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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모델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모델

- 사회·경제시스템을 중심으로 -

이동호(민주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요약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의 영향으로 빈곤층의 확산, 빈부격차의 심화, 자살률 OECD 1위 등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지표가 악화되어 오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국가의 모습인가?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가 취해온 경제·사회정책과 제도를 재검토하고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다. 성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사회지표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성장도, 시장경제도 지켜내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을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과 ‘복지’이다. ‘공정’과 ‘복지’라는 두 개의 가치를 가지고 대한민국이 지향할 사회·경제시스템을 디자인한다면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와 ‘창조적 복지국가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공정의 원리를 한국에 적용하게 되면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문제, 시장의 독과점 현상, 토지소유의 편중 및 이로 인한 토지불로소득의 사유화 등을 개혁하는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복지는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사람을 키우는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복지 분야 투자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이며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 되는 새로운 성장모델이다. ‘창조적 복지국가’ 건설 및 지속을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 및 적극적 복지라는 사회정책, 공정경쟁 및 혁신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정책이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차례
Ⅰ. 현 사회․경제적 현상 진단
Ⅱ.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의 필요성
Ⅲ.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 모델
  1.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
  2. 국가발전모델의 구성
Ⅳ. 분야별 정책
  1. 공정한 경제
  2. 혁신형 경제
  3. 보편적 복지
  4. 적극적 복지

표 차례

도시가구 대상 연도별 빈곤층 비중(단위: %)
도시가구 대상 연도별 중산층 비중(단위: %)
지니계수 추이
소득분위별 자산 비중(단위: %)
비정규직 규모(단위: 명)
자살률 추이
시기별 경제성장률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추이
1994~2006년, 북유럽과 일본의 일자리 증가율
10억 원을 투자했을 경우 취업유발계수
주요국 1인당 GDP 2만불시 전체예산 대비 복지지출 비중
OECD 주요국 사회서비스 고용비중


I. 현 사회·경제적 현상 진단

□ 시장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음

  ㅇ IMF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영향으로 자본시장에 의한 규율 확립과 노동시장 유연화를 기조로 하는 경제체제가 자리 잡음
    - 자본시장에 의한 규율은 단기 수익성 제고를 강요했고 이는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의 형태로 나타났음
    -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저투자, 저성장, 고용불안과 같은 문제가 일시적인 경기순환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현상으로 고착화됨

  ㅇ 또한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는 서민대중의 입장에서는 삶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고통스런 변화일 수밖에 없음

□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회지표는 악화되어 오고 있음

1) 빈곤층 확대

ㅇ 우리나라 소득계층 구조가 중산층 중심의 안정적인 항아리 형에서 빈곤층이 많은 피라미드형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음
- 1997년 9.9%였던 빈곤층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12.8%로 급속히 증가함. 이후 다소 줄어들다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
       
        도시가구 대상 연도별 빈곤층 비중(단위: %)

'97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9.9

12.4

12.8

10.5

10.9

10.9

12.3

12.3

13.8

14.2

14.4

14.3

        출처 : 통계청 
        * 1인가구와 농어가를 제외한 도시가구의 가처분소득을 대상으로 한 통계임

2) 무너지는 중산층

ㅇ 경제가 성장해도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에게까지 파급되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음
- 중산층 가구의 비중은 1997년 71.5%에서 외환위기 이후 65.5%로 급속히 감소함. 이후 잠시 완화되었다가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음
       
       도시가구 대상 연도별 중산층 비중(단위: %)

'97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9.9

12.4

12.8

10.5

10.9

10.9

12.3

12.3

13.8

14.2

14.4

14.3

        출처 : 통계청
        * 1인가구와 농어가를 제외한 도시가구의 가처분소득을 대상으로 한 통계임

ㅇ 중산층은 사회 안정의 버팀목임. 중산층이 무너져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면 계층 간 갈등을 초래해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함
- 아울러 소비 둔화로 내수기반을 약화시켜 성장 동력을 무너뜨림. 중산층이 무너져서는 안 되는 이유임

3) 빈부격차 심화

ㅇ 성장의 혜택이 대기업 등 소수의 승자에게만 편중되고 고용이나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음
     
