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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대상선정의 6대 원칙 - 올바른 대상 선정이 공론화 성패의 열쇠다

배경

공론화 대상선정의 6대 원칙
-  올바른 대상 선정이 공론화 성패의 열쇠다 

배경

□ 문제제기 : 공론화대상 선정원칙의 정립 필요성

○ 공론화란 무엇인가?

- 공론(public opinion)이란 ‘의견이나 여론과는 달리 능동적인 토의와 논쟁의 과정을 거쳐 공적인 관점으로 형성된 국민의 의사’

- 공론화란 사회적 이슈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시민을 비롯한 사회 각 계층, 전문가의 의견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수렴하고 진정한 국민의 뜻을 찾아가는 일 련의 공론 형성과정

- 공론화는 대의, 참여, 숙의의 원리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핵심

○ 사회일각의 과잉 공론화, 공론화 만능주의 우려

- 대입제도개편안 공론조사 이후 "어떤 이슈가 공론화의 대상인가?", "모든 정책이슈와 사회문제에 공론화를 적용할 수 있는가?"하는 공론화 대상 문제가 공론화를 둘러 싼 가장 첨예한 문제로 부각

-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평가 이래로( 국민 56.0%가 긍정평가, 세계일보, 2017.10.25.)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의사결정, 사회적 갈등의 증대, 시민참여배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공론화가 급부상( 공론화 활용에 지지하는 국민은 83.2%, 세계일보, 2017.10.25.)

- 정부형태, 선거제 개편, 개헌, 조세, 낙태죄, 정부조직개편 등 많은 사안들을 공론화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 서울교육청에서 교육공론화 시민참여단(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며 다른 시도 교육청에서도 다양한 교육문제 공론화 추진 계획

- 많은 지방자치단체들도 공론화를 통해 갈등 이슈들을 해결하려고 시도 하고 있음(인천시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 마련, 제주시 녹지국제병원 허가여부 공론화로 결정, 광주시 도시철도건설 공론화 추진, 부산시 중 앙버스전용차로사업 공론화로 결정 등)

- 그러나 아직까지 공론화 적합대상, 목적, 실질적 방안에 대한 설계가 부족. 특히 공론화에 적합한 대상의 원칙과 기준이 없어 ‘사안이 공론화 대상인가’의 문제가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상황

- 나아가서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 ‘공론화를 무원칙하고 무분별하게 시행한다’는 비 판과 함께 ‘정부가 공론화만능주의에 빠졌다’거나 ‘공론화를 정부정책 관철을 위한 만능키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음

- 이번 대입제도개편을 위한 공론화도 ‘찬반을 물어 결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이슈 를 공론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 일각에서 논란이 됨

- 증세는 공론화 적용 대상 아니다(국민일보, 2017.11.15.)

- 원전 폐기물 줄일 기술도 공론화 대상이라니(조선일보, 2017.12.13.)

- 원점으로 돌아간 대입개편안, 공론화 만능주의에 대한 경고다(매일경제, 2018.08.04.)

- 공론조사는 ‘맥가이버 칼’이 아니다(중앙일보, 2018.07.19.)

- 교육정책 '과잉 공론화', 피로감만 더한다(조선일보, 2018.07.08.)

- 도처에서 공론화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론화 대상 및 범위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공론화가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거나 정책 지 연, 예산과 시간 낭비 등을 초래할 위험

- 따라서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막고, 공론 화 실시에 대한 반복적인 논란 없이 공론화 과정 자체에 집중해 결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론화대상 선정의 기준을 마련해 적용해야 함

 

□ 공론화 적용 대상 선정의 6대 원칙

- 1994년 이래로 세계적으로 47차례 공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공론화의 주제들을 토대로 공론화 이슈들의 특징을 살펴 원칙을 마련함(별첨자 료)

- 47차례 공론화 이슈를 구분하자면 정치행정경제 분야가 총 22건 (46.8%), 도시개발, 교통, 공동체 분야는 12건(25.5%), 보건복지, 교육, 범죄 분야가 9건(19,1%)로 나타남

