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연두교서는 올해 국정방향이자 동시에 대선에 임하는 기본방향이다. 오바마 자신도 올해 연두교서를 “근로와 책임이 보상받는 경제, 즉 견실한 경제(economy that's built to last)를 재건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할 필요가 있는 행동에 대한 청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싱크탱크 제3의 길 연구위원 빌 슈나이더(Bill Schneider)는 오바마 대통령 연두교서의 화두는 ‘공정성’이라고 정리한다. 공정성을 위한 싸움의 목적은 ‘일자리’이다. 이 싸움의 적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다. 오바마는 대표적으로 중국과 월스트리트를 예로 들고 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우리가 서로 싸울 것이 아니라 함께 뭉쳐서 진정한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적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과 특수이익집단이다. 공정성을 위한 싸움은 ‘계급전쟁’이 아니라 ‘상식’이다. 이와 같은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파적 대통령으로서 공정성을 위한 싸움을 상식을 회복하는 국민통합의 메시지로 제시한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공화당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진보정책연구소 소장 윌 마샬(Will Marshall)은 연두교서의 기조가 ‘공정성’이고, 공정성이 ‘경제적 애국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오바마의 포퓰리즘이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오바마는 이데올로기의 차이 또는 당파적 차이를 자극하기보다 완화함으로써 합의할 수 있는 공동의 미국의 가치와 국익을 반복해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가능케 했던 무당파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초당파적 메시지로 복귀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클린턴의 제3의 길을 연상하게 한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이슈는 약속을 생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 약속은 “모든 미국인이 기회를 가지는 성공 스토리이다. 즉, 열심히 일하면 가족을 부양하고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퇴직 이후의 걱정이 없는 기본적인 미국의 약속이다.” 미국의 약속은 모든 미국인이 공유하는 ‘아메리칸드림’을 연상시킨다. 이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정한 몫을 얻고 모두가 공정하게 부담하고 모두가 동일한 규칙을 지키는 경제를 복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공화당의 가치도 아니고 민주당의 가치도 아니다. 바로 미국의 가치이다. 우리는 이를 다시 주장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견실한 경제, 즉 미국의 제조업, 미국의 에너지, 미국 노동자의 기술, 미국의 가치 혁신에 기초한 경제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① 제조업
기본 메시지는 “일자리를 해외로 유출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② 무역
“중국과 같은 국가들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조사하는 무역집행국(Trade Enforcement Unit)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노동자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이다. 경쟁의 장이 공평하다면 미국은 언제나 승리할 것이다.”
③ 기술훈련
“복잡한 훈련 프로그램을 지금부터 하나의 프로그램, 하나의 웹사이트,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하나의 장소로 통합”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실업시스템을 재취업시스템으로 전환시킬 때이다.”
④ 교육
중산층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대학등록금 세금공제(tuition tax credit)를 확대하고 근로장학생(work-study jobs)의 수를 2배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등록금 폭등을 계속 지원할 수 없다. 주 정부는 고등교육을 예산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대학은 지속적으로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 등록금 폭등과 관련된 메시지는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멈출 수 없다면 납세자가 내는 지원금은 줄어들 것이다. 고등교육은 사치품이 아니다. 미국의 모든 가족이 향유해야 하는 경제적 필수요건이다.”
⑤ 혁신
“견실한 경제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의 재능과 창의를 장려하는 경제이다. 이는 여성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일할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들, 새로운 스티브 잡스가 되기를 열망하는 모든 위험감수자와 기업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은 언제나 미국 그 자체이다. 대부분의 새로운 일자리는 신생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창출된다.” 따라서 기업가의 금융지원을 방해하는 규제를 철폐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감면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⑥ 클린 에너지
“미국의 모든 에너지 가용 자원을 개발하는 전면적인 전략, 즉 더 깨끗하고 더 저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환경과 경제를 양자택일할 필요가 없다.” 클린 에너지 세금공제(clean energy tax credit)와 에너지 혁신 시장을 창출하는 클린 에너지 표준을 만들고 기업의 에너지 절감 노력을 지원할 것을 제안한다.
