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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정당 혁신의 방향

배경

정당 혁신의 방향

배경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 한국 정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정당혁신의 방안은

오랫동안 논의와 실천을 거듭해왔고,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은 저마다 구

체적인 혁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당 혁신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들도 중요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

진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정당 발전의 방향이 통합적으로 제시되고 합의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한국 정당 혁신은 제도화를 통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

하고, 현대화를 통해 시대 흐름의 변화를 추적하고 주도하며, 개방화를 통해 정치 과정에 더 많은 국민

을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정당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방향과 구

체적 프로그램과 함께 민주적인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필수적이다.


Ⅰ. 정당 혁신의 방안과 방향


 2012년 이후 정치 혁신과 정당 혁신의 두 방향으로 정치권의 혁신이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양한 정당 혁신안이 분출

  2012년 정치권의 혁신 돌풍은 이후 정치 혁신과 정당 혁신의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

정치혁신은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를 시작으로 국회의 각종 운영 제도, 나아가 개헌으로 그 분야를   넓혀가고 있으며, 새누리당도 보수혁신위원회를 통해 불체포특권 제약 등을 추진.

정당혁신은 특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정당 구조와 정당 운영, 당내 조직   및 문화까지 그 혁신 논의의 폭이 넓어지고 있음.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는 다양한 정당 혁신 방안의 경연장이 되고 있음.

- 당대표/최고위원 경선의 각 후보들은 모두 ‘당의 혁신’을 주창하고 각종 혁신 방안을 쏟아내고 있음.

- 특히 예비경선을 통과한 3인(문재인, 박지원, 이인영:가나다순)은 ‘공천 제도 혁신’, ‘분권화’ 등 공통적방   안과 함께 ‘플랫폼 정당’, ‘당 기능 활성화’, ‘중앙당 삼권분립’ 등 다양한 방안들을 제시.

 

 ‘방안’은 분출하는데 ‘방향’은 명확하지 않음.

 구체적인 혁신안들은 많지만, 이 혁신안들의 결과에 대한 명확한 상은 불명확함.

- ‘구름 잡는’ 추상적인 선언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경쟁하는 것이 정당혁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     주는 장점은 있으나, 이 혁신안들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를 나타내는 데에는 미흡,

- 통합적 방향과 목표가 없이 개별 혁신 방안만 난무하는 경우, 혁신의 동력을 잃고 표류할 위험이 상존     하기 때문에 정당 혁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의 틀 속에서 구체적 방안들이 통합되는 것이 필요함.

 

 본고는 한국 정당,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 혁신은 ‘제도화’, ‘현대화’, ‘개방화’의 세 방향으로 이루   어져야 하며, 각각의 혁신 방안도 이 방향 속에서 통합되어야 함을 제안하고자 함.

 

Ⅱ. 한국 정당 의 혁신 방향 - 제도화 , 현대화 , 개방화


 정당 혁신의 기본은 ‘제도화’를 통한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제고, 책임성의 확보에서 시작됨.

 한국 정당은 법적 제도이자 공식 조직이지만 대표나 지도부의 의사에 따라 규칙과 시스템이 무시되거    나 무력화되는 전형적인 ‘人治’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음.

- 지도부가 자신의 이해에 따라 공식적으로 규정된 당헌과 당규를 일상적으로 무시하거나 새로운 위원     회 또는 부칙을 통해 당헌당규를 무력화시키는 ‘부칙 정당’의 양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남.

- 정당 조직의 특성상 ‘과두제의 철칙(iron law of oligarchy)’[1]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제도적 리   더십보다 ‘人治’적 성격이 두드러지는 것은 ‘제도화 수준’이 낮기 때문.

- 낮은 제도화 수준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극도로 낮추어 매우 혼란한 정당 운영을 자초하며, 지도부   뿐 아니라 의원단과 당직자, 당원의 무책임성을 높여 정당 전체가 불안정하고 규율 없으며 비민주적인   조직으로 인식되는 원인이 됨.

