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위협 분석 및 대응방안
지난 24일, 북한은 4월과 7월에 이은 3번째 SLBM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올해 1월 4차 핵실험 이후 12 번째 탄도미사일 무력도발이다. 북한은 현안에 대한 타개책, 강화된 핵능력 과시를 통한 체제안정화 유 도책, 對미 협상력 확대를 통한 국제고립 탈피책으로서 미사일 도발을 이용하고 있다. 차후에도 김정은 정권은 북한이 미-중간 경쟁의 전략게임 속에서 자국 문제를 주도하기 위한, 핵능력 유지·강화 및 실질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으로 무력시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금번 시험발사된 SLBM 외에도 최소 615~1,2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 고에서는 북한이 ’20 년까지 20~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北 탄도미사일 각각의 세부능력, 개발/전력화 수준 및 시험발사 계획을 추정·분석함으로써, 북한의 핵 위협 가능성을 판단했다. 분석 결과, 북한은 탄도 미사일 자체능력에 비해 기반역량이 취약하여 실질적으로는 보유 미사일의 일부분만 운용 가능한 것으 로 평가되나, 각 미사일의 실전배치, 기술적 진보 및 성능개량, 핵 투발수단 다양화를 과시하는 기습적, 단발성 위협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두가지로 귀결될 수 있다. 첫째, 한·미 간 수립한 北 핵·미사일 선제대응체계(4D)의 작전개념을 명확히 하고, 킬체인/KAMD 및 추가 전력소요 를 통합 검토해 개발/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둘째,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등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공 조의 실효성을 검토하고,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 및 회원국들의 실질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적 수단 을 발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사드 배치 등 이슈에 대해 주변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전략외교가 필요 하다. 외교와 국방, 모두 간과하지 않는 Win-Win 체제를 위한 정부의 유연한, 명확한 대응이 시급한 시 점이다. |
Ⅰ.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의도
□ 북한은 올해 1월 4차 핵실험 이후, 12번의 탄도미사일(BM) 무력도발을 감행했며, 특히 지난 24일 발생
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4월과 7월에 이은 3번째 SLBM[1] 도발임.
❍ 앞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UFG[2])이 시작되는 시점(8.22)에 인민군 총참모부, 외무성, 조국평화통일위
를 총동원해 “핵으로 선제 타격하겠다”는 위협을 가하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고, 이번 SLBM 도발은 UFG
를 겨냥해 핵 투발수단의 성숙도를 과시한 것으로 판단됨.
- 북한은 작년에도 UFG 기간 중 경기도 연천 비무장지대(DMZ) 남쪽 지역으로 포격도발을 하는 등 UFG,
키리졸브[3]와 같은 한·미간 훈련이 진행되는 시기에 각종 도발을 지속해옴.
❍ 이날 발사된 SLBM은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으로부터 약 500Km를 비행하여 일본 방공식별구역
(JADIZ)을 약 80Km 침범한 지점에 낙하하였으며, 이는 북한이 지난 4월 23일 증명한 수중 사출기술(약
30Km 비행)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수준 확보했다는 의미임.
- 기습도발용 미사일로 남한은 물론 주일 미군기지까지 공격 가능한 능력을 과시한 것임.
□ 북한은 ➀현안에 대한 타개책, ➁강화된 핵능력(기술/수단/반경) 과시를 통한 체제안정화 유도책, ➂對미
협상력 확대를 통한 국제고립 탈피책으로서 미사일 도발을 이용하고 있음.
❍ 이번 SLBM 도발 또한 56주년 선군절(8.25)을 하루 앞두고, 태영호 영국주재 북한공사 망명(8.17)으로 인
한 내부동요를 막아 결속을 도모하며, 배치 논란중인 사드(THAAD)의 무용론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한반
도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한·미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됨.
- 이와 관련해, 北 노동신문은 24장의 SLBM 시험발사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의 현지지도 모습을 추켜세
웠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말을 빌어 “핵공격 능력을 완벽하게 보유한 군사대국의 전열에 들어섰
다. 탄도탄 핵심기술 작전요구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보도함.
❍ 북한은 핵탄두가 장착된 탄도미사일을 미국이 자군의 전략자산을 타격할 수 있는 현실적 위협으로 인식
하도록, 그에 따라 북·미협상을 시작하여 국제적 대북제재를 중단시킬 목적으로, 차후에도 핵능력 강화
및 실질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임.
- 다시 말해, 김정은 정권은 북한이 미-중간 경쟁의 전략게임 속에서 자국 문제를 주도하고 핵능력 유지·
강화를 통해 생존할 수 있도록 북·중동맹 및 미·중경쟁을 적극 이용할 것임.