        지니계수 추이

'97

'98

'99

'00

'01

'02

'03

'04

'05

'06

'07

'08

0.274

0.310

0.323

0.299

0.309

0.306

0.299

0.301

0.312

0.317

0.325

0.321

        출처 : 통계청
        * 1인가구와 농어가를 제외한 도시가구의 가처분소득을 대상으로 한 통계임

- 지니계수는 외환위기 상황을 반영해 1997년과 1998년 사이의 증가폭이 두드러짐. 2000년에 잠시 완화됐던 것이 그 후 다시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줌

ㅇ 자산 불평등 지표는 더 심각함. 우리나라 순자산의 절반을 상위 10% 계층이 차지하고 있음
- 한국의 전체 순자산 중 47.2%를 상위 10% 계층(순자산 10분위)이 차지함. 반면 순자산 하위 50% 계층인 1분위부터 5분위 계층이 보유한 순자산은 전체의 8.9%에 불과했음. 특히 순자산 최하위 계층인 1분위 계층의 자산점유율은 -0.5%에 불과해 빚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남 (2010년 가계금융조사)

       소득분위별 자산 비중(단위: %)

소득

1분위

2분위

3분위

4분위

5분위

6분위

7분위

8분위

9분위

10분위

비중

-0.5

0.7

1.6

2.8

4.3

6.0

8.3

11.7

17.9

47.2

        출처 : 통계청, 한국은행, 금감원
    
ㅇ 소득 및 자산 격차에 따른 부의 불평등은 사교육과 맞물리며 사회적 계층의 대물림 현상을 낳고 있음

4) 비정규직 증가

ㅇ 노동시장 유연화는 근로계층 간 양극화의 핵심 기재임. 미국식 구조조정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받아들여지면서 대기업들은 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비정규직  비중을 늘려왔음

       비정규직 규모(단위: 명)
     
       출처 : 고용노동부

- 비정규직은 고용노동부 집계 기준으로 2001년 364만 명에서 2009년 575만 명으로 급증했음
* 노동계 통계로는 비정규직 규모가 약 840만 명으로 추정됨

5) 자살률 OECD 1위

    자살률 추이
    
     출처 : 통계청
*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
 
ㅇ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1997년 13명에서 2009년 31명으로 2.5배가량 증가했음

  - OECD가 2006년도 자료를 바탕으로 회원국들의 자살률을 조사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21.5명)임. OECD 평균인 11.1  명보다 거의 2배 더 높은 수치임

□ 이러한 각종 사회지표의 악화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음

ㅇ 국가는 분열하고 사회의 통합은 깨지고 있음. 이러한 사회는 국민들이 희망을 버리고 경제의 역동성마저 사라지게 함

ㅇ 만일 우리 사회의 양극화 심화 현상을 경시한다면 사회통합의 저해라는  값비싼 대가만이 아니라 경제성장 잠재력이 극도로 피폐해지는 결과를 피할 수 없음

 

II.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의 필요성

□ 지난 10년간 두 차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사회 문제들의 도전을 받고 있음
 
 ㅇ 이른바 ‘97년 체제’ 성립 이후 한국사회가 직면한 최대 현안은 양극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한국 사회를 매우 빠르게 해체시켰음

   - 이로 인해 노동자와 서민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졌고, 중산층까지 경제ㆍ사 회 생활의 불안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이른바 ‘범불안 시대’를 맞고 있음
 
□ 또한 신자유주의 체제 이후 경제사회의 역동성이 급속하게 떨어짐

 ㅇ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생존본능에 따라 안정을 추구하게 되는데, 여기서 창의적 사고와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므로 경제사회의 역동성이 급속하게 줄어듦

  - 세상은 정글처럼 약육강식 사회로 변해 가는데, 제도적 복지는 미약해 개인과 가족의 안정적 삶을 보호해주지 않는 조건에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피동적 자기보호’ 뿐임

 ㅇ 불안과 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난 6ㆍ 2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되었음

  -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전환하고 있는 까닭은 현재와 같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는 방식으로는 국민 대다수가 이와 같은 ‘범불안 시대’ 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임

 

□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가 취해온 경제·사회정책과 우리나라의 각종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이의 방향 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임

ㅇ 정부의 성장지상주의적 정책 방향의 이면에는 전 국민이 불안계층화 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임

ㅇ 성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님. 그러나 지금과 같은 사회지표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성장도, 시장경제도 지켜낼 수 없을지 모름

ㅇ 단순히 시혜적 복지를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조세와 재정지출의 구조, 거시경제정책의 목표, 공정경쟁 질서와 시장구조, 고용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재구성을 검토해야 함

 

