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결과의 5대 포인트
1. 시민권으로 자리 잡은 투표권
○ 6·13 지방선거 투표율은 60.2%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
- 제1회 지방선거는 처음 선거였고 지방자치, 내각제개헌, 중간평가, 정계개편 등의 정치쟁점 아래 총력전이 펼쳐진 선거로 이미 70%의 투표율이 예상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겨레, 1995, 06.27)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매우 높은 편임
○ 동원된 유권자가 아니라 정치적 효능감을 지닌 유권자들의 자발적 투표가 높은 투표율 견인
- 정치세력 간 갈등과 경쟁이 치열하고, 이슈를 중심으로 정당 간 경합도가 높을수록 투표율이 올라간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뚜렷한 쟁점이나 여야 간의 치열한 경쟁 이 없었고, 여당이 5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정당지지율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였지만 높은 투표율을 기록함
- 이런 현상은 유권자들이 정치적 동원을 통해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효능감을 토대로 자발적 투표를 하고 있기 때문임
-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러 여론조사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자신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이는 그 동안 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지방정부의 역할이 지역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임
- 중앙선관위가 지난 5월에 실시한 정례국민의식조사에서도 ‘선거가 자신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응답자가 50.6%, ‘보통이다’가 25.3%, ‘동의하지 않는다’가 24.1%로 나타남
- 같은 조사에서 선거가 자신의 삶을 넘어 ‘국가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에 ‘동의한다’는 유권자가 64.7%, ‘보통이다’는 21.7%,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유권자가 13.6%로 나타나 투표가 나의 삶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보 고 있음( 중앙선관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국 17개 시도 정기조사, 6월6일)
- 한국갤럽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정례조사에서도 ‘투표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유권자의 52%가 ‘바꿀 수 있다’고 대답한 반 면 40%만 ‘그렇지 않다’고 답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투표로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 한국갤럽 5월 정례조사, 6월1일)
2. 지역주의의 해체
○ 민주당은 지금까지 불모지였던 대구, 부산, 울산, 경북, 경남 등 5개 시도에서 당선자를 배출, 높은 정당지지율을 획득해 지역주의를 넘어 전국정당화의 실질적 교두보 마련
- 17개 광역단체 중 14곳에서 더불어 민주당 단체장후보가 당선되어 단일정당으로 역대 최대 광역단체장 배출.
- 특히 역대 선거에서 한 번도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던 5개 시도(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중 부산, 울산, 경남 등 3곳에서 최초로 민주당 광역단체장이 당선.이는 3당 합당으로 공고화된 지역패권과 보수연합의 90년 체제가 허물어진 역사적 사건임
- 5개 시도의 구청장, 군수, 시장 선거에서도 더불어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됨
- 당선자가 없어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대구의 선거결과도 좀 더 들여다보면 민주당 후보들이 30-40%의 높은 득표율을 보임. 경북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1곳이 박정희대통령의 고향이며 보수의 성지인 구미라는 점도 의미가 큼
- 5개 시도의 시도의회 역대 당선현황을 비교해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차지한 의석수는 놀라운 변화임
- 광역비례 정당득표율에서도 대구와 경북을 제외하고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앞섬
- 기초비례의 경우도 부산과 울산 전 지역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경남도 5곳에서 앞섬. 대구에서는 모두 한국당이 앞서지만 더불어 민주당도 지역평균 40%에 육박하는 정당지지율 획득
○ 6·13 지방선거가 한국 정치사와 정당사에서 지니는 가장 큰 의미는 국민들이 지역주의를 넘어 민주당을 전국정당을 만들었다는 점
- 더불어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의 결과를 두고 언론은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와 비교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고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이 되었다는 점에서 2006년 한나라당의 압승과는 큰 차이가 있음
- 2006년의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하는 등 압승을 거두었지만 광주, 전남, 전북에서 구시군의장,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의원, 광역비례대표의원, 기초비례대표의원을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했음
- 전국정당이 된 민주당은 서로 다른 지역의 이해와 요구들을 포용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견고한 연합정치능력을 발전시켜야 함
3. 색깔론의 소멸
○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세력의 선거 단골메뉴인 반북 이념공세가 전혀 먹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평화라는 비전이 색깔론을 압도함
-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의 선거 단골메뉴인 색깔론을 이번 선거에서도 들고 나와 “나라 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색깔론 구호를 선거 전면에 내세움
“북핵 체제 위기에서 붕괴위기로 치닫고 있는 북한을 살려주려고 하는 것이 문재인 정
부의 이번 남북정상회담이다. 더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생은 파탄 일보
직전에 와있고 국민들은 생활이 어렵고 살기가 어려운데 주사파, 참여연대, 전교조, 민
주노총 네 집단만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 국민들은 불행하든 말든 이 네 집단과
북한을 살려주기 위해 급급한 정권이다. 그래서 우리 지방선거 구호를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로 정했다. 다시 한 번 국민들의 판단을 받아보겠다. 정말 이 나라를 통
째로 한번 저들에게 넘기시겠느냐.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다.”
