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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사람들-최문순지사 인터뷰


 


소득 두 배, 행복 두 배의 도정목표 실현하겠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는 4.11 총선 선거직전인 3월 28일 강원도청에서 있었으며, 인터뷰는 박순성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진행하였다. 공사 다망 중에 인터뷰에 응해 주신 최문순 지사님께 감사드린다. - 편집자 주


 


박순성 : 강원 도정을 맡은 지 1년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으며 도지사로서의 소감은 어떠하십니까? 어려운 점과 보람되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최문순 : 지난 4월 보궐선거로 취임하여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시간은 늘 빠르게 지나지만, 강원도지사라는 자리에 앉고 보니 더욱 빠른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열악한 지방재정에도 나름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쾌거를 올렸습니다. 이것은 도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어 가능했습니다. 두 번째로 강원도 사상 최초로 4조원대의 국비를 확보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세계적인 완구업체인 ‘레고 랜드’의 유치입니다. 강원도가 애써온 기업투자․유치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을 더 기울여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반면 아직 풀지 못한 현안도 많이 있습니다. 알펜시아 부채문제, 지방의료원 정상화문제, 양양공항 활성화 문제,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현안이 있는데 올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박순성 : 지사님께서는 민주주의 국가의 권력 기관 중 입법부의 한 사람에서 행정부의 한 사람으로 강원도민을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국회의원 최문순과 강원도지사 최문순의 차이는 무엇이며,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최문순 : 국회의원은 국가정책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에 지역보다는 국가라는 큰 틀에서의 생각을 우선시합니다. 그렇지만 도지사는 현실 정치에 주력하여 시장, 군수 등과의 이해관계 그리고 주민과의 관계에 예민하게 대응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래도 결국은 종합행정을 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같은 방향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은 예산을 편성하고 법을 만드는 일종의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고, 도지사는 도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종합행정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지사는 도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종합행정을 하고 있다


 


박순성 : 지사님은 민주사회의 또 다른 권력인 언론계에도 몸담고 계셨었습니다. 그리고 언론계에서는 노조활동을 하시면서 시민사회 역할도 하셨었는데,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할 때, 지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정치란 무엇입니까?


 


최문순 : 제가 요즘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동물의 왕국’이지요. 거기서 보면 사자, 원숭이 등 동물도 정치를 잘하더군요. 동물과 사람의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정치라는 영역에서 보면 똑같은 것 같습니다. 삶의 영역을 확보하고, 식량을 확보하고, 후손을 두기 위한 노력 등이 정치일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영역의 확보는 필요한 것이고, 때문에 정치는 필수불가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경제’가 ‘정치’와 별개의 영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제’만 생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치’를 못된 영역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삶에는 투쟁도 있고, 갈등도 있고, 싸움도 있지만 이것이 정치영역인 것이고 떨어져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박순성 : 인간의 삶의 영역은 경제만으로 이루어지 않는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동물의 삶과는 다르게 인간의 삶의 영역은 ‘의미’를 부여하고, 또한 ‘가치’가 있어야합니다. 개인의 삶의 ‘가치’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으신가요?


 


최문순 : 동물과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식량과 유전자의 전달입니다. 이것이 가장 기초적인 것이지만, 인간은 그것 외에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가치’가 포함됩니다. 헤겔은 인간이 인정받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인정투쟁’을 강조하며 자기와 주체를 중요시했지요. 또한 인간은 명예, 자부심, 자존심과 수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인간은 ‘붉은 뺨을 가진 야수’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인간은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에 얼굴이 빨개 질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인간은 자부심을 느끼고, 명예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삶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인간이 가진 본성이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것이 민주주의의 토대이자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박순성 : 얼마 전 강원시민사회단체에서 결의문을 발표했습니다. 강원 도정 1년여 동안 강원도에서 중점이 되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을 원하는 목소리였습니다. 작년 강원도 삼척 원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셨지만 아직 정책적으로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삼척 원전 유치에 대한 지사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최문순 : 선거에 입후보 했을 때부터 원전 유치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얼마 전 일본의 원전 사태 등 이미 원전이 있는 다른 곳을 보면 주민들은 여전히 어렵고, 삶의 터전에서 떠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원도는 청정이 생명입니다. 하지만 삼척, 영월, 태백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있어, 워낙 살기가 힘든 지역이기 때문에 찬성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삼척에 원전이 들어오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확고한 저의 입장입니다.


 









강원도는 원자력 발전소 문제뿐만 아니라, 속초․고성지역의 관광문제, 철원․양구․인제․화천 등 접경지역의 산업문제 등 강원도에는 전반적으로 난관이 많아 행정적인 역할보다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최문순 : 도는 중앙정부와 시·군의 중간에 끼어있습니다. 행정적으로 권한 밖의 일들이 많지요. 삼척 원전 문제는 도민간의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지난 선거 때부터 저는 원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조속히 시정해 줄 것을 기대하고 계시지만, 이에 대한 권한은 시장이 가지고 있습니다. 골프장 문제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골프장 30개를 한꺼번에 허가를 내주었고, 자연은 훼손되고, 주민들은 여전히 저항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도 도의 권한 밖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 문제와 골프장 문제 등 권한 밖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남북 금강산관광문제, 접경지역 즉 평화지역의 문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년 동안 평화지역은 폐허가 되다시피 했고, 금강산관광이 끊기면서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가정의 해체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정부는 수차례 건의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인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박순성 : 지방자치의 분권의 문제 중에서 도의 행정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도의 상징성은 크지만 행정적인 일에서는 도는 통과지점이라는 독특한 위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권화의 질서를 다시 잡기 위해서 새로운 입법부가 만들어지면 어떤 문제를 건의하고 싶으십니까?


