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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기초연금 도입 논의의 검토 및 제언

노후의 생활보장을 위한 무기여 연금으로 기초노령연금제도가 있다. 그러나 급여대상이 전체노인의 70%로 제한되고 있고 연금액 역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대상자 확대 및 급여수준 인상은 물론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 등이 이번 대선공약으로 등장했다. 최근에는 인수위와 새누리당에서 노후소득보장방법을 위한 전액 조세방식의 기초연금 도입이 모색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대상자범위 및 국민연금과의 관계, 재원조달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구체적 세부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본고에서는 기초연금을 둘러싸고 현재 논의되는 쟁점들 중 공적부양의 의미 및 재원조달방법, 공적연금의 재구조화 등을 간략히 검토한다. 또한 인수위가 제안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로서의 기초연금도입방안 중 조세방식의 기초연금을 빈곤예방정책인 국민연금과의 관계속에서 재검토하여 노후소득보장의 ‘지속가능성’과 ‘정합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I. 현황
기초연금 도입방안에 대한 혼란의 배경
 ● 박근혜후보 기초연금 대선공약과 인수위 검토상황
  - OECD최고 수준인 노인빈곤률(45%)을 완화하기 위해 현행 기초노령연금(월 9만 7100원)을 기초연금(basic pension)으로 전환하여 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약속
  - 인수위 구성 이후 박근혜 대선공약의 재원추계가 과소 계상되었다는 학계 및 연구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재원조달방법에 대한 논의 및 재구조화 방안이 각계에서 분출되고 있음
  - 최근 인수위는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국민연금가입자에게는 20만원 미만 부분을 차등지급한다는 내용의 기초연금 도입방안 발표 

1인수위 기초연금 도입 방안

 

 

  - 지급 결정방식이 국민연금급여액을 중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보험료방식의 국민연금수준을 높이지 않는 한, 노인빈곤층의 최저소득보장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재정적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편적 기초연금이 아닌 저소득노인층을 위한 ‘공공부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음

그림 1인수위 기초연금 이미지

 

 

II. 기초연금 도입방안을 둘러싼 논점 및 문제점
■ 격차와 불공평의 혼돈
 ● 공적연금에는 ‘세대 간 격차’가 존재
  - 국민연금의 수익비(연금액/보험료액) 및 내부수익율(부과방식 연금제도에서 보험료의 부과대상임금의 증가율, 즉 임금상승율과 인구증가율의 합)에는 ‘세대 간 격차’가 존재 

2국민연금의 인구집단별 1인당 수익비와 내부수익율(2008년 장기재정추계)

출처:최기홍(2012)‘국민연금의 재정안정화 정책이 연령집단별 내부수익율에 미치는 영향:실험적 추계’,“연금포럼(겨울호)”, 국민연금연구원,p.58

 

 

 - 국민연금이 시작되던 해에 65세였던 1923년생의 수익비는 10.79, 내부수익율은 무려 47.9%인 반면, 1990년생의 수익비는 2.02, 내부수익율은 6.5에 불과(〈표 2〉참조)
  - 그러나 수익비나 내부수익율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8년 시점에서 1923년생이든 1990년생이든 추계시점에 모두 2를 넘고 있음
  - 부담급여비율(수익비 등)이 세대 간에 균등하지 않은 것(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제도설계의 실패가 아닌 공적연금제도를 평준보험료방식의 완전적립방식(수익비=1)이 아닌 단계보험료방식의 수정부과(적립)방식을 채용한 것의 결과에 지나지 않으며 공적연금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결과
 ● ‘세대 간 격차’문제를 ‘세대 간 불공평’문제와 혼돈
  - 이처럼 내부수익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연금기금이 고갈하면 후세대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고 ‘연기금 고갈론’은 공적연금의 숙명적인 ‘세대 간 격차’문제가 ‘세대 간 불공평’ 문제와 혼돈된 채 진행됨
  - ‘세대 간 격차’문제가 ‘세대 간 불공평’과 혼돈된 배경은 단계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하는 ‘단계보험료방식’에서 적절한 보험료 인상을 못했고 보험료율을 9%로 고정하는 ‘보험료고정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가속화
  - 현재 ‘세대 간 격차’문제는 ‘연기금 고갈론’이란 프레임에 강고히 갇혀버린 ‘세대 간 이해대립’이 양산되고 있음 

 

