 강조, 관성에 안주. ‘역시 그대로’라는 반응


❍ ‘기업의 지지를 받으면 구태’

- 금융위기 이후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기 때문에 기업의 지지를 얻는 것은 구태라는 망상

- 노동당은 중소기업의 정당임을 자칭, 반쪽자리를 자처. 그마저도 지지를 거의 얻지 못해 대부분 배우,     시민활동가 등의 공개 지지만을 얻었을 뿐. 반면, 보수당에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   업 등 재계 전체의 지지 쇄도

- 세계화 시대에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한 나라를 책임지는 수권정당은 국가의 비교우위를 최대한 활   용하고 모두의 잠재력을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 국민은 국제 경쟁 속에서 대기업에 결코 적대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중요성을 알고 있음. 노동당이     경제운영능력에서 신뢰를 복원하려면 무엇보다 대기업의 지지 확보는 필수. 블레어의 신노동당은 세     번의 총선 승리시, 재계 상당수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음

 

 

 ❍ 기업친화 정당[9]

- 노동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우리가 잘하고 있는 사람들의 편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

- 노동당은 부를 창출하고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 과세를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 목적인 것처럼     보이게 했음

-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친화(pro-business) 정당이 되지 않고서는 좋은 일자리 친화적인 정당이 되지 못함

 

 

(1) ‘망상의 정치’ 비판


❍ 35% 전략[10]

- 보수당은 과반수 정당이 될 수 없고 보수당 지지자들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망상은 ‘35% 전략’이란     치명적 실수 초래. 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는 수권정당으로 일대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관성에 안주하는   소수파 연합전략에 치중

- ‘35% 전략’은 금융위기 이후 민심이 좌경화되었다는 또 다른 망상을 신봉, 중도 이탈, 고정표 동원에 초   점. 국민 다수를 설득할 수 있는 경제 이슈에서 신뢰를 복원하는 자기혁신 봉쇄

- 무엇보다 연합전략은 ‘권력 나눠먹기’로 비춰져 노동당을 약하고 불완전한 정당으로 낙인

- 노동당이 단독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수권정당, 보통사람의 꿈, 성공을 고무하고 지원하는 유능한 경제   정당(party of economic competence), 열망의 정당(party of aspiration)이 되지 않고서는 집권 불가능

- 유권자들은 시장실패만큼 정부실패에도 민감. 노동당과 스코틀랜드 민족당이 연정을 구성, 집권하면     영국을 망칠 것이라는 보수당의 공포 마케팅이 먹힌 것은 잉글랜드 유권자들이 노동당의 경제운영능력   을 불신했기 때문

- 더욱이 말로만 경제살리기를 외치는 보수당의 경제 실정, 가령 지난 5년 보수당 집권기간 내내 성장은   정체되고 생산성은 하락하고 수출주도 성장은 거짓이었다는 사실을 정면 비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     고 경제이슈를 보수당에게 양보

- ‘35% 전략’은 선거공학에 초점을 맞춰 지지층을 동원하는 마이크로 타케팅이란 테크닉에 함몰, 노동당   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는 감동적인 국가비전을 제시하지 못함. 밀리밴드의 온 국민 정치(One     Nation politics) 비전은 노동당의 텃밭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민족당의 득세로 립서비스처     럼 비춰짐

- ‘35% 전략’은 지난 총선에서 얻은 29% 노동당 지지기반에 자유민주당의 ‘배신’에 분노한 자유민주당     이탈자의 표를 얻으면, 보수진영이 보수당과 영국독립당으로 분열된 상황에서 35%만으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영국판 4자 필승론’

- 그러나 고정표라고 생각했던 2010년 노동당 지지자들 일부가 잉글랜드 경합 지역구에서 보수당 지지.  더욱이 자유민주당 이탈자들은 노동당만큼 보수당도 확보, 수도권에서 참패

- 노동당 우세지역인 잉글랜드 북부에서도 영국독립당으로 노동당 지지자 이탈, 노동당에 타격을 주었을  뿐 아니라 스코틀랜드에서 민족당 열풍으로 노동당은 거의 전멸. 여론조사기관만 모르는 당연한 노동  당의 선거참패


❍ 동원 전략[11]

- 망상의 정치는 보수당 지지 부동층 설득을 병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 지지층만을 동원하는 전략 강행.   “광장에 모이기만 했지 설득하지는 못했다. 투표율을 올리려고만 했지 마음을 바꾸려고 하지 못했다.”