○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대다수 국민들은 반북, 수구, 냉전세력을 퇴장시키고 민주, 평화, 애국, 통일 세력을 선택
- 내일신문이 지방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선거에서 최근 남북 및 북미관계 변화를 얼마나 고려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고려할 것이다’는 대답이 53.1%,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는 대답은 42.1%로 나타남( 내일신문, 6월 정례여론조사, 6월1일)
- 한국정치학회와 한겨레신문이 공동으로 조사한 지방선거 국민의식조사에서 지방선거 이슈공감도에서 종북좌파정권 심판이라는 이슈에는 27%만 공감했고 62%의 응답자가 ‘보수적폐를 심판해야 한다’고 응답함( 한국정치학회, 한겨레 신문,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 의식조사, 6월 7일)
- 국민들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 그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비핵화 실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69%가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하고 26%만이 ’낮다‘고 응답. 국 민들은 비핵화에 대한 기대와 바램으로 충만해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속적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을 위장쇼라고 폄훼하며 색깔론과 냉전적 태도를 드러냄( 한국 정치학회, 한겨레 신문,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식조사, 6월 7일)
-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를 조사한 여론 조사를 보면 북한을 신뢰한다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처럼 선거 국면에서 일방적인 색깔론이나 남북대결을 조장하려는 철지난 레코드 소리에 더 이상 동조하지 않음( 한국갤럽, 5월정례조사, 6월1일)
- 특히 대구, 경북 등 자유한국당의 텃밭에서도 남북관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남(KBS, MBC, SBS 공동여론조사, 6월6일)
4. 문재인 국정 밀어주기
○ 문재인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 할 수 있는 선거에서 국민들은 견제보다는 국정동력을 실어 줌
- 이번 선거 결과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가 그대로 투표로 반영된 결과이 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안정적이고 힘 있는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국민들의 의지 반영
- 특히 국회의원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여당에 압승을 안겨 준 것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발목을 잡고 민심에 반응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를 여당인 더불 어 민주당이 힘을 갖고 주도해 성과적으로 운영하라는 요구임
- 한국정치학회와 한겨레 신문이 선거 직전에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선거의식조사에서 도 조사자의 49.4%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을 밀어야 한다고 대답했고 14.8%만이 더불어 민주당과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야당을 밀어주어야 한다고 응답함( 한국정치학회, 한겨레 신문,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식조사, 6월 7일)
5. 겸손한 중심정당, 혁신해야 할 보수야당
○ 국민들은 전국의 지방권력까지 더불어 민주당에 맡겨 대한민국 중심정당으로 우뚝설 기회를 줌
- 다양한 지역, 다양한 이념을 지닌 국민들의 지지로 압승을 거둔 만큼 더불어 민주당은 다양성과 차이를 조화시키는 담대하고 포용력 있는 정당, 통합과 공존의 원리로 운영되는 패치워크정당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함
- 부패와 무능, 이념적 자폐증에 걸린 보수세력 대신 민주당을 선택한 국민들에게 부 패에 엄격하고 민생문제해결에 실력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남북화해, 지방분권, 혁 신성장 등 시대적 과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정의롭고 유능한 정당, 성과와 비전 으로 말하는 정당이 되어야 함
○ 자만하지 않는 겸손한 권력,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국민중심정당이 되어야 함
- 이번 선거의 압승은 민주당의 능력과 성과가 낳은 결과라기보다는 보수세력의 지리 멸렬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었고, 정부출범 1년 차의 밀회선거였다는 점에서 자만이 나 패권적 태도는 금물이며 자신의 실력과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함
-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위대한 승리가 추락의 시발점이 되지 않도록 특히 교만을 경계해야 하며 국민 속으로 깊이 들어가 국민들의 실질적 삶을 나아지게 하는 민생중심정당으로 자리매김 해야 함
○ 국민은 보수의 몰락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혁신을 통해 건전한 보수의 형성을 요구
-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재보선에서 완패한 것은 우리 사회보수세력의 몰 락이 아니라 민심에 반응하지 못하는 닥반(닥치고 반대)세력, 한반도 평화를 통해 대 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수구 반공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분 노에 기인함
- 정치공학적인 보수세력의 재편이 아니라 대안과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 춘 건전 보수세력으로 전면 쇄신해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두고 보수와 진보가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경쟁을 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모든 정치세력들이 부응해야 함
- 선거 전 여론 조사에서도 지방선거 이후에 보수 야권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 한 비율이 62.9%로 국민들은 건전한 보수세력을 원하고 있음(내일신문 6월 정례여 론조사, 6월1일)
-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재보궐선거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회구조 아래서는 보 수야당의 협조 없이는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야당을 국정의 파트너이자 견제세력으로서 인정하고 협치와 상생, 타협의 실천으로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책임이 더불어 민주당에게 있음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의견이며, 민주연구원의 공식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