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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북중 경제협력의 현황과 시사점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5.24조치 등으로 남북 경협이 축소중단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중 경협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에 있음. 북중 경협의 확대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효과를 지닐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종속, 나아가 정치적 영향력의 심화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함.
남북 경협을 전면 활성화하고 최근의 북중관계 변화 양상을 고려한 대북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북중 경협의 확대를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동북아 경제협력의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임

 

I. 북중 경제협력 현황

□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8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북중간 경제협력이 가속화되고 있음
◯ 북중은 8월 14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천더밍 상무부장 주재로 ‘나선지구 관리위원회와 황금평위화도지구 관리위원회 설립’을 선포하고 경제기술협력 협의에 서명함
- 나선지대를 북한의 선진제조업 기지 및 동북아의 국제화물 중계지로 육성하며 황금평위화도지대를 지식집약형 신흥경제구역으로 건설하기로 합의함
◯ 이후 북중 양국이 나진청진항을 비롯해 동해 주요 항구 4~5곳의 공동개발을 추진할 계획임이 밝혀짐
- 중국은 이들 항구를 통해 지린 랴오닝 성의 물류를 중국 남부로 수송해 수송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한국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산임

□ 북중 경협은 2009년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과 2010년 5월과 8월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이후 본격화되었음
◯ 2010년 12월에 북중은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공동개발 및 공동관리에 관한 협정”을 체결함
- 2011년 6월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의 착공식을 가졌으며, 두 지역을 종합산업벨트로 조성한다는 ‘북중 공동개발 총계획 요강’의 중장기 청사진이 발표됨
◯ 이외에도 두만강유역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長吉圖 창춘-지리-투먼) 개방선도구 사업’, 훈춘~나진항 사이의 도로 포장공사, 신압록강대교 건설 등이 추진 중임

□ 한편 2000년 약 5억달러 수준이었던 북중교역 규모는 2010년 34억 6,568만달러에 이르렀고, 2011년은 56억 2,919만달러로 전년대비 62.4%나 증가했음
◯ 북한 전체 무역에서 북중교역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0년 20% 수준에서 2011년 89% 수준으로 대폭 확대됨
- 반면에 2010년 19억 1,224억달러였던 남북교역 규모는 2011년 17억 1,386만달러로 10.4% 감소함

 

북중교역과 남북교역 추이

   출처: 최지영, “최근 북한의 대외경제정책 변화”, BOK 이슈노트, 2012.8, p.6.    

 

 

□ 북중교역이 급증하게 된 배경에는 사실상 남북교역과 교류의 중단을 선언한 이명박정부의 5.24 조치가 있음
◯ 5.24 조치 이후 북중경협이 남북경협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2010년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특히 광산물 원료, 의류, 어류 등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들 품목은 과거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수출품목이기도 하였음
◯ 한편 이명박정부 들어 남북 경협의 축소중단으로 수백개의 대북사업 기업이 도산하거나 폐업 직전에 놓이는 등 2008~2010년 3년동안 남한기업의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이 총 45.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됨

II. 최근 북중 경협의 특징

1. 김정은 체제의 대외경제정책

□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선군정치의 지속과 함께 내각 중심의 경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임
◯ 2012년 1월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의 방법이든 러시아나 일본의 것이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도입하라’고 발언
- 2012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식량문제 해결을 비롯하여 4대 선행부문(전력, 석탄, 금속, 철도)과 기술집약형 지식경제강국 건설 및 경제부흥을 강조하였으며, 6월 28일 “우리식의 새로운 경제관리체제 확립에 대하여”를 발표함으로써 경제개혁이 임박했음을 시사함
◯ 최근 북한은 당-국가체제를 복원하고 군부가 수행하던 외화벌이 사업을 내각으로 옮기는 등 내각 중심의 경제발전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음

□ 북한은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중국러시아 등 북방정책으로 대외경제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분석됨
◯ 2000년대 북한의 특구정책은 전반적으로 남북경협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으나 최근 남북경협이 답보상태를 보이자 북중 경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

2. 최근 북중 경협의 특징

□ 북중 밀착에 따른 경제협력의 가속화는 그 규모나 내용, 방식 등에 있어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음
◯ 과거에 식량, 광물자원, 생필품 등 단순 물자교역이 주를 이룬 반면 최근에는 동북3성 개발과 연계된 인프라 및 경제특구 건설 등에 대한 투자로 확대다변화됨
- 양국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가운데 중국의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협력사업의 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함
◯ 황금평위화도와 나선특구에는 개성공업지구와 달리 북한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됨
- ‘북중 나선경제무역지대와 황금평경제지대 공동개발 총계획 요강’ 등을 통해 북한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개성공단보다 더 폭넓게 시장경제원리를 적용한다는 것을 밝힘
◯ 최근 진행되는 북중 접경지역의 특구는 북한과 중국이 공동개발․공동관리 방식을 택하고 있음
- 이는 2002년 추진되었던 신의주 특구 사례와 같은 특구개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