⑦ 금융개혁
“매일 열심히 일하고 규칙을 지키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정부와 금융시스템이 자기와 같은 것을 하기를 바란다. 최상층에서 최하층까지 동일한 규칙을 적용할 때이다. 기업에 대한 어떤 구제(bailouts)도 없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어떤 시혜(handouts)도 없을 것이다. 어떤 책임회피(copouts)도 없을 것이다. 견실한 미국은 모두로부터 책임을 요구한다.”
무책임한 행동을 방지하는 스마트한 규제는 자유시장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자신이 규칙을 만드는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만든 새로운 규칙은 금융시스템의 핵심 목적을 복원하는 것이다. 즉 최상의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에게 자금을 대출하고 주택을 구입하거나 사업을 시작하거나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를 원하는 책임 있는 가족에게 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부정행위를 단속하고 국민의 투자를 보호하는 금융범죄조사국(Financial Crimes Unit)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⑧ 버핏세
“페어플레이와 공유된 책임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복원하는 것은 국민과 경제를 보호할 것이다. 이는 또한 국가부채를 낮추고 미래에 투자하도록 한다. 현재 가장 긴급한 우선순위는 아직도 경기회복이 취약한 상황에서 1억6천만 근로 미국인에 대한 세금인상을 중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봉급생활자의 원천소득세(payroll tax) 감면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촉구한다.
“지금 미국의 최상위 부자 2%에 대한 임시세금공제에 2조 달러를 쓰고 있다. 지금 조세체계의 허점 때문에 백만장자의 1/4이 수백만 중산층 가정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다. 지금 워런 버핏(Warren Buffet)은 자신의 비서보다 더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낸다.”
“조세개혁은 버핏 룰에 따라야 한다. 연소득이 1백만 달러 이상이라면 30% 세율 이하로 세금을 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백만장자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반면 매년 2십5만 달러 이하를 버는 미국 가정의 98%에게 세금 인상을 해서는 안 된다.”
“이를 계급전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억만장자가 최소한 자신의 비서만큼 세금을 내야하는지를 국민에게 물어보라.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를 상식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금융에서 성공하는 것을 시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성공을 존경한다. 국민이 대통령인 나와 같은 사람에게 공정한 세금 부담을 하는지를 물었을 때, 이는 부자를 시기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내가 필요하지 않고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세금감면을 얻었을 때, 재정적자를 늘리거나 노인이나 학생, 힘겹게 사는 가족이 이를 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옳지 않다. 미국인은 이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미국인은 동일한 공유된 책임감을 가졌을 때만 우리의 생활방식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우리가 재정적자를 줄이고 견실한 미국을 만드는 방법이다.”
⑨ 정치개혁
정치 불신은 “정치에서 돈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의회 의원이 직무와 관련된 정보로 이득을 취하는 내부자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한다.
⑩ 정부개혁
“더 작고 더 빠르고 국민의 필요에 더 민감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연방관료제를 공고화 할 수 있는 권한을 줄 것을 의회에 요구한다.” 정부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양당이 서로를 파괴하는 영구적 캠페인, 즉 상식적 아이디어에 대해 합의를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이데올로기를 고수하는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오바마는 공화당 대통령인 링컨을 인용한다. “나는 민주당원이다. 그러나 공화당 대통령 링컨이 믿었던 것을 믿는다. 정부는 국민이 스스로 더 잘할 수 없을 것만 국민을 위해 해야 한다.”
“요점은 우리 모두가 더 스마트하고 더 효율적인 정부를 원한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의 가장 큰 철학적 차이를 줄일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 나는 의회의 도움과 무관하게 경제성장을 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취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행동할 때, 미국이 못 할 것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파적 대통령’으로서 국민통합을 호소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희망을 말하는 것으로 연설을 마무리한다. “이 나라는 우리가 함께 건국했기 때문에 위대하다. 이 나라는 우리가 한 팀으로 일하기 때문에 위대하다. 이 나라는 우리가 서로를 지켜주기 때문에 위대하다. 우리가 공동 목적에 함께 한다면, 우리가 우리의 공동 결의를 견지한다면, 우리의 여행은 전진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희망차다. 미국은 언제나 강력할 것이다.”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갤스톤(William Galston)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권고를 중심으로 연두교서를 분석하고 있다.
