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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 사회경제체제의 대안 구상 : 2012년 진보의 가치와 경제개혁 과제

 

“시장경제와 공공경제, 사회적 경제의 균형이

진보경제 모델의 요체다.”

 

 

체감 경기의 악화 지속, 고용 불안 심화, 가계 부채의 증가, 시장 소득의 정체 등 향후 수 년 동안 경제여건의 개선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복지 담론만으로는 점점 더 국민의 공감을 얻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시장에서의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문제는 일차적으로 시장 자체의 개혁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데, 이것이 진보가 혁신적이고 구체적인 경제개혁 담론을 제시해야 할 이유가 된다.

 

따라서 진보의 경제, 사회정책 대안은 ‘시장에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 개혁’과 ‘사회적 복지를 통한 재분배 강화’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각각의 세부적 규제안과 대안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진보개혁세력은 2012년 이후의 시대적 변화를 능동적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기초하여 새로운 진보의 가치와 비전을 정립하고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진보가 제시해야 할 가치는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바탕을 이뤄왔던 자유시장과 승자독식의 논리를 깨고 ‘신뢰와 협동’을 기본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사회운영원리다.

 

사회는 다양한 원리에 의해 구성되고 굴러간다. 지금의 신자유주의는 시장경제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를 불러온 것이다. 이제는 시장의 원리뿐 아니라 국가와 공동체에 움직이는 영역도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장, 국가, 공동체로 나누어 각각 효율, 평등, 연대를 추구하는 영역의 조합으로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헝가리의 경제학자 칼 폴라니 역시 저서 에서 시장, 재분배, 선물이라는 세 가지 교환양식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또한 시장경제는 사회조직의 일부에 불과한데, 사회의 모든 영역을 시장경제의 원리로 일원화한 결과 대공황이 나타났다고 보았다. 프랑스 혁명의 가치가 자유, 평등, 박애라는 점도 시장경제, 공공경제, 사회경제의 구분과 닮아있다.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시장경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제영역을 창출하고 확대시켜야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거시 성장모델, 성장 전략도 만들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기존 성장 모델이 국내적으로는 부채에 근거한 소비확대로 주도되는 성장,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수출에 의지하는 성장모델이었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는 이 두 가지 모델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소득주도 성장모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전략에서는 생산성 증가가 재벌개혁과 정부의 적극적인 소득정책에 따라 노동시장의 실질임금 증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복지지출 확대는 세후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가져온다.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내수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이윤 및 매출 증가의 기대를 형성할 것이다.

 

신뢰와 협동에 기초한 새로운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개혁을 추진하자면, 가장 먼저 경제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재벌체제’를 개혁하고 기초적인 경제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 재벌체제의 개혁은 향후 2010년대를 관통하는 한국경제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핵심 키워드이며 양극화 체제가 어떻게 해소될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본 지표가 된다. 재벌 개혁은 한국경제 구조의 근간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정책 수단에 의할 수 없고 어느 한 시점에서 일시에 달성될 수도 없다. 포괄적인 정책 패키지를 동원하여 장기적으로 체제 개혁을 한다는 관점에 서야 한다.

 

2012년 선거는 보편복지담론에 기초하면서도 의제 영역이 확장되면서 경제 민주화 담론이 주 논쟁 영역으로 발전할 것이다. 금융규제와 재벌개혁, 자산 거품 억제, 소득 불평등 완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 민주화에 대한 명확한 의제제기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경제 민주화의 내용을 노동 민주화를 확장시키는 것만이 근본적인 불평등 완화와 양극화 해소의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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