□ 최근들어 북중 경협이 확대된 데는 북한과 중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맞물려있음
◯ 북한은 김정은 후계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경제발전의 계기가 절실하게 필요함
- 핵문제와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화되고 남북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정치경제적 자원 획득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 이외에 대안이 없음
◯ 정치적 측면에서 볼때 북중 경협 확대는 북한문제와 북핵문제를 분리시키고 북한에 대한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어 북한과의 전통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판단에 기초함
- 중국으로서는 이 기회에 북한,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함
◯ 아울러 중국 정부의 대북투자는 ‘동북진흥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음
- 동북진흥계획에 따라 중국은 랴오닝성의「연해경제벨트 계획」와 지린성의「창지투 선도구 계획」을 추진하고 북한지역 서쪽의 신의주, 동쪽의 나진 및 청진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음

III. 북중경협의 확대가 미치는 영향

1. 긍정적 측면

□ 북중 경협의 확대는 중국의 개혁개방 경험 전수와 시장경제 이해 등을 통해 일정부분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효과를 지닐 것임
◯ 외자유치 확대, 북한의 산업 인프라와 법제도적 투자환경 개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임

□ 북한 주민들의 물자부족 해소 등 북한의 경제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중국의 자본 및 기술과 북한의 원자재 및 노동력이 투입되어 생산활동이 이루어질 경우 특구 경제가 북한의 국내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확대될 수 있음

2. 부정적 측면

□ 북한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일방적으로 심화될 우려가 있음
◯ 북중 경협이 확대되었지만 북한의 무역경쟁력이 개선되지 못함으로써 북중간 경협구조의 비대칭성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함
- 2008년 이후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북한의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2010년까지 매년 10억달러를 넘어섬

□ 북한내 자원인프라 개발에 대한 중국 독식현상이 강화되고 있음
◯ 외자유치가 급한 북한은 중요한 기반시설을 장기 임대하거나 북한의 지하자원이 헐값으로 중국에 대량 유출되고 있음
- 중국이 북한내 최대 구리광산인 혜산광산의 51% 지분을 소유하고, 무산광산에 대해 50년간 채굴권을 확보하는 등 북한의 자원 유출현상은 북중 경협의 확대와 함께 심화될 것으로 보임

□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 확대, 한국의 영향력 약화를 초래할 소지가 있음
◯ 북중경협 확대와 남북경협 축소로 남북간 현안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이 북한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약화됨
◯ 북중 경협 확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음
- 북한의 2차 핵실험이후 취해진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제1874호는 이미 무력화되었음

□ 북중경협 확대가 남북경협을 대체하는 결과로 이어져 남북통합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음
◯ 2000년대 급속히 확대된 남북경협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고 남북한 경제통합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 바 있음
◯ 북한의 경제개발이 중국의 장기적인 국가발전전략의 틀에서 진행된다면 향후 남북경제통합의 구축에 있어 남북한 경제의 상호보완성을 살리는데 장애가 될 수 있음

IV. 시사점 및 제언

□ 향후 김정은 체제는 제한적이나마 대외관계 개선을 통한 외자유치 확대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북중 경협의 확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임
◯ 북한의 열악한 투자환경 등 북중 경협이 갖는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양국간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결합됨으로써 이전보다 성공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음

□ 최근의 북중관계 변화 및 북중경협 확대 양상를 고려한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북중 경제특구에 한국이 참여하는 ‘남북중 3국 경협모델’ 등을 개발해야 함
◯ 북한 개발 및 개혁개방에 있어 한국의 독자적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중국 등 주변국들의 협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측면이 있는 바, 북중 경협의 긍정적 측면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임
- 북중 경협을 한반도의 동해안 협력과 연계시키거나 단둥-신의주 일대에서 남북중이 상호 보완성과 공동이익을 창출하는 사업 등의 전략적 구상이 필요함

□ 남북 경협을 전면 활성화하여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함
◯ 5.24 조치를 해제하고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 남북한 당국이 합의한 바 있는 사항들을 실천해 나가야 함
- 개성공단을 활성화하고 금강산개성 관광을 재개해야 함
- 개성~신의주간 철도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개보수, 해주특구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함

□ 북중경협 확대를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고 동북아 경제협력의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함
◯ 북한이 보다 적극적인 개방정책 표방과 시장경제제도 도입,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 수행 등으로 주변국들의 신뢰를 제고하도록 유도해야 함
- 북중 경협과 남북경협 연계를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할 수 있는 한중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동북아 경제협력 활성화의 계기로 발전시켜야 함 

 

* 원문은 하단에 첨부되어있습니다.

   북중 경제협력의 현황과 시사점.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