 

 제도화는 ‘규칙’과 ‘운영’에서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

- 경선 공천제도 같이 이해관계가 개입되는 규칙은 사전에 확정하고 이해관계에 의한 변경을 금지

- 정당 의사결정과 자원배분 절차를 제도화하여 지도부나 당료의 의사결정 전횡을 방지.

- 규율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중립적이고 엄격한 윤리위원회를 조직하여 당 구성원의 책임성 제고.

-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운동권적 특성’을 탈피하여 ‘제도화된 공적 조직’으로 변화해야 정당으로   서 미래가 있다 할 것임.

 

 제도화는 혁신 과제인 동시에 다른 혁신의 기반이란 점에서 가장 핵심적이며, 기득권자들의 저항이 상   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필요.

제도화가 낮은 상태에서의 다른 혁신 과제를 실행하는 것은 안정성과 지속성, 책임성을 갖추지 못해 실   패하기 쉬우며, 이는 제도에 대한 불신과 혁신에 대한 냉소를 불러일으켜 제도화 수준을 낮추는 악순환   에 빠지기 쉬움.

- 제도화는 기존 적폐의 해소를 전제하기 때문에 성격상 기존 구성원의 저항이 크고, 단기적으로 조직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음. =>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제도화는 불가능함.

기존 적폐의 해소를 위한 제도화 및 새로운 혁신 과제의 - 제도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며, 기득권의

  저항을 분쇄하고 단기적 혼란을 감수하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필요함.


 ‘현대화’는 정당 일신(renewal) 차원의 혁신 과제로서, 정당의 이념, 조직, 운영 방식 등 전 영역의 재      정립을 전제로 함.

 

 현대화는 단순히 리더십이나 조직/기구 재편, 새로운 기술의 활용 같은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정당 전   체를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변화’시키는 것임.

- 이념과 노선의 재정립, 지지 기반의 재설정, 조직과 기구의 재설계, 소통방식과 의사결정 방식의 변화까   지 포괄해야만 ‘현대화’의 방향에 부합한다 할 수 있음.

- DLC를 이끈 미국의 클린턴과 ‘제3의길’을 표방한 영국의 블레어 모두 당의 현대화(renewal)를 주장하며   등장함.

 

 현대화의 하부 과제들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추진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음.

- 이념과 노선, 지지 기반, 후보 선출 방식의 재설계 같이 본질적인 과제는 충분한 기간 동안 내부의견 수   렴과 논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성공적으로 달성 가능.

 *독일 사민당 의 당혁신 사례) 2009년 연방 선거 패배 => 2010년 3~5월 각 지구당 당원 의견수렴 =>

  2010 9월까지 분석/토론/종합하여 당개혁 논의기구 설치 => 2011년 4월 각주의 당 대표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여 논의기구 내용 바탕의 개혁안 도출 => 개혁안에 대한 컨퍼런스 실시 => 최종안을   2011년 12월 전당대회에 제출

- 조직과 기구의 재설계, 소통 방식의 변화 등 기술과 방식에서의 현대화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연구와   토론을 거쳐 추진 => 일단 ‘실행’한 후에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함.

- 예컨대 ‘중산층 정당화’, ‘오픈 프라이머리’ 등은 합의도출 과제이지만, 중앙당 기구의 재편성, 당원 소통   방식의 전자화 등은 실행 후 보완할 과제라 할 수 있음.


 참여 방식의 변화와 정당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개방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임.

 현대 정당은 ‘당원 정당’에서 ‘지지자 정당’으로, ‘수직형 조직 정당’에서 ‘네트워크 정당’으로 변화를 강    요당하고 있음.

- 당원에 기반하여 성장했던 20세기 정당들은 정치의식/경제구조/소통방식/정당위상의 변화로 완전히

  다른 환경에 처해 있음.

- 대표적 대중정당인 영국 노동당, 독일 사회민주당 등에서 나타나는 당원수 격감과 노령화는 20세기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대중정당 모델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음을 보여줌.