- 따라서 보수당 정책으로 피해를 본 집단에게는 가령, 임대주택 침실세 폐지, 최저임금 인상, 호출형 근   로계약 폐지 등 말할 것이 많았고 이미 보수당을 싫어하는 집단에도 가령, 대학등록금 폭등, 영국판 조   중동 사주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 부자당 등 비난할 것이 넘쳤음

- 그러나 보수당 정부에서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집단, 보수당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정   서적으로 싫지는 않은 집단에게는 말할 것이 없었음

- 노동당이 오바마의 지상전을 모방, 대규모 지지자 네트워크를 구성, 올해에만 5백만 개의 시민대화를    개최하는 등 노동당 역사에서 최고의 조직선거를 벌였지만 공중지원 없는 지상전은 필패. 말할 거리가    없는 또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 ‘나만 옳다’는 지상전은 역작용 초래

 

 

노동당 활동가의 자기성찰[12]

- “우리는 너무나도 나와 같고 국민과는 너무 다른 정당이 되었다. 우리는 국민이 비난하고 경멸하는 영국판 강남좌파 정당(party      of the liberal metropolitan elite)이 되었다. 우리는 국민이 왜 불안한지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팔려고만 했다. 우리는 국민이 우    리에게 말하려고 하는 복지개혁, 이민, 공공지출에 대해서는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를 인정할 때까지 우리는 재건을      시작하지도 못할 것이다.”

- “우리는 우리 활동가들을 동원했지만 국민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선거를 했다. 우리는 우리자신을 제외하고 누구도 확신시키지      못했다. 우리는 독백하고 있을 뿐이었다. 박빙 여론조사가 우리를 고무시켰듯이 스스로를 고무시켰다. 우리는 잘못했

   다. 나는 틀렸다. 우리는 편안한 곳에 안주해 거기서 뒹굴었다”

- “우리는 선거에서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선거패배로 우리 자신은 거의 경제적 고통을 당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사회의 밑바닥에    있지 않지 않기 때문에 해법을 상상할 뿐 자신의 삶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았다. 보수당 정부의 정책 때문에 우리는 고통을    받지 않는다. 우리가 신뢰를 얻지 못한 사람들만 고통을 느낀다.”

- “다음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가 배워야할 교훈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우리는 이 교훈에 동의할 수 있는가? 우리가 좌   파로 이기고자 했지만 실패했던 것은 명백하다.”

 

 

❍ 회피 전략[13]

- 망상의 정치는 유권자가 경제이슈에서 노동당을 신뢰하지 못하고 밀리밴드의 총리 자질을 상대적으로   낮춰보는 치명적 약점을 회피, 자기혁신을 ‘2중대’로 비판하는 편안한 진영논리의 계급정치(‘on your       side’ class politics) 강행

- 노동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고 이 속에서 신뢰받는 리더십을 확립하는 과정   은 우회전략의 순발력을 요구하는 기동전, ‘한탕주의’가 아니라 동일한 고지를 목표로 정면으로 맞붙는,   많은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한발 한발 나가는 지구력에 기초한 참호전. 따라서 효과는 더디지만 일관된   메시지와 어젠다 필요

- 더욱이 유권자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 과정에서 브라운(Gordon Brown) 노동당 정부가 경제를 망쳤   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노동당은 자기의 공과를 분명히 하고 대안을 제시했어야

- 그러나 노동당은 보수당 정부의 긴축정책이 너무 극단적이라는 케인즈주의적 비판에만 머물렀음. 밀리   밴드는 초기 ‘고통받는 중산층(squeezed middle)’, ‘온 국민 정치’의 중도적 메시지를 사실상 포기하고     우리는 노동자의 편, 보수당은 부자의 편이라는 그릇된 양극화 메시지에 안주

- 이는 중산층의 소외감 유발. “밀리밴드는 최상층에 적대적이고 최하층에 동정적으로 보였다. 상위 2%     와 하위 10%에 초점을 맞추는 메시지로 인해 고통받는 중산층은 노동당이 중산층의 포부와 불안에 침   묵한다고 느꼈다.”