재원조달방안 문제
 ● 전액 조세방식의 기초연금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점
  ① 조세방식의 기초연금은 ‘관대한 생계급여’
  - 조세방식의 기초연금이 도입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는 달리 소득조사 및 부양의무자조사가 없이 월 20만원 정도를 수급할 수 있는 ‘관대한 생계급여’지만 그에 따른 방대한 증세가 불가피
  - 외국의 고령자 소득보장제도가 소득·자산조사플랜(Resource Tested Plan)이든 최저보장연금(Minimum Pension)이든 관계없이 노령연금액과 공적부조의 생계부조액이 동일하여 노후생활의 최저보장을 공적부조에서 분리·독립시켜 연금이 우선 적용되도록 운영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개별급여방식으로 전환되어 연금 우선원칙이 적용되도록 기초연금액과 생계급여액과의 관계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어 막대한 예산증가가 불가피
  ② 전액 조세방식연금은 급여삭감압력에 취약
  - 전액 조세로 운영될 경우, 불확실한 외부 경제환경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체제에서 경기변동에 따른 재정압박 요구가 강해지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마찬가지로 삭감요구 압력이 강하게 작동할 위험성이 상존
  ③ 국민연금 납부 인센티브 저해 문제
  - 공무원·사학·군인연금 수급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하고 월 20만원을 밑도는 연금수급자에게 차액만큼을 전액 조세로 지급하면, 국민연금의 납부예외자 실업 등으로 국민연금보험료 납부를 유예받은 국민연금의 납부예외자는 지역가입자(8,480,383명)의 54.3%에 해당하는 4,605,493명(2012년 9월말 기준)에 달함(국민연금연구원, 2012, “연금포럼”,p.78)
가 빈곤예방을 위해 사전에 국민연금보험료를 납부할 동기를 더욱 저해시킬 수 있음
  - 젊었을 때는 저임금생활, 노후에는 기초연금만으로 생활하게 될지 모르는 국민들이 증가할 위험성이 있으며 이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수급자(보충급여수급자)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음
  ④ ‘기초(basic)’가 의미하는 급여액 설정 문제
  -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기초(basic)'는 조사의 신뢰성 및 국민생활수준과의 격차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최저한도의 생활보장을 목적으로 조사되었고 이를 급여개선의 기준으로 삼고 있음
  - 조세를 통한 기초연금을 월 20만원 지급한다면 ‘기초’는 무엇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인지가 분명치 않고 만일, 물가상승분을 반영할 수도 없다면 기초노령연금에 쏟아진 ‘용돈연금’이란 비판이 재현될 공산이 큼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하락 및 공적연금 재구조화문제
 ●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하락
  - 국민연금이 기초연금과 통합되면 소득비례부분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아질 것(20%또는 30%)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보험료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을 무기여 연금인 기초연금에 전용하게 될 경우, 연금고갈시점이 앞당겨져 후세대의 부담증가와 국민연금 불신을 야기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 공무원·군인연금 등의 특수직역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 특수직역연금은 재정적자에 직면해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등의 자구노력을 했으나 금년도에도 적자분 보전을 위해 막대한 국고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2013년도 적자 보전금으로 3조 2844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었음(조선일보, 2013년 1월 22일).
가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보험료에서만 기초연금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형평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불만이 제기되는 등 기초연금 도입을 계기로 공적연금 전체에 대한 재구조화 논의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임
 
III. 개선방안 및 제언
재원조달방안은 세대 간 부양원칙에 적합한 방식을 채택
 ● 공적연금은 노인부양방법을 ‘가족 부양’에서 ‘사회적 부양’으로 이전시키는 수단에 불과
  - 대부분의 연금제도가 성숙한 국가들의 젊은층은 부모의 부양부담에 대한 걱정과 불안없이 생활하고 있으며 부모부양이란 말이 개인의 부담과 걱정과는 거리가 먼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 즉, ‘효자’ 지위와 ‘부양의무자’의 역할을 개개인의 ‘직계존비속’에서 공동체의 ‘세대 간 연대’로 이전시키는 부과방식이 대부분이며 이것은 노후의 불안뿐 아니라 젊은층의 부모부양 불안을 경감시키는 정책임

그림 2사적 부양과 사회적 부양

 

 