첫째, 싫건 좋건 현직 대통령의 실적이 재선 전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예외가 아니다. 2008-2009년 경제위기와 2010-2011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넘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할 수 있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태를 설명하기 위해 그 원인이 직접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자신이 취임하기 전 6개월 간 4백만 개의 일자리가 상실되고 미처 손쓸 수 없는 취임 초기에 또 4백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 후 제조업이 주축이 된 민간부문에서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음을 밝힌다. “현재의 우리 연합의 상태는 더 강해지고 있다.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진로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멘텀에 기초”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미국진보센터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관련하여 오바마의 키워드는 ‘혁신’이라는 말한다. “혁신은 미국의 정체성의 본질이고 경제와 중상층의 미래 성공을 지속시키는 불가결한 도구이다.” 대통령의 청사진은 다음과 같은 혁신의 블록들에 대한 투자이다. 혁신적 제조업, 숙련된 노동력, 번영하는 중소기업과 신생기업, 현대적 인프라, 세계시장에 대한 접근, 연구개발에 대한 확고한 투자가 그것이다.
둘째, 미국인은 미국경제가 근본적으로 변했고 미래의 성공 스토리가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대통령은 성공 스토리를 말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 제조업이 부활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클린 에너지와 인프라에 대해 투자하고, 국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감세하고, 교육·훈련과 함께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시정할 것을 약속한다.
셋째, 근로 미국인, 즉 중산층과 중산층에 진입하기 원하는 서민의 어려움이 최대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프레임을 개발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보편적 가치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려 한다. “모두가 공정한 몫을 얻고 모두가 공정하게 부담하고 모두가 동일한 규칙을 지키는 경제를 복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공화당의 가치도 아니고 민주당의 가치도 아니다. 바로 미국의 가치이다.” 이 가치를 상징하는 정책은 ‘버핏 룰’에 기초한 조세개혁이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불평등의 테마를 사실상 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현명한 변화이다. 미국 문화에서 공정한 기회의 원칙은 불평등 테마보다 더 강력하다.”
넷째, 현재 정부 자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상 최저이다. 오바마의 어젠더가 적극적 정부에 기초한다면 대통령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미국인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갤스톤은 여기서 오바마가 자신의 경제 어젠더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것으로 희망하면서 국민의 정부불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바마는 정부개혁 의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오바마는 의회에 정부개혁을 위한 권한을 요구하고 정부개혁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의회의 이데올로기적 싸움 때문임을 분명히 한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대통령인 링컨의 말을 인용하면서 초당파적인 정부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요점은 우리 모두가 더 스마트하고 더 효율적인 정부를 원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오바마는 단순한 대선 후보가 아니다. 대통령이기 때문에 국민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말할 것을 기대한다. 오바마는 공화당과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 동시에 전국민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연두교서에서 오바마는 정당 지도자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말했다. 정당 간의 차이를 비통하게 말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공동 목적을 찾고자 노력한다.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이슈인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자 한다. 동시에 공정성, 공동 목적을 미국의 가치로 강조하고 민주당이 미국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당임을 은연중 주장함으로써 공화당에 맞서고 있다.
자료 Barack Obama. "President Obama's 2012 State Of The Union Address". 2012. 1. 24. _union_address_112893.html Barack Obama. "Obama Weekly Address: State Of The Union Will Be "Blueprint" To Fix Economy" 2012. 1. 21. _to_fix_economy.html William Galston. "An Analysis of President Obama's Speech". the Huffington Post. 2012. 1. 25. Bill Schneider. "Obama Rallies his Troops in SOTU". The Politico. 2012. 1. 25. Will Marshall. "Is Obama's Populism Persuasive?" The Arena. 2012. 1. 24. http://www.politico.com/arena/perm/Will_Marshall_484C3A76-1337-463E-BA30-952166E1F803.html Ed Paisley, Sean Pool. "President Obama Links Middle-Class Prosperity and Innovation".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2012. 1. 25. http://www.americanprogress.org/issues/2012/01/obama_middle_class_innova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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