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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유권자의 전략투표와 선거 전략

배경

유권자의 전략투표와 선거 전략

배경 

 

  20대 총선은 지역 균열이 약화되는 추세 하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국민의당이 출현하고 양대 정당의 공

천 관리 문제로 현역 무소속이 대거 출마하여 다자 경쟁의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다자 구도는 선거

의 유동성을 증가시켜 선거구 경쟁도를 강화시키고 있는데, 이런 선거구 경쟁도 격화는 유권자의 전략투

표 성향을 증대시키는 경향이 있다.

전략투표는 유권자가 가장 선호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을 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차선의 후보

에게 투표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주로 자신의 투표가 사표가 되는 것을 막으려는 사표방지 심리에서

기인하는데,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전략투표 경

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일 연구에 의하면 3위 이하의 군소정당 지지자의 절반 가량이 이러한 전략

투표를 하는 것으로 분석되어 당선 가능한 후보들이 평균적으로 약 6% 정도의 추가 득표를 하고, 정당

지지도에 비해 군소정당 후보들의 득표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 구도의 20대 총선은 이런 전략투표 경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초기 선거

운동의 중요성을 높인다. 초기 여론조사의 결과나 선거구의 분위기가 군소정당인 국민의당 또는 정의당

지지자, 현역 무소속이 출마한 경우 공천을 배제시킨 정당의 지지자들이 당선 가능한 양대 정당이나 무

소속 후보자들에게 투표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성향의 정당과 후보자들이 혼전을 벌이

고 있는 20대 총선에서 야당의 후보자들은 초기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 득표율 제고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I. 20대 총선-다자 구도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혼전


□ 20대 총선의 지역구 선거는 민주화 이후 가장 예측 불가능한 혼전이 될 가능성이 높음.

 

 민주화 이후 한국 총선은 뚜렷한 균열구조에 기반한 소수 정당들이 주도했기 때문에 선거를 1개월 정도

   앞둔 상태에서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한 상태였음.

-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총선의 지역구 선거는 90년대의 민주-반민주 균열과 2000년 이후의 진보-보수   균열, 호남-영남-충청의 지역 균열, 2040-5060을 대표하는 2~3개 정당의 각축전이었기 때문에 지역구 특   성에 따른 선거 결과가 상당한 수준으로 예측 가능하였음.

- 지역균열의 영향을 덜 받는 수도권 역시 여론조사가 활발하게 활용된 2000년 이후, 선거 등록이 개시되는   시점에서는 여론조사의 오차를 경험적으로 감안한 상태에서 대략적인 선거 결과가 예상되었음.


❍ 20대 총선은 균열 구도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의 다당 구도에 양대 정당의 공천 관리 실패로 인한 혼란까    지 부가되어 선거 결과의 유동성이 극대화됨.

- 20대 총선은 국민의당 출현과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영입으로 현 여당과 야당으로 대변되던 진보-보수

  균열이 모호해진 상태에서 호남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고 영남은 이른바 ‘진박’과 ‘비       박’이 충돌하고 있으며 충청은 아예 지역당이 소멸한 상태.

- 전반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계열을 지지해왔던 중도-진보적인 2040은 국민의당의 분열과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식 공천에 대한 핵심 지지층의 반발로 지지 강도가 약해지고, 새누리당 계열에 투표하는 경향이 큰

 중도-보수적인 5060 역시 이른바 진박 논란으로 인해 내부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

- 후보등록일까지도 공천을 마치지 못한 양대 정당의 공천관리 무능과 이해찬과 유승민으로 상징되는 인지   도 높은 거물급 현역 무소속이 각 당의 공천 행태에 반발하여 대거 출전함으로써 유동성을 더욱 높이고     있음.

 

 다자 구도의 혼전은 선거구 경쟁도를 높여 유권자의 전략투표 성향을 자극하여 여론조사상 각 당과 후       보 지지율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음.

 

❍ 일반적으로 제3당이 존재하는 선거에서 유권자의 전략투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선거구의

   경쟁도가 높을수록 전략투표의 영향력이 커짐.

- 유권자 투표행동에 대한 국내외 연구들은 제3당 지지자들의 전략투표를 이론적, 경험적으로 증명하고 있   음.

- 최근의 연구는 선거구 경쟁도가 높을수록 전략투표 성향이 강화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바, 이번 20   대 총선의 후보 투표에서 양대 정당 또는 거물급 무소속들이 전략투표의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높음.


❍ 본고는 유권자의 전략투표에 관한 이론과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20대 총선에 임하는 선거 전략의 함의      를 제시하고자 함.

 

 

 

Ⅱ 전략 투표와 선거구 경쟁도

 

 유권자의 투표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데 전략 투표(Strategic Voting[1])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      되는 개념.

 

❍ 전략투표는 ‘가장 선호하는 후보(정당)의 승리가능성이 낮을 때, 자신의 투표를 사표로 만들지 않기 위해

   당선 가능성 있는 차선의 후보(정당)에 투표하는 것’을 가리킴.

- 전략 투표는 자신의 선호가 그대로 의석으로 연결되는 정당투표(비례대표 선출)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자신의 투표가 사표가 될 수 있는 후보투표(지역구 선출)에는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이는 자신의 투표 효   용을 0으로 만드는 것(死票)을 방지하려는 심리적 효과에 의한 것으로 설명됨.

- 한국과 같이 1인 2표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유권자의 전략투표는 정당 투표와 후보 투표를 각기

  다른 정당에 하는 분할 투표로 나타남. 

 

❍ 유권자의 전략투표는 완전 비례제를 택하지 않는 한, 국가를 불문하고 경험적으로 관찰됨.