- 더욱이 극심한 정치 불신 속에서 정직한 정치를 열망하는 유권자들은 노동당의 ‘사회정의’ 공약을 ‘퍼     주기’ 공약으로 간주, 회의적 반응

- 스코틀랜드 출신인 블레어와 브라운과 달리 밀리밴드는 잉글랜드 남부 출신, 스코틀랜드 정서를 이해     하지 못해 독립선거 이후 뜻밖의 스코틀랜드 독립당 쓰나미를 막을 수 없었음

- 더구나 밀리밴드는 현학적인 영국판 강남좌파(Hampstead cosmopolitan intellectual)스타일, 보통사람   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소통하는 것을 어려워함

- 그러나 이는 밀리밴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정서를 조롱하는, 우월감에 가득     찬 영국판 강남좌파가 당을 장악, 당심과 민심을 이반시키는 회피의 전략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중요

- 처절한 자기성찰에 근거한 철저한 자기혁신 없이 남 탓하는 회피의 전략은 이번 총선 패인 분석에서도   등장. 영국판 ‘기울어진 운동장’론

 

 

 ❍ 노동당 총선 패인의 10가지 망상. 영국판 ‘기울어진 운동장’론[14]

➀ 이 모든 것은 미디어 때문. 머독이 사주로 있는 영국판 조중동 때문에 패배. 패배에 대한 어떤 좌파적 분석도 이를 빼놓고 완성      될 수 없음

➁ 기성체제는 무적. 미디어를 포함 反노동당 체제는 알 수 없을 정도로 막강

➂ 교활한 보수당. 보수당은 평소에는 거만하거나 혼란한 분열 상태에 있지만 선거 때만 되면 노동당을 공격하는데 무자비하고 효    율적

➃ 멍청하고 타락한 유권자. 유권자의 이기심, 둔감함, 편협한 마음 탓에 패배. 보통사람에 대한 경멸은 진보연하는 트위터의 영혼

➄ 스코틀랜드 독립당이 우리의 승리를 도둑질. 누구도 작년 9월 독립 주민투표 전에 스코틀랜드 독립당의 바람을 예견하지 못함.     그러나 노동당이 스코틀랜드를 사수했을지라도 집권에 실패. 인기 없는 긴축정책을 실행한 보수당 정부에 맞서 잉글랜드에서       단지 1석만을 추가한 것이 핵심 패인

➅ 노동당이 충분히 좌경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 노동당이 긴축 프레임을 수용, 급진적이 되지 못해서 패배. 그러나 토니 블레   어 없이 승리한 마지막 선거가 1974년이란 사실을 생각할 때, 상식을 가진 사람은 이에 동의하지 못할 것임

➆ 이 모든 게 토니 블레어 탓. 좌파들의 배은망덕한 넘버 원 남 탓

➇ 정치가 너무 피상적. 현대 정치는 이미지가 지배한다는 한탄. 이는 밀리밴드가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 밀리밴드는 ‘사전분배’라     는 학술용어를 그대로 사용, 유권자들과 소통하지 못함. 물론 밀리밴드는 각종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자신은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 그러나 그 지지자들은 천박한 시대에 분노

➈ 밀리밴드라는 잘못된 메신저. 물론 밀리밴드가 텔레비전 시대에 적합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본질적 문제는 메신저가 아니라 그     릇된 메시지

➉ 정치 불신. 밀리밴드는 관성에 굴복,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과 정면충돌했지만 캐머런은 이를 피해 관리할 수 있었음.

 

 

- 선거 패배에 대해 망상에 빠지지 않은 설명은 단순. “전통적 진보가 전통적 보수와 대결하면 전통적 결   과를 얻는다.” 전통적 진보는 필패. 결론, 자기혁신은 필수

 

 

[7] John Gray. 2015. “Misunderstanding the Present : Ed Miliband Wants to Govern a Country that doesn’t Exist.” The New      Statesman. 5. 19.