□ 새로운 국가발전모델을 디자인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임

 ㅇ 진보개혁 진영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키워드는 ‘공정’과 ‘복지’임

 ㅇ 공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최대의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양극화는 상당 부분 시장생태계의 파괴로부터 기인함. 즉 특권과 반칙, 비정상과 불공정 등이 시장기구의 정상적인 작동을 막고 있음

  - 국가로부터 엄청난 특혜를 누리면서도 각종 비자금․탈세 등 기업윤리를 저버리는 재벌총수들, 중소기업에 대한 수탈을 자행해 중소기업의 정상적 인 성장을 방해하는 재벌집단들,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을 누리는 대토지 소유자들 등
 
 ㅇ 복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복지는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는 물질적 조건을 공동체가 보장하자는 것임

  - 차별, 특권, 불의가 판치면서 어려운 사람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이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사회안전망이고 그것이 복지정책으로 나타남

  - 복지에 대한 투자는 성장과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음. 과거 토목, 건설에 투자한 돈과 달리 복지를 통해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서민경제에 직접 도움이 됨

  - 복지가 성장과 연결되고, 이는 혁신과 창조, 창의를 바탕으로 한 역동적 사회를 지향하는 것임

 

III.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 모델

1.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

□ 최근의 사회․경제적 현상은 경제성장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립을 요구

 ㅇ 기존의 전통적인 성장모형에 따르면 투입요소인 노동과 자본의 축적에 따라 경제가 성장함

  - 성장이 일정단계에 이르면 한계생산성체감의 법칙에 따라 자본축적에 의존하는 투입요소 주도의 성장은 한계에 봉착

 ㅇ 내생적 성장 모형에 따르면 경제는 내생적으로 결정된 생산성의 증가율에 따라 경제가 성장한다고 봄

   - 1981년부터 2009년까지 경제성장률 추세와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사이의 관계를 보면, 이미 2000년대 이후엔 양보다는 질에 의해 성장이 좌우되는 단계로 경제 체질 자체가 바뀌었음

시기별 경제성장률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추이

출처 : 산업연구원

 

□ 요소생산성을 높이려는 혁신형 성장전략의 핵심은 복지임. 복지 분야 투자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이며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 되는 새로운 성장모델임

 ㅇ 과거에는 복지를 문자 그대로 잔여주의(residualism)적으로, 시혜로, 소비로 인식했기 때문에 복지를 통해 경제를 키운다는 개념이 없었음

  - 교육ㆍ보육ㆍ보건 등 인적자원 개발에 쓰이는 재원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인간의 창의성을 끌어올리는 혁신형 성장전략임

 ㅇ 보편적 복지가 갖추어져야 변화와 혁신, 창의와 도전의 활성화가 가능함

  - 사회안전망 제공으로 위험부담을 용이하게 하여 혁신활동의 유인을 제고(Garcia-Penalosa and Wen 2004)

 ㅇ 내생적 성장모형에 따르면 사회(복지)지출은 인적자원의 잠재적 활용을 극대화하고 사회갈등의 감소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를 통해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밝힘

 

 □ 또한 복지는 성장정책, 일자리 창출정책으로 경제 선순환의 출발점이 됨

 ㅇ 복지는 투자적 지출임. 온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 보육, 의료 주거 등 인간적 생활을 보장해 줌으로써, 중산서민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소비증가→내수확충 및 투자촉진, 성장률 제고→국가 재정확충→보편적 복지 증대로 선순환 시키는 지속가능한 성장정책임

  - 90년대 일본과 북유럽 국가들은 유사한 부동산 위기에 직면했으나 일본은 토목건설형 경기부양에 집중한 반면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확충과 교육개혁에 집중하는 등 인적자본 양성에 투자함

  - 그 결과 94년~06년 일본의 일자리는 △0.6% 감소했으나 북유럽 국가들은 평균 20%의 일자리가 늘어남

1994~2006년, 북유럽과 일본의 일자리 증가율

출처 : ILO, 이용섭 의원실

 - 특히 복지지출은 최종수요처가 국민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비재상품과 서비스에 관련되기 때문에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수요촉진과 고용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가져옴

 ㅇ 또한 국가가 교육, 보육, 의료, 주거 등 보편적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질 좋은 청년 및 여성 일자리를 대폭 창출할 수 있음

  ․10억 원을 투자했을 때 사회서비스는 21.9명, 교육 및 보건은 18.2명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음. 반면 건설업은 10억 원을 투자했을 때 14.3명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음