 


최문순 : 저희들은 중앙정부와 도·시·군의 힘의 배분이 8대 2가 된다고 말을 합니다. 중앙정부가 8, 도·시·군이 합쳐져서 2정도 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대부분의 조직과 돈은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에 있는 검찰, 법원, 경찰 등도 중앙정부 산하이고 도지사의 권한은 도청밖에 없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지방자치가 거의 안 되어 있는 것입니다. 강원도의 시급한 문제인 남북관계에서 비롯되는 접경지역 문제, 원전문제 등도 중앙정부에서 결정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도의 문제해결 능력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지방자치의 개념에서 ‘지역주권’으로 변화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기반 한 가치중립적인 ‘지방’이라는 말 대신 ‘지역’을 사용하고, ‘분권’이라는 말 대신 ‘주권’을 사용함으로써 주체성을 강조해야 합니다.


 


박순성 : 취임당시 지사님은 ‘2012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경제 교류를 위해 일하고, 여의치 않다면 철원에 평화산업단지를 조성, 동해안에는 제철 및 제련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접경지역 개발 신규 사업비를 예산에 반영해달라는 건의문을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전달하시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정책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최문순 : 철원의 평화산업단지나 동해안 옥계 제철, 제련단지의 조성문제는 현재 개성공단의 역(逆)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현재 개성공단이 북한 지역에 위치하여 각종 제약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해안의 강릉 옥계나 철원 등지에 공단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2월 8일 철원에서 개최한 심포지움에서 개성공단과는 반대로 이곳에 북한 근로자들이 버스로 출퇴근하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매장돼 있는 희귀 광물들이 헐값에 중국으로 팔려가고 있는데, 이것을 ‘북한의 자원+남한의 기술력’으로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남과 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것이 강원도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강원도와 함께 인천시, 경기도, 시도지사도 공동건의문을 제출했었고, 2011년~2030년 18.8조원을 투자하여 15개 시·군의 접경지역에 통일시대를 대비하자는 현 정부의 중대한 정책 사업이기도 합니다.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던 접경 3개 시·도와 15개 시·군이 국비확보를 위해서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향후 평화산업단지 철원 조성의 당위성 확산을 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하면서, 평화산업단지 법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기존의 의원입법안을 보완 후에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박순성 : 강원도에 산적한 현안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중에는 한미FTA가 발효된 이후의 강원도의 피해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강원발전연구원에 따르면 강원도 농축수산업의 직접 피해액이 연평균 332억 원, 15년 합계는 4,97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과 지원 대책이 있으십니까?


 


최문순 : 한미FTA 발효로 강원도의 농업은 축산업, 식량작물을 중심으로 생산액이 감소되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문기관의 분석결과 피해대책을 강구하지 않았을 경우를 전제로 발효 5년차에 261억 원, 10년차에 427억 원, 15년차에 563억 원으로 생산액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품목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여 이행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강원도민에게는 이역시도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정부의 계획과 연계해 지난 2월 농업인단체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2020년까지 7조 8천억원 규모의 FTA 자체 대응전략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부자농업행복농촌 비전 2020」의 11대과제를 수행함으로서 농축수산물의 「특성화·차별화·명품화·전문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농업·농촌관광·친환경농업·식품산업」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박순성 :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시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실 것 같습니다. 지사님의 유년시절과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도 같습니다. 강원도 지역의 지역공동체, 사회경제 공동체 등에 대한 관심이 높으실 텐데, 지역공동체를 위해 지원하는 것이 있으십니까?


 


최문순 : 그때나 지금이나 강원도의 규모는 예전과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인구는 오히려 줄어들고 노령화의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내에 기업을 유치하거나 평창올림픽을 개최한다 해도, 실상 주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는 적습니다. 그래서 도에서는 도민들이 참여하고 기획하는 기업을 지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사회적 기업의 경우 상당히 유망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원이 끊기면 90%정도 무너지는 스스로 살아가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도에서는 자본·경영·노동이 일체가 되는 회사 이를테면 ‘풀뿌리 기업’을 지원하는 ‘풀뿌리기업 지원센터’를 만드는 것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자본과 노동이 분리되지 않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지만, 이 또한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노령화 문제의 심화로 어르신들만 계신 곳이 많습니다. 이런 공동체를 실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파리의 ‘꼬뮌’과 같은 공동체를 만들고 싶지만 이미 균형이 붕괴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을 알리고 참여를 이끌 수 있도록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고, 참여의 의지가 있는 도민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박순성 : 강원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강원 도민들게 드리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최문순 : 이제 강원도는 과거의 강원도가 아닙니다. 동계올림픽 유치와 휴양·레저·건강의 수부도시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가 그 출발점입니다. 소득 두 배, 행복 두 배라는 도정 목표를 위해 꼭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소득 두 배, 행복 두 배라는 도정 목표를 위해 꼭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


 


박순성 : 민주정책연구원은 민주통합당의 정당연구소 역할과 함께 정당과 시민사회, 정당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한 정책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역할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희 민주정책연구원에 대한 기대, 강원도와의 협력관계에 대한 생각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최문순 :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형식적이고 제도적인 민주주의를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구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각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 대한민국이 되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것입니다. 지나친 중앙집권 보다는 지역의 가치와 지역 주권이 국가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민주정책연구원은 민주통합당의 정책 브레인인 만큼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와 지역의 가치, 지역주권이 존중되는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연구원이 강원도가 가야할 지평을 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