[8] Robert Philpot. 2015. “The Politics of Delusion”. The Progress. 5. 15. Robert Philpot. 2015. “Labour’s Defeat was the          Inevitable Consequence of the Politics of Delusion”. The New Statesman. 5. 15.

[9] Chuka Umunna. 2015, “Where Labour Went Wrong – and What We must Do to Put it Right.” The Guardian. 5. 10

[10] Patrick Diamond. 2015. “Labour’s 35 percent Strategy Lost it the Election.” The Policy Network. 5. 11. Richard Angell.        2015. “Campaign for a Labour Majority.” The Progress. 5. 10. William Galston. 2015. “UK Election : Where did Support        for the Liberal Democrats Go?” The Brookings Institute. 5. 8.

[11] Marcus Roberts. 2015. “Inside the Campaign : Labour must Seek to Persuade, not just Mobilise”. The Guardian. 5. 11.

[12] Emma Burnell. 2015. “We Motivated our Activists, not the Country.” The Labour List. 5. 8.

[13] Roger Liddle. 2015. “Hard Lessons Labour can’t Ignore.” The Policy Network. 5. 14. Nicholas

Watt. 2015. “Labour Wrong to Abandon One Nation Politics.” The Guardian. 5. 11.

[14] Ian Leslie. 2015. “10 Delusions about the Labour Defeat to Watch out for.” The New Statesman. 5. 8.

 

 

 

Ⅲ. 노동당의 혁신 방향

 

(1) ‘제3의 길’ 중도 원칙 복원[15]


❍ 중도 원칙

- 노동당을 또 다른 절망의 시대로 이끌 영국판 강남좌파의 ‘망상의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제3의 길’     중도 원칙을 복원해야

- 첫째, 적대적 공생의 정치 또는 반사이익의 정치에 안주, 경쟁 정당을 경멸하지 말고 진지하게 대응해야

- 둘째, 두 국민 정치에 기초, 우리 진영만의 연합을 추구하는 소수파 전략을 넘어 온 국민 정치에 기초, 수     권정당답게 국민통합을 추구, 집권을 놓고 경쟁하는 주류정당 지지자를 설득, 뺏어올 수 있어야

- 셋째, 정치적 중도의 위치에 대한 속편한 고정관념, 신앙고백이 아니라 불편하지만 냉철한 현실감각을 가   져야. 수권정당은 편견이 아니라 집권하기 위해 존재

- 넷째, 유권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약점을 해결해야. 무엇보다 경제와 리더십 모두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다른 이슈에서 무슨 말을 하던 유권자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음

- 다섯째,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유권자에게 인정받으려면 이론가가 아니라 실물 경영자, 특히 대기업과 중   소기업 경영자를 포함, 재계 전체의 확신을 얻을 수 있어야

 

 

 ❍ 블레어의 제3의 길, 현대화

-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한 블레어는 그해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제3의 길의 원칙을 다시 표명

- 보수당을 결코 경시하지 않음. “5월 1일 압승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는 결코 두 번 연속 완전히 집권하지 못했다. 이것이     내가 깨고 싶은 또 하나의 기록이다. 지금 보수당은 활력을 잃었다. 그러나 그들은 죽지 않았다. 단지 잠자고 있을 뿐이다.”

-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자기혁신 강조. “국민들은 이 나라의 변화를 갈망한다. 우리가 우리 정당을 현대화할 의지를 국민들이     보자 우리를 믿게 되었다. 결과는 조용한 혁명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현대화추진자, 영국 국민이 일으키고 있     다.”

- 자연스런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어려운 선택 강조. “우리의 압승은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높은 이상과 어   려운 선택을 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인기 없을 수도 있지만 영원히 기억되는 정부가 되자. 보수당보다 더 좋은 정   부만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게 위대하고 근본적이고 개혁적인 정부의 하나가 되자. 우리가 노동당을 현대화했듯이 영국을 현대화   하자. 소수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영국을 만들자. 이는 변화를 요구한다. 어려운 선택을 요구한다.”


