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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대표, 4.27 판문점선언 8주년 기념식 인사말
정청래 당대표, 4.27 판문점선언 8주년 기념식 인사말
□ 일시 : 2026년 4월 27일(월) 오후 2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 정청래 당대표
어젯밤에 활짝 핀 함박꽃 꿈꿨는데 문재인 대통령님과 김정숙 여사님을 만나려고 꿈꿨나 봅니다. 반갑습니다, 대통령님.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을 염원하는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입니다.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4·27 판문점선언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정상이 마주 앉아 서명한 그 선언은 단순한 문서 한 장, 종이 한 장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분단의 장벽을 넘어 평화와 번영, 공존과 통일의 미래를 함께 나아가자는 민족의 약속이었고,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의 시대로 가자는 엄숙한 다짐이었습니다.
판문점선언은 우리에게 아주 분명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남북 관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자는 것,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자는 것,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를 함께 세우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선언의 핵심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평화를 위한 길은 따로 없습니다. 평화가 곧 길입니다.
판문점선언의 장면 하나하나에 강력한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군사분계선 앞에서의 만남, 손을 잡은 모습,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 문장,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약속, 이산가족 상봉과 철도·도로 연결에 대한 합의까지 그 모든 내용은 한반도의 미래를 대결이 아닌 연결로, 단절이 아닌 회복으로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으며 평화의 길을 걷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평화로 전쟁을 막을 수는 있어도, 전쟁으로 평화를 지킬 수는 없습니다. 총성과 대결의 언어는 잠시 직접적인 충돌을 떼어놓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는 못합니다.
오늘 우리는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만나야 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판문점선언은 대화의 힘을 말했고 그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협력의 가능성과 평화의 상상력이 얼마든지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그 믿음이 바로 판문점선언입니다.
저는 오늘 귀중한 자리를 맞아 평화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가지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12·3 비상계엄과 내란의 밤,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명의 국민을 두고 위대한 국민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한 명의 시민을 두고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이 세상을 변화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제 고민은 그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이 바로 국민인데,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인가.
판문점선언이 있고 나서 국민들은 열심히 평양냉면집을 다녔습니다. 판문점선언이 있고 나니 국민들은 정말 기뻤고 행복했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서로 웃으며 박수쳤습니다.
우리 국민은 준비된 국민이며, 오래도록 학습한 국민입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안보·외교·한반도 평화 같은 영역은 오로지 정부의 몫으로만 여기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이 새로운 길을 가지 못하는 법이 없습니다. 평화의 길에도 국민들이 충분히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와 기관이 하지 못한 일을 시민이 이뤄낸 역사적 장면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는 민주주의에서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서도 위대한 국민,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이 그 힘을 내야 될 지점에 지금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국민주권 시대의 한반도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는 추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것이 바로 평화의 문제입니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외교와 안보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국민이 안심하고, 일하고, 아이들 키우고, 장사하고, 투자하고, 내일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평화가 경제이고, 평화가 돈이고, 평화가 민생이고 평화가 우리의 일상입니다.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커지면 경제는 얼어붙고 민생은 흔들립니다. 코스피 지수도 급락할 것입니다. 반대로 평화가 정착되면 투자도 살아나고 교류도 늘어나고 미래 산업과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기회와 활기가 돌 것입니다.
국민과 기업에 평화가 올 때까지, 한반도가 안정적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이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 되고 실제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방정부에도 남북 교류에 있어서 더 많은 역할을 부여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합니다. 특히 강원도와 경기도, 인천 같은 접경지역의 경우 갖가지 민생 현안, 인도적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에 강화도의 새우잡이 배를 타고 어민들과 새우를 잡았는데, 조업한계선이 매우 불합리하게 그어져 있어서 삶에 직접적인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평화는 안보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평화야말로 가장 수준 높은 안보입니다. 그 평화를 국민과 기업이 함께 이룰 수 있다면 강한 군사력이 한 축, 성숙한 시민의식이 한 축을 이루어 진정 든든한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의식에 걸맞은 국가의 길, 평화의 길일 것입니다.
우리가 판문점선언을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의 한 장면을 아름답게 추억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도 유효한 방향이고 그 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어느 정권의 전유물도 아니고 어느 진영만의 의제도 아닙니다. 어느 한 진영만이 박수 칠 일은 아닙니다. 국민 모두가 바라는 꿈입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이며 우리 국민 모두의 생존과 번영의 과제입니다. 정파를 넘어 세대를 넘어 지역과 이념을 넘어 평화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 모두의 공공의 가치입니다.
아무리 좋은 전쟁도 평화보다 나을 수는 없습니다. 전쟁은 결코 승자의 축제가 아닙니다. 전쟁은 국민 모두의 상처이고 민족 전체의 후퇴이고 재앙입니다. 특히 미래 세대에게 총성과 적대의 기억만 남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전쟁을 걱정하는 한반도가 아니라 평화를 설계하는 한반도, 불안을 견디는 경제가 아니라 평화 위에 활짝 꽃피는 경제, 막힌 국경이 아니라 연결된 미래를 물려주어야 합니다.
부산에서, 목포에서 탄 기차가 서울을 지나 평양을 지나 신의주를 지나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고 베를린까지 갈 수 있는 철도를 우리 후세대들에게 남겨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길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4·27 판문점선언입니다.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전쟁은 없애고 평화의 언어를 더 크게 키워내겠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낮추고 대화의 문을 다시 열고 협력의 길을 다시 복원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바통을 이어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이 길에 국민주권 시대, 국민께서 주역으로 나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