[1]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2] Ulchi-Freedom Guardian(을지프리덤가디언) : 한반도 우발상황을 가정해 매년 여름 실시하는 한·미 합동군사연습
[3] Key-Resolve : 한미연합사가 한반도 외 지역에서의 유사시 신속 전개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매년 봄 실시하는 합동훈련
Ⅱ. 북한의 미사일 능력 및 위협가능성 분석
□ 금번 시험발사된 SLBM(KN-11, 북극성-1호)은 구소련의 R-27(SS-N-6 Serb)을 개량한 무수단 미사일
(IRBM)을 2차 개량한 미사일로, MIRV[4]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됨.
❍ 작년 1월 수중 사출시험 이후 가장 원거리를 비행한 것으로, 80° 이상의 고각(Lofted)으로 발사해 계단
열 분리를 거쳐 최대 400Km 이상 고도까지 치솟은 후 마하 10의 속도로 대기권에 재진입했으며, 정상
각도 발사 시 1,000Km 이상까지 비행 가능한 것으로 분석됨.
-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SLBM은 무수단 미사일(액체연료)보다 발전된 형태이며, 연료를 가득 주입(이날은
50%만 충전) 시 최대사거리는 3,000Km급으로, 남한 전역은 물론 일본의 오키나와 미군기지부터 괌과
하와이의 미군 태평양 기지까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됨.
❍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의 SLBM 개발수준을 과소평가해 실전배치까지 3~4년이 소요될 것 (최소사거리
300Km 미달)이라 예상해왔고, 5~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미 RAND 연구소 분석도 있었으나, 이번 시
험으로 빠르면 1~2년 내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음.
- 지난 시험발사(4.23) 시와 비교 결과, 미사일 후미 부분이 성능개량된 것을 알 수 있음.
□ 북한은 SLBM 외에도 최소 615~1,2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5]되며, 이는 北 각지
의 미사일 생산·운용 기반능력(생산시설 15개, 기지 26개)에 기인함.
❍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은 「제2자연과학원 산하 공학연구소」 주관으로 추진되며, 생산은 ➀총참모부의 소
요제기 → ➁국방위원회를 경유, 당 중앙군사위원회로 요청 → ➂당 중앙군 사위의 개발지시 → ④제2경
제위원회 4기계총국 통제 하에 군수공장 생산 順으로 진행됨.
- 각 탄도미사일은 최대사거리(220~15,000Km)에 따라 ➀남한, ➁남한 및 일본 일부, ➂일본 전역 및 괌 미
군기지, ④미국 본토 대부분의 4개 지점으로 타격목표를 구분할 수 있음.
北 탄도미사일 보유현황(추정)[6]
□ 북한은 ’20년까지 20~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판단[7]되는데, 이에 北 탄도미사일 각각의 세
부능력, 개발/전력화 수준 및 시험발사 계획(추정)을 분석하는 것은 북한 핵 위협 (추가도발) 가능성을
가늠하는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음.
[4] 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 탄도미사일 1발에 1~3개의 핵탄두 탑재, 다양한 목표지점 공격
[5] 한국과 미국의 추정이 다소 상이 : ①한국은 스커드 계열 400기, 노동 450기, 대포동 15기 수준 제작능력으로 파악하는 반
면, ②미국은 스커드 계열 600기 이상, 노동 200기 이상, 무수단 75~150기, KN-08 2~6기로 판단
[6] 국방부, 「2014 국방백서」, 2014., 한국국방연구원, 「2015~2016 동북아 군사력과 전략동향」, 2016.6., 영 IISS, 「Military
Balance 2015」, 2015., 미 DoD,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2013」, 2013., 박창권, 북한의 핵 운용전략과 한국의 대북 핵억제전략, 한국국제정치학회 논문집, 2014., 「북한군 시크
릿 리포트」, 2013., 이승열, 북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의 의미와 대응방안, 이슈와 논점(NARS), 2016.6., 이승현, 형혁규,
이승열, 북한 핵·미사일 개발 관련 지표 현황과 시사점, 지표로 보는 이슈(NARS), 2016.4. 종합 참고
[7] 박창권, 북한의 새로운 핵·미사일 능력이 갖는 안보적 도전과 한국의 포괄적 대응전략, 주간국방논단(KIDA), 2016.8.