- ‘당원’은 아니지만 자신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강화 및 참여 유도, 정당의 하부조직은 아   니지만 네트워킹을 통해 역량을 상호 증진시키는 방식이 확산됨.


 한국과 유사하게 당원이 있는 대중정당인 유럽의 정당들은 개방화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음.

- 독일 사민당은 2011년 각급 지역 조직에 당원은 아니지만 당의 의사결정에 일부 참여할 수 있는 ‘지지   자’ 제도를 도입하고, 연방수상후보 선출 선거에 비당원 참여하는 예비선거제 추진(정당법 개정).

- 2014년 영국 노동당은 당원/준당원뿐 아니라 멤버스넷에 등록한 지지자(registered supporter)들에게     도 당내 경선에 똑같은 1표를 부여하여 비당원에게 경선 투표권을 개방.

- 대륙의 정당들이 무시해왔던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가 - 변형된 형태일지라도 유럽에 도입되는 현실     (프랑스의 1유로 경선)은 개방화의 흐름을 상징함.


❍ 다만 무분별한 개방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조직 기반을 허물 수 있기 때문에, 개방화의 방향은 단    계적이고 전략적일 필요가 있음.

- 유럽 정당의 개방화 전략 특징은 단계적 : 지지자들이 당원과 같은 경선 참여 권한을 받기 위해서는 등   록과 활동 기간 제한(영국 노동당), 활동 영역 제한(독일 사민당) 등을 부과하고 있으며, 프랑스 1유로     경선도 사회당 정책에의 동의/지지 서약과 함께 1유로를 상징적으로 납부.

- 전면적 개방화는 당원의 소외감과 무력감에 의해 당의 기반이 크게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플     랫폼과 영역을 통해 지지자를 확충하는 개방화 전략을 추진하되, 당원과 지지자는 그 책임과 권한에       서 차등화할 필요가 있음. => 단계적으로 지지자를 당원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을 추진.

 

 

[1] 미헬스(Robert Michels)는 독일 사민당을 대상으로 한 정당 연구를 통해 “선출된 자가 선출한 자들을 지배하고, 위임받은 자     가 위임한 자들을 지배하며, 대의원이 유권자들을 지배한다.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의 품안에서 과두정이 발전하는 것은,       사회주의 조직이건 아나키즘 조직이건 조직에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유기적 경향”이라 주장한다.

정당 혁신 을 위한 전제 

    - 확고한 목표와 방향, 그리고 민주적 리더십 과 팔로워십


 확고한 목표와 방향을 정립하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성공한 정당 혁신이 가능

 목표와 방향이 없이 프로그램만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정당 혁신은 성공하기 어려움.

- 2000년대 이후의 많은 정당혁신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확고한 목표와 방향이 부재했다는 것.

- 확고한 목표와 방향이 비전으로 제시되고 그 안에 프로그램들이 방안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될 때, 정당   혁신의 주체와 객체 모두를 설득할 수 있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음.


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민주적 리더십과 팔로워십

 민주적 리더십은 유약한 리더십이 아닌 통합적 리더십.

- 민주적 리더십은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를 지키면서 통합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리더십.

- 자신의 뜻대로만 하는 독단적 리더십도, 팔로워에게 휘둘리는 유약한 리더십도 민주적 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리더십.

- 민주적 리더십의 핵심은 참여의 보장과 절차의 준수이며 충분히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음.


 민주적 팔로워십은 무책임/무규율의 팔로워십이 아닌 책임지는 팔로워십.

- 집단의 의사결정 과정에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진 의사결정에 책임을 분담해야   함.

-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의사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비난만을 일삼는 것이 한국   정당에서 가장 대표적인 비민주적 팔로워십으로, 독단적 리더십과 함께 대표적인 정당 혁신의 저해 요   소 => 팔로워십의 혁신이 요구됨.


 정당 혁신의 목표와 방향이 확고하게 정립되고 민주적 리더십과 민주적 팔로워십이 동시에 발휘될 때,    비로소 한국에서 정당 혁신이 성공할 수 있을 것임.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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