❍ 제3의 길 기업 매니페스토[16]

- 블레어의 신노동당은 총선 매니페스토와 별도로 기업 매니페스토(Business Manifesto) 발표,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면모 일신,       1997년 총선에서 압승

- 노동당 경제정책의 목표로 영국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을 선언. “우리의 목표는 영국이 국제경제에서 중심적 위   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영국이 기업하기 가장 좋은 곳, 국제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되기를 원한다.”

- 이분법 논리에서 탈피, 실용 강조. “공공 대 민간, 종업원 대 고용주, 국가 대 시장 간의 낡은 싸움 때문에 부를 창출해야 할 필요   에 대한 국민의 공유된 경제적 목적의식이 발전하지 못했다.” “신노동당은 낡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아이디어의 정당이다. 중요   한 것은 작동하는 것이다. 목표는 근본적이다. 수단은 현대적일 것이다.”

- 신노동당 정부의 임무로 역동적이고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 창출 강조. “정부가 해야 하는 것, 신노동당 정부가 할 것은 기업이 번   영하고 성공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우호적인 환경을 창출하는 것이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가 진정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전망을 갖고, 잘 경영되는 기존 기업이 확신을 갖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2) ‘신중도’를 찾아서


❍ 블레어의 중도화 권고[17]


➀ 집권으로 가는 길은 중도

- 노동당은 따뜻하고 배려할 뿐 아니라 성공에 대한 포부와 열망이 있어야. 열심히 일하는 가족은 근로와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원함. 성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이를 허용할 뿐 아니   라 지원하는지 알기 원함

-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우리가 경제를 잘 운영하고 효   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 경제적 불공정만이 아니라 거시경제에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동력에 대한 더 큰 논쟁을 해야

- 전략적이면서 개인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해야. 오늘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지도 정     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

- 정부가 국민의 편에 있고 준비되어 있고 무엇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우리가 공공서비스와 복   지국가의 개혁가가 되지 않는다면 보수당은 파괴자가 될 것임


➁ 중도는 현대적 진보

- 중도는 일련의 정책일 뿐 아니라 마인드. 좌우의 전통적 경계를 넘어 해법을 찾아야. 우리 진영에 안주하   는 것이 아니라 불편할지라도 능동적으로 다른 진영의 최선의 아이디어를 포용, 융합해야 

- 더 이상 좌파의 오래된 편견이 진보를 대변할 수 없음. 중도는 진보와 보수를 무효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구좌파, 즉 좌파보수의 진리독점관념을 타파, 진보의 영토를 확장함으로써 미래를 소유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하는 진보의 현대화

- 직면한 문제에 보편적 가치를 적용, 새롭고 창의적인 해법을 추구하는 정책 혁신가가 될 때, 승리. 이는 낡   은 수단에 집착하는 고정관념을 극복, 열린 마인드로 현실을 직시할 것을 요구

-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정치엘리트의 기득권만 강화하는 ‘차별화의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이 원하는 최우   선 과제에 집중,

- 상생의 해법을 찾는 ‘문제해결의 정치’에 기초, 정치의 기본을 복원함으로써 정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진보 집권’의 대전제


➂ 좋은 아이디어라도 그릇된 전략은 필패

- 중도를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전략과 전술이 일치하는 근본적 혁신 필요

- 개별적으로 아무리 인기 있는 정책일지라도 합쳐지면 중도 전략과 모순을 일으키거나 좌경화된 정책조합   이라면 필패

- 중도 전략은 그들 vs 우리의 일방적 ‘슬로건’이 아니라 보통사람이 공감하고 회자되는 ‘스토리.’ 이익집단     에 영합하는 백화점식 공약 나열이나 뭘 하려는지 모르는 짜깁기가 아니라 일관된 서사 구조가 있어야

- 중도의 서사 구조는 시끄러운 소수, 활동가의 선악이분법 진영논리에 안주하는 ‘존재감의 정치’가 아니라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희망과 고통을 함께 하는 ‘공감의 정치’