- 소선거구제를 택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다른 정당(자유민주당 등)을 지지하지만 양대 정당인 노동당과

  보수당에 전략투표를 하는 유권자가 선거에 따라 전체 투표자의 5.1%에서 17%까지 나타남.[2]

- 한국은 17대 선거에서 제3당 지지자들의 40%~50%(전체 유권자의 5% 내외)가 전략투표를 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제5차 동시지방선거에서도 전체 투표자의 6.2% 이상이 전략투표를 한 것으로 분석됨.[3]

 

 특히 선거구 경쟁도가 높을수록 전략투표 성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남.

 

❍ 전략투표의 특성상 일방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선거구에서는 전략투표가 잘 나타나지 않음.

- 승자가 거의 정해진 선거구(대구경북이나 광주, 서울의 강남 등)에서는 자신의 전략투표가 승부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정당)이 있을 경우 전략투표의 유인이 없음.

- 경험적 연구에서도 선거구 경쟁도가 높을수록 군소정당 지지자들의 전략투표 성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남.[4]


❍ 전략투표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쟁도에 대한 투표자의 인식

- 전략투표의 결정은 투표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해당 선거의 경쟁도에 대한

  투표자의 인식이 중요함.

- 투표자가 자신이 가장 선호하거나 지지하는 후보(정당)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고, 차선의 대안이

  되는 후보(정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때 전략투표가 이루어짐을 의미함.


 20대 총선은 다당-다자 구도로서 각 지역의 선거구 경쟁에 대한 유권자의 정보가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지역에 따라 군소정당 후보의 득표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음.

 

❍ 기존에 전략투표 요인이 약했던 지역과 유권자층에서 전략투표의 유인이 발생하였음.

- 일방적인 선거구였던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이 발생했고 대구경북의 일부 선거구     는 비현역 새누리당 진박 후보와 현역 무소속 비박 후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지역의 군     소 정당 지지자들은 전략투표의 유인이 생겼음.

-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주로 양대 정당의 지지자였거나 무당파였기 때문에 이전에는 전략 투표 유인이 거     의 없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당선 가능성이 낮은 비호남권의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전략 투표   가능성이 높아짐.


❍ 양대 정당에 속했던 거물급 무소속이 출마한 지역에서는 기존 양대 정당 지지자들이 후보 투표와 정당

투표를 분할하는 전략적 분할투표 가능성이 높아짐.

- 이해찬과 유승민, 이재오 등 거물급이 출마한 지역에서 이들이 속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지지     했던 투표자들의 전략적 분할투표 가능성이 발생하였음.

- 특히 이들 지지자들 중 후보가 정당 지지 이유였던 투표자들은 기존의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정당으로

  정당 투표를 하는 현상도 상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선거구에서는 군소정당의 정당 득표율이 높아질 가   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



[1] 일반적으로 strategic voting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외에도 tactical voting, sophisticated voting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2] Stephen Fisher and John Curtice. 2006.“ Tactical Unwind?: Changes in Party Preference Structure and Tactical Voting

    from 2001 to 2005.” Journal of Elections, Public Opinion and Parties Vol.16, No.1.

[3] 박찬욱, “제17대 총선에서 2표병립제와 유권자의 분할투표: 선거제도의 미시적 효과 분석.”『한국정치연구』13집 2호, 지병       근,“한국에서의 전략투표: 대통령선거와국회의원선거에서나타난약소정당 지지자들의 투표 행태.”『국제정치논총』48집 2호,     한상익, “2표병립제에서 군소정당 지지자들의 전략투표,”『한국정치학회보』47집 5호 참조.

[4] 한상익, “선거구경쟁도와 전략적 분할투표,”『한국정치연구』제23집 제2호.

 



III. 20대 총선에서 전략투표의 함의

 

 선거구 경쟁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초기 선거운동이 전략 투표의 수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

 

❍ 투표자들이 경쟁 구도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 전략투표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승리 가능성에 대    한 확신을 주는 정당이 전략투표에서 이득을 얻을 것임.

- 투표자들은 과거의 경험, 언론이나 주변에서 얻는 정보, 선거구에서 후보의 활동 등에서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선거운동 초기의 이른바 ‘기세’가 전략투표에 영향을 미치게 됨.

- 아울러 전국적 경쟁도에 대한 인식도 개별 선거구의 전략투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현재의 의석보   다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주는 정당이 전략투표의 이득을 얻거나 전략투표로의 이탈을 막는   데 유의미함.

- 각 정당이 획득 가능 의석을 낮추어 잡는 것이 기존 지지자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여 투표 참여를 높이는

  전략이라면, 획득 가능 의석을 최대한으로 늘려 홍보하는 것은 군소정당 지지자 또는 무당파 유권자들의

  전략투표를 유인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음.


❍ 20대 총선은 야권 연대가 없고 현역 무소속들이 대거 출전한 다당-다자 구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 당이 초기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전략투표의 득실이 결정될 것임.

- 특히 실질적으로 하나의 여당과 다수의 야당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수도권 지역에서 제1야당인 더불   어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형성될 때, 야권연대가 없더라도 다른 군소야당 지지자들의 전   략 투표를 견인하여 득표율에서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음.

- 정반대로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초기에 기선을 제압하여 일방적인 선거라는 인식을 준다면, 군소 야당

  지지자들은 전략 투표 유인이 약해져서 새누리당이 반사 이익을 얻게 될 것임.



 전략투표의 관점에서 볼 때, 20대 총선은 다른 어떤 선거보다 초기 선거운동의 중요성이 높을 것으로 판    단됨.

 

❍ 공천 파동을 겪었다는 점에서 동일한 출발선에 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초기에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지역의 후보 투표에서 얻는 득실이 결정될 것임.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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