[8] 수직발사기(VLS)의 발사관 내에 장착된 가스발생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일정 고도로 밀어내고 공중에서 점화되는 방식
[9] 스커드 계열은 40대 내외, 노동미사일은 약 30대, 무수단 미사일은 30대 내외의 TEL을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
[10] 북한은 ①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무수단리 및 동창리, ②기타 탄도미사일은 동해 사부진 및 깃대령 발사장 활용
[11] 미 The Heritage Foundation은 대포동-2(은하-3)가 미국 인구의 38%인 약 1억 2천만명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분석
[12] Command(지휘), Control(통제), Communications(통신), Computers(컴퓨터), Intelligence(정보, 지능), Surveillance(감시),
Reconnaissance(정찰) : 군 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기존 C4I에 감시·정찰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개념
[13] IISS, 「Military Balance 2015」, 2015.의 p.226 참조
Ⅲ. 대응방안
□ 첫째, 한·미간 협의한 北 핵·미사일 선제대응(4D) 체계의 작전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기 추진중인
킬체인/KAMD 구축을 조속히 진행해야 하며, 추가 전력화가 필요한 타격/방어 체계가 있다면 그 효용
성, 사업 중복여부 및 외교적 손실을 통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함.
❍ 한·미 당국은 ’15년 제4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11.2)를 통해 4D 작전계획 수립을 공식 천명하고 ‘작계
5015’에 반영했으나, 그 개념이 모호하여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상황임.
- 4D는 탐지(Detect)-방어(Defense)-교란(Distrupt)-파괴(Destroy) 체계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한·미가 북한 공격시설을 선제 타격하겠다는 개념임.
- 군사학 이론의 예방전쟁 및 선제공격 개념은 국제법상 용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4D의 개념은 이들과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다수임.
- 국방부는 이에 대해 선제공격이 아닌 ‘적극적 방어’의 개념으로 주장하나, 북한의 미사일 공격 임박시점
판단이 불분명하므로, 모호성을 없애고 작전개념을 구체화해야 할 것임.
❍ 4D 작전계획의 핵심은 ’23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중인 킬체인/KAMD로, 예산 미반영 등 그간 전력화
가 지연된 원인/문제점을 정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이를 신속히 해결하고 전력화를 조기 추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부 및 국회 차원의 통합된 노력이 시급함.
- KAMD의 경우, 당초 ’05년까지 M-SAM 개발을 완료하고 ’10년대 L-SAM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개발이 늦어짐에 따라 다음 과 같이 전력화가 약 10년 지연되었음.
- 적기 전력화 또는 전력화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분석·검토가 필요함.
❍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점차 지능화/다양화됨에 따라 킬체인/KAMD 보완 또는 전력증강 차원에서 추가
전력소요를 검토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됨.
- 특히, 급부상한 SLBM 위협에 대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자력(核)잠수함 건조에 관한 부분은 현실
성, 전력화 가능성, 국내 핵연료 재처리의 결정권을 가진 미·중의 반발 등 이로인한 군사적/외교적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질적인 국익 관점에서 결정해야 함.
- 기존 이지스함(세종대왕함 등)에 SM-3를 탑재하는 등 ‘수중 킬체인’ 구축에 대한 타 전력 증강 대안도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킬체인/KAMD 및 해상대응전력(한·미연합 조기경보 위성(DSP), 해상초계기(P-
3C), 그린파인 레이더(EL/M-2080), 이지스함 3척, 214급 잠수함 7척 등)과의 통합 운용개념을 우선 구체
화한 후, 추가 전력에 대한 소요제기를 결정해야 함.
- 안보마케팅 또는 정쟁이 아닌 방위역량 강화 관점에서 국회와 국방부/합참, 소요군, 국방 정출연(KIDA,
ADD, 기품원), 통일부, 외교부 등이 이러한 전력확보 쟁점에 대해 세부적으로, 상호 보완적으로 논의하
고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적 콘트롤타워 기구가 필요함.
□ 둘째, 유엔 안보리의 규탄 성명 및 제재 결의안 채택 등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적 공조의 실효성을 검토
하고, 더욱 높은 강도의 제재 및 회원국들의 실제적 이행을 촉구하며, 이를 위해 사드 등 현안·이슈에 대
해 주변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외교전략이 필요함.
❍ 안보리 결의 2270호(3.2 채택)는 그간 지적돼 온 북한의 제재 회피수단 및 제재 비적용 대상의 외화 조달
경로를 통제함으로써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로 평가받고 있으나, 북한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있음.
- 이번 SLBM 발사 이후에도 이틀만에 중국 등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유엔 안보리의 강력 규탄성명이
채택됐으나, 북한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추가도발을 예고하고 있음.
❍ 정부는 안보리 결의가 대북제재 이행에 있어 상당부분 회원국에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
를 극복하기 위해, 이사회 소집 시 회원국들에 더욱 강력한 대북제재 및 실질적인 이행을 촉구하는 외교
적 수단(조문 포함/개정 요구 등)을 발휘해야 할 것임.
❍ 사드 배치 문제 또한 한국이 갈등의 중심이 되는 프레임을 탈피하고, 미-중·러가 전략적 타협 국면으로
전환하도록 정부와 여·야가 초당적으로 노력하고, 외교적 조치를 수반해야 함.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 민주정책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