10억 원을 투자했을 경우 취업유발계수

출처 : ‘08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2. 국가발전모델의 구성

1) 공정한 사회

□ 우리 국민은 한 세대 만에 분단과 전쟁의 폐해를 딛고 G20 국가가 되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음

 ㅇ 일반적으로 압축 성장은 빛과 그림자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데, 나라 전체가 앞만 보고 질주하면서 편법과 반칙 등의 불공정이 득세하는 왜곡된 상황이 초래된 것임

 ㅇ 하지만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진 지금 공정성은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산이자 가치가 되었음

  - 공정하지 못한 사회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되고 분열된 사회와 국가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기 때문임

 

□ ‘공정’의 정의

 ㅇ ‘공정’ 혹은 ‘정의’에 대한 개념은 학자들마다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음

  - 일반적으로 개인에게는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고 시장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하는 환경이 마련되고,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배려하고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공정사회가 그려나가는 큰 그림이 될 것임

 ※ 남기업(2010)은 “공정국가(fair state): 새로운 국가 - 시장관계 모델"에서 공정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3가지 원칙을 제시함

   ㅇ 시장에서의 공정성은 ‘출발의 공정성’과 ‘과정의 공정성’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

   ㅇ 공정국가의 시장개입 3원칙

 ① 제 1원칙: 불로소득 근절의 원칙

  - 공정성과 불로소득은 양립할 수 없음. 불로소득의 사유화는 불공정성의 대표적 예임. 불로소득은 출발의 공정성과 과정의 공정성 모두와 충돌함

  - 시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로소득을 근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음. 그러나 토지 불로소득은 한국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매우 심각함. 토지소유의 편중 및 이로 인한 토지불로소득의 사유화는 빈부격차 심화, 산업구조의 후진화, 부정부패 양산, 노동과 자본 간 갈등 격화 등의 주된 원인임

 ② 제 2원칙: 기회균등의 원칙

  - 국가는 기회균등을 통해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생산에 기여하여 자신의 능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 기회균등의 원칙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과의 불평등은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될 것임

  - 기회균등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의 핵심은 출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 국가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음. 현실적인 대안은 교육기회와 의료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해 주는데서 찾아야 함

 ③ 제3원칙: 경쟁시장의 원칙

  - 국가가 경쟁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시장에 개입하는 이유는 경쟁시장과 구별되는 독과점시장 그 자체가 불공정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임. 독과점으로 발생한 진입장벽은 출발과 과정의 공정성을 해칠 수밖에 없기 때문임

□ 남기업(2010)의 공정국가의 원칙은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개혁하는 데 중요한 준거 틀이 될 수 있음

 ㅇ 현재 한국은 불로소득으로 인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기회균등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시장의 독과점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음

  - 그뿐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문제도 심각함

  - 따라서 공정국가의 원리를 한국에 적용하게 되면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문제, 시장의 독과점 현상, 토지소유의 편중  및 이로 인한 토지불로소득의 사유화 등을 개혁하는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임

 

2) 창조적 복지국가

□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는 본질적으로 고용·교육·주거 등 인간의 존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 곧 사회권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음

 ㅇ 이처럼 사회권의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듦

  - 이미 상당 기간 ‘고용 없는 성장’을 겪은 상황에서 경제성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

  - 한번 빈곤층으로 추락하면, 기초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고, 좀처럼 재도전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은 깨닫게 되었음

 ㅇ 우리 사회는 더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식의 복지를 기반으로는 발전할 수 없음

  - 복지는 사회 성원들을 통합하고,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건설하려는 노력임. 복지는 서민에 대한 일시적 시혜가 아니라 이미 변화한 우리네 삶터에 필수적인 재화임

 

□ 이제 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성장도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음

 ㅇ 무엇보다 복지는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사람을 키우는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중요함

  - 복지를 성장의 일환으로 보고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합하여 이를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함

 

□ 복지가 성장과 연결되고, 이는 혁신과 창조, 창의를 바탕으로 한 역동적 사회를 지향하는 것임. 때문에 ‘창조형 복지국가’라고 정의를 내림

 ㅇ ‘창조형 복지국가’ 모델은 반칙과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고 기초생활 보호는 한 단계 더 높여 더 많은 수혜자를 만드는 것임. 그렇게 하려면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혁신과 창의가 중요한 이유

 