- 자연스런 수권정당의 스토리는 보수정당 지지층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들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는 ‘국민   통합의 정당’ 지향


❍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혁신하기 위한 차기 지도부의 과제[18]

- 지난 2010년 총선 패배 이후 지도부 경선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논쟁 실종. 차기 노동당 지도부 경선은 지  금이라도 경제정책에 대한 일관된 논쟁이 있어야

- 노동당은 밀리밴드의 당대표 사임으로 초래된 지도부 공백, 혼란을 막기 위해 조기 정당대회를 하자는 노  조의 주장을 거부하고 9월 12일 정기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함

- 앞으로 4개월간 처절한 자기성찰과 철저한 자기혁신의 논쟁이 가능. “노동당은 총선에서 심각한 패배를     당했다. 우리는 앞으로 정직하고 개방적인 논쟁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도전은 경청하고 배우는 것이     다.” (하먼 Harriet Harman 대표 권한대행)[19]


➀ 재정적자 통제

-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혁신하기 위해 차기 노동당 대표는 지속가능한 국가재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 재정건전성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경제 이슈에서 신뢰를 얻을 수 없음

- 이를 위해 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중시해야. 성장이 없다면 정부 차입은 예상을 넘어 늘어날 것임


➁ 성장과 생산성 향상

-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하는데 한계가 있음. 생활수준 향상과 불평등 축소     를 말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더 높은 생산성을 말하지 않는 노동당 대표는 신뢰받을 수 없음

- 이를 위해 노동당은 국가주의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현대 경제의 역동적 성격, ‘혁신’의 다른 이름이 ‘창   조적 파괴’임을 인정해야

- 기업이 성장의 엔진이라는 신념을 증명, 부자를 적대하는 제로섬 게임을 넘어 혁신과 투자를 통한 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업친화적 파트너십 추구


➂ 효율적 재정 지출과 감세

- 신뢰받는 노동당 대표는 노동당 정부가 오직 필요한 곳에 돈을 쓰는, 국민의 돈에 대한 현명한 관리자임     을 분명히 해야

- 노동당 대표는 재정건전성의 정당임을 증명함으로써 과도하게 세금을 걷고 과도하게 지출하고 차입하는   낭비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어야

- 이를 증명하는 시험 무대는 노동당이 증세가 아니라 감세를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는지 여부


➃ 재정적자 상황에서 공공부문 개혁

- 차기 노동당 대표는 돈이 없는 상황에서 결과를 중시하는 공공부문 혁신을 주장해야

- 호혜적 원칙과 실용적 접근방식에 입각, 최신 기술을 활용,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공공부문 혁신을 옹호해   야

- 특히 복지국가의 구조 개혁은 의존이 아니라 일을 장려함으로써 자활을 목적으로 해야


➄ 보통사람의 성공 열망 대변

- 공정성은 오직 부분적으로만 재분배의 제로섬 게임. 노동당이 부를 창출하고 기회와 사회이동을 확대하     는 낙관적 프레임 속에서 공정성을 말할 때, 유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음

- 차기 노동당 대표는 지극히 상식적인 보통사람의 성공하고 싶은 열망,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생활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열망을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 받는 나라, 이 자체가 공정성이고 따라서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공정성, ‘공정한 성공’ 이라는 보통사람의 ‘상식’을 주장해야. ‘상식’을 증명한 정당은 자연스   런 수권정당


 

[15] Robert Philpot. 2015. “The Politics of Delusion”. The Progress. 5. 15.

[16] The Labour Party. 1997. “Labour’s Business Manifesto : Equipping Britain for The Future.”

[17] Tony Blair, 2015. “Labour must be the Party of Ambition as well as Compassion.” The Guardian. 2015. 5. 10. Toby Hem,       2015. “Blair Tells Labour : Return to the Centre Ground to Win again.” The Guardian. 5. 10

[18] Stephen Beer. 2015. “Five Economic Challengers for Labour Leadership Candidates.” The Policy Network. 5. 22.

[19] The Labour List. 2015. “Timetable for Labour Leadership Contest Confirmed.” (5. 13.)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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