- 이를 토대로 공론화에 적합한 대상 선정의 6대 원칙은 ① 새로운 사회 문제, ② 대의기관 스스로 문제의 당사자인 사안, ③ 다수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포괄성 높은 국가적 개혁이슈, ④ 대의기관이나 국민투표 를 통한 결정에 맞지 않는 경제, 사회, 도덕적 문제들 ⑤ 가치의 대안선 택이 가능한 사안, ⑥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되거나 장기적인 정책과 국책사업

1) 새로운 사회 문제

- 빠른 사회적 변화가 가져 온 예상치 못한 새로운 사회문제

- 국민들의 의식변화, 정치사회적 문화의 변화, 외부로부터의 충격 등에 의해 발생한 문제들로 지금까지의 관성과 제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 새로운 사회문제는 아직 국민적 합의나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고 대의기구들도 문 제해결의 경험을 갖고 있지 않아 새롭게 사회적 공론을 형성해야 함

- 난민문제, 낙태죄 유지여부, 동성결혼합법화 등

- 덴마크의 ‘EU 유로가입문제’(2000), EU의 ‘유럽의 미래비전’(2007), 미 국의 ‘21세기 시민민주주의’(2007), 미국의 ‘캘리포니아의 미래’(2011), 마케도니아의 EU가입 공론화(2017) 등

2) 대의기관 스스로 문제의 당사자인 사안

-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입법당사자들의 이해가 걸려 있어 바꾸기 힘든 법과 제도들에 관한 사항

- 시민참여형 공론화는 대의민주제의 결핍을 보완하고 의회, 행정부, 사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파수꾼 민주주의 구현

- 선거제도 개편, 권력구조 개편 등

- 호주의 ‘입헌군주제와 공화제’(1999), 미국의 ‘미국민주주의프로젝 드’(2007), EU의 ‘EU의회개혁’(2009), 브라질의 ‘공무원의 경력 및 처 우개선’(2009), 일본의 ‘연방개혁’(2009), 영국의 ‘런던 새정치 공론 화’(2010), 중국의 ‘홍콩 행정부개혁’(2011), 몽고의 ‘헌법개정’(2017)

3) 다수 국민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포괄성 높은 국가적 개혁이슈

- 국가 미래를 위해 중요한 개혁과제이고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강력한 이익집단에 의해 추진되지 못한 사안들

- 특정 집단들에게만 영향이 있는 사안이 아니라 국민 다수가 모두 이해당사자로서 관심이 많은 포괄성 높은 주제

- 47개국의 공론화 사례들의 일반적 특징도 집단편향성이 낮고 국민포괄성이 높은 주제들이라는 점

- 찬반이 첨예한 경우, 갈등이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문제가 된 경우, 이익집단간의 갈등이 된 사안의 경우는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는 적절하지 않으며 대안 을 중심으로 양측의 사회적 타협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

- 이번에 실시된 공론화의 대상이었던 대입제도 개편의 경우, 사안에 대한 일반 국민 의 관심과 공감대가 학부모들에 비해 크게 떨어져 포괄성이 낮았다고 볼 수 있음

- 수도이전안, 지방분권안, 공수처설치 등

- 영국의 범죄예방정책(1994), 미국의 보건과 교육정책(2005), 불가리아 의 빈곤정책(2007), 미국의 주택정책(2008), 아리헨티나의 교통문제해 소방안(2009), 일본의 연금제도(2011), 우간다의 ‘환경 및 인구정 책’(2014)

4) 대의기관이나 국민투표를 통한 결정에 맞지 않고 심층적이고 철학적인 토론을 요하 는 정치, 경제, 사회, 도덕적 문제들

- 의회나 사법부에 맡기기에는 국민의 삶과 공동체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고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안들

- 헌법이 국민투표를 하도록 정한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 관련 사안(헌법79조)과 헌법개정(헌법130조)과 관련한 사안들 외에 국민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

-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없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들

- 국민투표로 결정하기에는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덜한 문제들

- 환경, 교육 등 미래 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

- 낙태문제, 4대강 사업, 원자력발전, 교통문제, 세제개편 등

- 미국의 ‘전기에너지공급정책’(1996), 캐나다의 ‘에너지포럼’(2004), 북 아일랜드의 ‘교육정책’(2007)헝가리의 ‘실업과 취업정책’(2008), 폴란드 의 ‘스타디움 사용 방안’(2009), 일본의 ‘식품안전정책’(2011), 중국의 ‘도시화정책’(2015), 미국의 ‘캘리포니아 교육정책’(2016),