- 〈그림 2〉에서 보듯, 노인의 소득보장방법은 가족에 의한 사적 노인부양이든 공적 연금에 의한 사회적 노인부양이든 상관없이 노인부양총액 그 자체엔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경제성장분 제외), 결국 사적이전소득(용돈 및 생활비 원조)과 공적이전소득 간의 부담의 ‘분담방법’의 문제에 불과함
  - ‘분담방법’의 문제는 ‘2세대 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하며 따라서 현재의 적립금을 현재의 고령자를 위해 사용하더라도 연금을 둘러싼 다른 정책(경제성장정책, 공정한 분배정책을 포함한 노동시장정책, 저출산대책 등)과의 상호의존성을 전면에 내세운 사회경제개혁(선진국들의 최근 연금개혁방향)을 연금제도 안에 도입할 필요성이 있음
 
전액조세방식의 기초연금보다 사전 기여방식(국민연금)의 우선적 조치강화 필요
 ● 보험료 납부에 대한 평가시스템 도입과 국민연금의 납부예외자에 대한 선제적 지원강화
  - 기초연금에 감액제도를 도입할 경우, 근로시기에 납부한 국민연금보험료 등에 기초한 연금액은 기초연금의 ‘수입’산정에서 제외시켜 사전적 예방에 공헌했던 보험료 납부자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도록 차별화가 필요
  - 지역가입자가 자영업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직장가입자로 분류되어야 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하여 보험료납부가 어려운 체납자나 납부예외자 등을 줄일 수 있도록 보험료 면제제도(credit)의 도입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
  - 미래에 직면할지 모르는 빈곤에 대한 방빈기능(국민연금)이 충분히 작동하면 할수록 사후에 조세로 지원하는 기초연금수급자의 생활개선(급여개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

특수직역연금의 ‘이중부담’문제 해소
  - 특수직역연금의 경우, 사업주로서 국가가 조세로 절반을 부담하고 있으며 적자분에 대해서 조세로 또 한 차례 부담하는 ‘이중부담’ 사실 보험료율의 인상을 통해 재정균형을 도모하지 않고 급여부족분에 대한 국고지원으로 연명하는 것은 국고지원분만큼이 기초연금분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어 이 때문이라도 기초연금도입 시 특수직역연금과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할 수 있음. 언론보도에 의하면 공무원연금·군인연금 수령자 43만명에게 지급할 월 연금액 중 평균 76만원을 조세로 보전하고 있다고 함(조선일보, 2013년1월22일). 따라서 평균 76만원에 대한 세부적 내용을 검토하여 기초연금 월20만원과의 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
이 월 20만원의 기초연금 도입을 계기로 ‘관민(官民)차별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어 신속히 조정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됨
  - 특수직역연금의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급여수준(소득대체율)을 낮추거나 보험료율을 높여서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음 특수직역연금의 경우, 공무원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보다 급여수준(소득대체율)을 높게 설정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 그러나 국민연금보다는 높은 보험료율이지만 만성적 적자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단계보험료방식에서 평준보험료방식으로의 전환노력이 강구되었어야 했으나 이것이 미흡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봐야 할 것임


그밖에 개선방안
 ● 국민연금수급자와의 공평성 강화방안이 필요
  -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고 국민연금가입자에게는 20만원 미만 부분을 차등지급한다면 어려운 생활에서도 연금보험료를 열심히 납부해서 받는 국민연금(주로 특례노령연금)이 사회적 공동책임이며 의무인 연금보험료의 납부를 거부한 사람들도 받을 수 있는 기초연금보다 낮은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은 문제임
  - 특히 특례노령연금은 ‘연금수리상 공평한 보험료부담’이 아니란 점에서 근로세대의 보험료부담이지만 보험료 기여란 자구노력을 근로세대가 평가했다고도 이해할 수 있어 특례노령연금수급자의 연금액과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기초연금 만액수급자 간의 형평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를 모색해야 함

 ● ‘실질적 공평’ 확보
  -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받아도 지역가입자로서 노인 자신이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를 납부하면 연금액이 절반으로 줄어 실질가처분소득에서 보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인 노인과 많게는 2배의 격차가 발생
  - 수급자 중 기초연금이 건강보험료의 부담으로 소진되는 수급자와 그렇지 않은 수급자 간의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기초연금액의 역할을 ‘중립적’으로 만들어 저소득 노인을 위한 집중적 개선을 기하고 이를 통해 ‘형식적 공평’이 아닌 ‘실질적 공평’을 높여야 할 것임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 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 원문은 하단에 첨부되어있습니다.

   기초연금 도입 논의의 검토 및 제언.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