□ ‘창조적 복지국가’ 건설 및 지속을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 및 적극적 복지라는 사회정책, 예산조정 및 증세 등을 포함한 재정정책, 공정경쟁 및 혁신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정책이 패키지로 작용해야 함

 ㅇ 사회정책으로서 ‘보편적 복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한 물적 조건을 모두에게 제공하고 기회 평등을 보장함. 이를 통해 삶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기업가적 도전정신이 확보되는 효과까지 거두게 됨

 ㅇ ‘적극적 복지’는 고용확대에 기여하는 교육과 노동과 복지가 융합하는 3각 협력체제 구축을 의미함

  - 국민 개개인의 잠재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책들의 조합을 말함. 예를 들면 ‘맞춤형 특성화 교육체계 확립’과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등 대상별 능력 개발 시스템 구축,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등임

 

□ 복지국가는 복지만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경제의 변화를 수반해야 함. 경제가 분배의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는 한, 재분배만으로 이를 극복할 수는 없음

 ㅇ 신자유주의 양극화 경제체제의 극복을 의미하는 ‘공정한 경제’가 없는 복지는 성공하기 어렵고,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 없이는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없음

 ㅇ 경제정책 측면에서는 ‘공정한 경제’와 ‘혁신형 경제’가 핵심임

  - 공정한 경제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화, 공정한 대ㆍ중소기업 관계 구축, 금융의 공공성 확보, 중소기업 지원체계, 비정규직 문제 등을 포함함

  - 혁신형 경제의 핵심개념은 사람에 대한 투자임. 이는 창의성ㆍ다양성ㆍ유연성을 중시하는 혁신적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튼튼한 사회안전망으로 모험정신을 높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는 것임

 ㅇ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재정 건전성/복지재원 확보를 위한 예산배분, 증세 등이 포함됨

  - 재정정책은 성장잠재력 약화, 저출산ㆍ고령화, 양극화 등의 당면 현안에 적극 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함

  - 보편적 복지 확대 재원조달을 위한 세출구조 개편, 조세정의 구현 등이 포함됨

 

□ ‘공정’과 ‘복지’라는 두 개의 가치를 가지고 대한민국이 지향할 사회·경제 시스템을 디자인한다면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와 ‘창조적 복지국가’ 건설이 가능할 것임

ㅇ ‘공정’을 토대로 새롭게 디자인되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와 창조적인 복지국가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임

  -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시장에서 1차적 분배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예산 제약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어 창조적 복지국가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작업이 수월해지기 때문임

  - 반대로 창조적 복지국가의 구축 및 운용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의 토대로 기능할 것임

 

IV. 분야별 정책

1. 공정한 경제

1) 거시경제정책

□ 고용을 거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함

 ㅇ 거시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성장에서 고용으로 바뀌어야 함

  -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투자와 수출은 장기성장에 기여하지 못함.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통해 사회통합을 달성하고 경제의 유연성을 높일 때 세계화와 기술진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동시에 내수시장을 확대하여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음
 
 ㅇ 우리 경제는 수출에 비해 내수의 비중이 작은데, 내수를 성장 축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

  - 우리 경제에서 내수가 안 되는 핵심 이유는 GDP 대비 가처분소득이 너무 작기 때문임

  - 정부의 핵심 정책이 수출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로 바뀌게 되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됨. 대부분의 중산·서민층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이어 소득이 늘어나면서 GDP 대비 가처분소득의 비중이 커지고 양극화가 해소됨.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내수가 늘어남

  -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의 축을 수출대기업에서 고용의 중심인 내수위주의 중소기업으로 설정해야 함

  ㅇ 환율 등의 거시정책의 운용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수출위주의 사고에서 내수중소기업 위주로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음

 

2) 금융정책

□ 금융의 공공성 강화

 ㅇ 금융의 경제학적 성격은 체제재(system goods)임. 체제를 구성하는 산업이 망하게 되면 공적자금 즉, 세금으로 구제할 수밖에 없음

  - 이것이 바로 금융 공공성의 핵심이며 이런 체제재를 사적으로 운영하면 그 사회는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음. 금융의 사적 운영을 한껏 부추긴 결과가 현재의 금융위기임

 ㅇ 금융 자유화, 주주자본주의화가 심화됨에 따라 금융기관이 공공적 본분을 외면하고 있음

  -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 전체적으로 외국자본의 진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배분이 편중됨

  * 대표적인 예로 리스크가 적은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 집중, 부동산투기를 부추긴 주택담보대출 영업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