5) 가치의 대안적 선택이 가능한 사안

- 원전건설처럼 환경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라는 대안선택의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 가치와 방향을 이슈로 삼을 수 있는 사안

- 연금제도, 복지정책, 환경정책, 세제개편

- 영국의 입헌군주제와 공화제(어떤 것이 국민의 기본권과 정치적 자유를 더 보장하는가?), 캐나다의 에너지 포럼(에너지정책은 경제성과 환경 중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가?), 이탈리아의 보건.재정정책(경제성과 복지확대 중 어떤 가치가 우선인가?), 일본의 ‘에너지환경정책’(2030년 까지 원자력 의존도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가?) 몽골의 도시정책(울 란바토르에 지하철을 건설할 것인가?, 아니면 그 돈으로 학교 난방을 보강할 것인가?)

6)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되고 장기적 기간을 요하는 정책과 국책사업

- 일정한 금액 이상의 국가재정이 투여되는 국책사업이나 장기적인 기간을 요하는 정 책과제의 경우 국가적 이익과 파급효과, 사회경제적 영향 등을 고려하여 공론화 실 시 여부 결정

- 프랑스의 경우에는 1억 5천만 유로에서 3억 유로를 초과하는 국책사업과 정책의 경우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가 의무적으로 개입해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공론화 실시

- 4대강 사업, 도시철도 건설, 주택건설 등

- 중국의 사회간접자본시설관련 투자(2005), 이탈리아의 고속철도정책, 미국의 주택정책(2008), 남말라위의 홍수정책(2017)

 

□ 공론화 대상 선정 시 3대 배제원칙

1) 결론이 찬반으로 제한된 사안이나 숙의과정을 통해 의견의 전환이 어려운 사안

- 단순히 찬성과 반대의 제한된 결론만을 요구하는 정책이슈는 공론화에 타당하지 않음

- 이념의 문제나 종교적인 문제, 특정 집단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 등은 포괄성도 낮고 숙의과정이 ‘전환적 힘’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론화대 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타당
※ 전환적 힘(transformative power): 공론화과정의 전환적 힘은 토론과 대화가 참여자들의 판단, 선호,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것. 판단과 관점의 변화가 강제, 위협, 조작이나 기만 등을 통해서가 아니라 토론과 논변에 기초한 설득과 동태적인 상호학습과정을 통해서 일어난다는 것이 공론화의 핵심원리

2) 정책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방식에 관한 기술적 사안

- 가치와 방향에 따른 대안의 선택이 아니라 사업추진의 구체적인 방법과 방식에 관한 기술적 문제는 가급적 공론화 대상으로 삼지 않아야 함

 

3) 이미 집행·시행 중인 사안

- 공론화는 정책형성 초기 단계에서 실시해 정책의 방향과 가치에 대한 공론을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

- 정책 형성 초기 단계에 실시해야 갈등을 사전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사회수용성과 사회통합 목적 달성 가능

- 시행중인 정책이나 사업이라 하더라도 애초에 국민의 의사 확인 없이 시작되어 갈 등이 지속되어 막대한 갈등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공론화를 통한 갈등해결이 필요  

 

□ 성공적 공론화를 위한 3대 과제

○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공론화 대상을 선정하고 적절한 시점에 공론화를 추진할 공정하고 독립된 공론화추진기관 설치해 상시적인 공론화체제 구축

- 공론화에 적절한 의제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의제를 선정, 공론화 추진 등을 일관되게 실행할 공정하고 독립된 공론화추진기관 절실

- 독립된 공론화추진 조직체를 설치하기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

○ 사안의 규모, 갈등의 정도, 목표 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공론화모델 개발 필요

- 모든 사안에 한 가지 방식의 공론화를 적용하려 해서는 안됨

-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의 스텐포드대학 피시킨 교수가 개발한 공론조사 (deliberative polling)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 적 상황과 이슈에 적합한 다양한 한국형 공론화 모델을 개발할 필요

○ 전문인력의 양성과 민주주의의 사회적 인프라 구축

- 공론화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전문 인력들을 양성해야 함

- 공적 토론에 필요한 민주적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교육이 이루어져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